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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200석 현장판매, 일본팬, 외국팬이 열광하는 이유[무로이칼럼]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5-06-24 09:07


두산의 200석 현장판매, 일본팬, 외국팬이 열광하는 이유[무로이칼럼]
사진=무로이 마사야

두산 베어스는 지난 16일 구단 공식 SNS상에 티켓 판매 관련 공지 하나를 올렸다.

이에 일본에 거주하는 KBO리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대단히 기뻐하는 반응을 보였다.

공지 내용은 '디지털 취약계층 대상 현장판매 시행'. 인터넷 예매와 별도로 디지털 취약계층 대상으로 전용좌석을 현장판매 한다는 것이다.

롯데 자이언츠, KT 위즈 등이 65세나 70세 이상, 장애인을 대상으로 비슷한 현장판매를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두산도 새롭게 이 제도를 도입하게 됐다. 이번 제도가 일본 야구팬들의 환영을 받는 이유는 만 65세 이상과 장애인에 더해 온라인 예매가 불가한 외국인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온라인 예매 사이트는 일부의 무대 공연을 제외하고 회원가입 시 한국의 전화번호가 필요하다.

또 결제도 해외 발행 신용카드로는 못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VISA 카드 등 국제 브랜드 카드라도 한국 내 발행이 아니면 불가). 사실상 해외 거주 외국인은 사전 예매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두산의 200석 현장판매, 일본팬, 외국팬이 열광하는 이유[무로이칼럼]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두산의 디지털 취약계층 전용 좌석은 블루석 1,3루 각 10석, 레드석 1,3루 각 30석, 외야석 120석 등 총 200석.

두산의 홈경기 당일 잠실 야구장의 제1매표소에서 현장 판매한다. 구매자는 증빙서류 제출이 필요하고 외국인은 여권을 제출해야 한다.

두산 구단 당담자는 이번 시행에 대해 "온라인 예매 시스템 활성화와 선 예매 제도 도입 등으로 인해 좌석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계층이 있다. 이들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도입했다. 실제로 현장에서 표를 구하지 못해 발걸음을 돌린 시니어 팬들이 많았다. 또 예매 시스템에 취약한 65세 이상 시니어 팬은 물론, 외국인들도 구매할 수 있도록 전용 좌석을 마련했다"고 답했다.


이번 시행에 대해 "국내 팬들도 표 구하기가 어려운데 왜 외국인에게 배려하는가"라는 의견도 있을지도 모른다. 티켓을 원하는 외국인은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수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야구 중계 화면으로 '외국인 관중이 많이 오고 있다'는 설명과 함께 관중석의 외국인을 보여줄 때 가 있다. 대부분 한 눈에 외국인이라 구분할 수 있는 서양인 외모의 국내 거주자가 많다. 이 경우 외국인이라도 해도 일반 예매가 가능할 수 있다. 이번 디지털 취약계층에 해당하는 외국인은 '해외에서 온 방문객' 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두산의 200석 현장판매, 일본팬, 외국팬이 열광하는 이유[무로이칼럼]
사진=무로이 마사야
두산의 디지털 취약계층 전용 좌석은 중앙석, 테이블석, 익사이팅존, 오렌지석(응원석), 네이비석은 포함되지 않는다.

또 경기시작 30분 후 잔여좌석이 있을 경우 일반 판매로 전환된다. 단순히 시니어 세대와 장애인, 외국인만 배려한 시책이 아닌 티켓 판매방법의 다양화로 볼 수 있다. 전용좌석 200석은 전 좌석의 0.84% 다.

우려되는 점은 암표상의 악용인데 구단 당담자는 "1인 1매로 구매 한도 제한을 뒀다. 또한 출입구에서 디지털 취약계층 인증을 받은 뒤 입장할 예정이다. 일반 티켓보다 조금 더 꼼꼼하게 점검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필자는 일본팬들로부터 '야구장에 갔는데 표가 없었다' '잠실이 매진이라 수도권 다른 야구장으로 찾아갔다'는 이야기를 몇 번 들었다.

이번 디지털 취약계층 대상 현장 판매을 보면 완벽은 어렵지만 최선을 찾아서 여러 사람들에게 야구 관람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느꼈다. 이 현장판매는 6월24일(화) SSG 랜더스전 부터 운영된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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