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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천재적인 센스인가 꼼수인가.
그것은 바로 포스아웃 상황에서 2루나 3루 베이스를 그대로 통과하는 행위다.
배정대는 3-0으로 앞선 6회말 2사 1, 2루 상황에서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그런데 1루 주자 배정대가 2루에서 슬라이딩을 하지 않았다. 2루 베이스를 밟고 통과했다.
2년 전 메이저리그에서 유행한 수법이다.
야구에서 오버런은 1루에서만 허용된다. 공 보다 2루나 3루에 먼저 도착하더라도 베이스를 지나치면 태그 아웃을 당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주자들은 2루나 3루 베이스에 정확하게 멈추기 위해서 슬라이딩을 시도한다.
슬라이딩은 마지막 순간에 속력이 감소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정말 100분의 1초라도 단축이 필요한 순간이라면 어떨까.
2루 주자가 오버런을 감행해 일단 살면 포스아웃 상황이 해제된다. 해당 주자는 2루와 3루 사이에서 런다운을 유도해 시간을 끌 수 있다. 그 사이에 3루 주자는 충분히 득점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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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배정대는 2루에서 애초에 아웃 판정을 받았다. LG 내야진도 배정대가 오버런을 펼치자 심판콜을 떠나 끝까지 플레이 해서 3루 주자를 잡았다. KT가 2루 포스아웃 비디오판독까지 신청했는데 역시 아웃이었다. 실질적으로 성공은 하지 못했지만 충분히 해볼 만한 시도였다.
다만 메이저리그에서는 2025시즌 부터 이를 사실상 '금지'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주자의 두 발이 모두 베이스를 지나치게 되면 베이스 점유를 포기했다는 의사로 간주하고 아웃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규칙이 수정됐다.
2루 베이스커버에 들어온 수비수와 충돌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수비수를 소극적으로 만들고 실책을 유발하는 행위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는 '페어플레이'에 위배된다고 보일 여지가 있다.
이와 별개로 배정대의 주루플레이는 엄밀히 따져 '오버런에 해당이 되지 않는다'고 KBO 관계자가 설명했다. KBO 관계자는 "배정대의 경우 2루를 밟고 3루로 가려는 의사를 나타냈다. 메이저리그에서 제한하는 플레이는 2루를 밟고 외야 방향으로 정면으로 뛰는 행위"라고 바로잡았다. 이어서 "추후 규칙위원회를 통해 KBO리그도 다시 논의해 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