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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정말 쉽지 않은 결정이었어요."
2015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전체 16순위)로 두산에 지명된 김민혁은 입단 당시 거포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잠실구장을 외야 상단을 직격하는 타구를 만들어내는 등 파워는 김재환 이후 역대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1군에서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2022년 38경기에서 타율 2할8푼4리 5홈런을 기록한 게 커리어하이 시즌이었다.
당시 조 감독대행은 "올리는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가장 큰 구장(잠실)에서 상대가 가장 좋은 선발을 낼 때 기회를 줬다. 조금 더 디테일하게 고민해서 올리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퓨처스리그에서 기회를 기다렸던 김민혁은 18일 1군에 올라왔다. 첫 홈런까지 날렸지만, 결국 5일 만에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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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대행은 24일 경기를 앞두고 "고민이 많았다. 김민혁 선수 나름대로 성공 체험을 했다. 엔트리 교체에 생각이 많았는데 김민혁 선수를 말소하면서 했던 메시지는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좋은 타구를 날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했다"라며 "컨텍 비율을 1군에서 따져볼 때 아주 낮은 편이다. 본인이 홈런 타구를 만들었을 때 온 힘을 다해서 만든 타구라기 보다는 나름대로 간결한 스윙으로도 얼마든지 좋은 타구를 만들 수 있다는 그런 이야기를 했다. 또 스트라이크존을 정립하고 간결하고 컨텍률을 높일 수 있는 훈련을 해달라고 말하면서 말소를 했다. 정말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이야기했다.
홈런은 나왔지만, 조금 더 정교한 스윙이 이뤄진다면 좋은 모습이 이어질 거라는 게 조 대행의 설명이었다. 조 대행은 "김민혁 선수가 당하는 패턴이 너무 비슷하다. 초구에 결정이 안 되면 카운트가 불리해지고, 그럴수록 그라운드 안으로 보낼 수 있는 확률이 너무 떨어진다"라며 "좋은 모습이 나왔을 때 어떻게 해서 그런 모습이 나왔는지를 명확하게 선수에게 설명을 했다. 그다음에 뭘 하면 1군에서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걸 말했다. 지금까지 여러 각도로 계속 보완을 했지만, 1군에서 나름대로 그 한 번의 스윙이 본인에게 퓨처스에 내려가서 여러가지 작업을 겹치면 다음에 올라올 때 더 좋은 느낌으로 연결되지 않을까 싶어서 시간을 주는 걸 선택했다"고 밝혔다.
조 대행은 "김민혁 선수는 워낙 체구가 좋고, 파워가 있는 선수다. 본인이 있는 힘을 다해서 스윙을 하려는 생각이 많다. 그렇게 힘이 센 타자는 조금 더 간결하게 해도 남들이 100%로 스윙해야하는 타구가 70~80%만 해도 나온다"고 했다.
아쉬운 퓨처스행 발걸음이지만, 김민혁도 받아들였다. 조 대행은 "김민혁도 조금 더 성숙한 거 같다. 그런 홈런을 치고 내려가야 하는 게 아픔일 수 있는데 조금 더 간결하고 인플레이타구를 어떻게 하면 만들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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