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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상대 배려? 나부터 살아야 하는 시대.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지금은 피치클락의 시대다. 투수는 정해진 시간 안에 공을 던져야 하고, 타자는 정해진 시간 안에 타석에 들어가야 한다. 피치클락은 주자가 없을 경우 투수는 20초 이내에 투구를 해야하고, 주자가 있을 땐 25초 이내에 던져야 한다. 타자는 8초가 표기된 시점에 양발을 타석에 두고 타격 준비를 완료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투수는 볼, 타자는 스트라이크를 먹고 들어간다. 피치클락에 걸리는 선수는 카운트 싸움에서 엄청난 손해다.
에레디아는 스트라이크를 먹고 타석에 임했다. 억울할 수 있었다. 자신이 경기를 일부러 지연시키거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한 행동이 아니었기 때문. 그 억울함이잘못 발현된 케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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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할 말이 있는 상황이었다. 피치클락이 없었다면, 아마도 김태경이 박해민의 긴 루틴을 기다렸다 공을 던졌을 것이다. 에레디아 욕설 사태를 비교해 이 장면을 다시 돌아보면, 분명 구심은 투구 사인을 내린 후이기 때문에 타석 안에서 앞을 보든 뒤를 보든 투수는 던지는 게 맞았다는 결론이 나온다. 규칙이 정해졌으니, 그 안에서 불문율까지 챙길 여력은 없다. 오히려 지금 같으면 박해민에게 고의 지연 경고가 나갈 상황이었다.
다만, 두 번째 실수가 중요하다. 아무리 화가 난다 해도 심판에게 욕설을 하는 건 에레디아의 잘못이었다. 프로 선수가 감정 표현을 하는 경우는 많고 그럴 수 있지만, 심판이 바로 알 수 있게 대놓고 욕설을 하는 건 절대 안됐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