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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할 수 있지만..." 감독이 질책한 날, 폭탄이 또 터졌다...우승 도전 한화, 외야 수비 어쩌나 [부산 현장]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5-06-20 05:07


"실수할 수 있지만..." 감독이 질책한 날, 폭탄이 또 터졌다...우승…
1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롯데의 경기, 2회말 한화 좌익수 문현빈이 롯데 한태양의 타구를 잡으려다 펜스와 충돌해 공을 떨어뜨리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6.19/

[부산=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외야수 트레이드 얘기 나와도, 할 말이 없겠네.

1위 수성을 위해 갈 길 바쁜 한화 이글스가 충격의 연패를 당했다.

한화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주중 3연전 루징 시리즈를 기록했다. 17일 첫 경기에서 승리하며 파죽의 5연승을 달렸으나, 18일과 19일 연속으로 패하며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1위 경쟁팀 LG 트윈스도 부진하며 1위 자리는 지켰지만,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많았던 롯데를 상대로 연승에 제동이 걸리고 연패를 당한 건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게 됐다.

경기를 지는데는 여러 요인들이 있다. 하지만 경기 흐름을 바꾸는 결정적인 장면들이 있다.

한화의 연패 과정,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은 건 바로 외야 수비였다. 18일 경기에서 2회 엄상백이 상대 신인 포수 박재엽에게 불의의 스리런 홈런 일격을 맞았다. 거기서 끊었어야 했는데, 이어진 상황 우익수 김태연의 어이없는 송구 실수가 나오며 추가점까지 줘버렸다. 김태연은 홈런을 맞기 전 상황에서도 정훈의 우익선상 타구를 놓쳐 2루타로 만들어줬다. 김경문 감독은 그 타구도 잡을 수 있는 타구로 봤다. 그래서 김태연을 바로 교체했다. 선수단에 메시지를 주기 위함이었다.


"실수할 수 있지만..." 감독이 질책한 날, 폭탄이 또 터졌다...우승…
1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롯데의 경기, 2회초 한화 김태연이 안타를 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6.18/
김 감독은 19일 롯데전을 앞두고도 "우리 팀이 지금 위치에 있는 건, 방망이가 맞지 않을 때 수비에서 좋은 연결을 해줬기 때문이다. 그런데 잡을 수 있는 공을 놓치고, 어이없는 송구까지 했다. 누구나 실수할 수는 있지만, 감독 입장에서는"이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답답함이 묻어났다.

그런데 19일 경기에서 바로 문현빈이 또 아쉬운 장면을 연출했다. 0-1로 밀리던 2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롯데 한태양이 친 타구가 좌익수 방면으로 뻗었다. 잘맞았고 펜스까지 날아갔지만 좌익수가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 하지만 문현빈이 공을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며 아웃이 될 걸 2루타로 만들어줬다. 다시 공을 잡아 던지려다 발이 걸려, 한 번 구르는 장면은 안타깝기까지 했다.


"실수할 수 있지만..." 감독이 질책한 날, 폭탄이 또 터졌다...우승…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롯데의 경기, 한화 김경문 감독이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6.17/
안타로 기록됐지만 명백한 실책성 플레이. 김 감독 말대로 어떤 선수든 실수할 수 있고, 분명 쉬운 타구도 아니었지만 프로의 영역이라면 또 얘기가 다르다. 이런 실수 하나가 경기 흐름을 확 바꿔버릴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한화는 현재 1위고, 한국시리즈 진출과 우승을 노리는 팀인데 순위를 가를 수 있는 라이벌전이나, 큰 경기에서 이런 모습이 나오면 귀중한 경기를 단숨에 날릴 수 있으니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


문현빈은 올시즌 김 감독이 발굴한 최고의 자원이다. 3할을 훌쩍 넘는 타율을 기록하고 있으니 뺄 수 없는 선수다. 하지만 원래 내야수다. 외야 수비 약점이 명확하다. 김태연도 타격을 살리기 위해 몇 년째 내-외야를 오가고 있다. 이진영과 이원석 역시 수비보다 타력이 주가 되는 선수들이다.


"실수할 수 있지만..." 감독이 질책한 날, 폭탄이 또 터졌다...우승…
사진출처=루이스 리베라토 SNS
그래서 수비가 좋다는 플로리얼을 데려왔는데 부상도 부상이지만, 수비가 생각보다 안정적이지 못하다. 때문에 시즌 중 한화가 수준급 중견수를 트레이드로 데려오려 한다는 얘기가 야구계에 널리 돌았고, 실제 구단들에 오퍼를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선수들 사기 문제가 있어 김경문 감독과 손혁 단장이 급하게 진화에 나섰지만, 이런 모습이 계속해서 나온다면 트레이드 얘기가 나와도 할 말이 없어진다.

일단 플로리얼의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 리베라토가 온다. 당장 20일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출전이 가능할 전망이다. 중견수 수비가 좋은 선수로 알려졌는데, 뚜겅은 열어봐야 안다. 리베라토라도 중견수 포지션에서 넓은 수비 범위를 보여주면, 그나마 외야에 안정감이 더해질 수 있다. 하지만 중견수가 외야 모두를 커버할 수는 없는 법. 한화의 코너 수비 약점이 앞으로 순위 경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일이다.


부산=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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