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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심리적인 마지노선'도 무너졌다. '바람의 손자'는 이제 평균 이하의 타자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정후는 전날 홈구장인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경기 때 5번 중견수로 나와 3루타 포함, 4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하며 부진 탈출의 조짐을 보였다. 지난 16일 LA다저스전 이후 11일 만에 터진 3루타는 이정후의 자신감을 회복시켜줄 것으로 기대됐다.
멜빈 감독은 이제 막 살아날 조짐이 보이는 이정후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다시 6번으로 타순을 조정했다. 지난 19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홈경기 때 시즌 처음 등장한 '6번타자 이정후' 카드가 9일 만에 재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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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타순 이동은 이번에도 전혀 소용이 없었다. 이정후는 이날 4타수 무안타로 전혀 팀에 기여하지 못했다.
2회초 1사 후 첫 타석에 나온 이정후는 시카고 우완 선발 아론 시베일과 처음 만났다. 시베일은 올 시즌 1승3패, 평균자책점 5.03을 기록 중인 평범한 투수다. 까다로운 유형이라고 보긴 어렵다. 4월의 이정후라면 충분히 공략할 법한 투수였다.
그러나 '6월의 이정후'는 시베일을 이기지 못했다. 첫 타석 1, 2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이정후는 이후 침착하게 3개의 볼을 골라내며 풀카운트를 만들었다. 이어 6구째 커터(90.8마일)가 바깥쪽으로 들어오자 급히 잡아당겼다. 배트 아랫 쪽에 맞은 타구는 멀리 뻗지 못했다. 탈출속도 92.5마일에 불과했다. 1루수 앞 땅볼이었다.
1-1로 맞선 4회초 선두타자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이번에 시베일을 상대했다. 첫 타석 때와 달리 빠른 타이밍에 승부를 걸었다.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 높은 커터(88마일)에 방망이를 휘둘렀다가 힘없는 3루수 앞 땅볼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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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정후는 삼진은 피했지만, 네 번의 타석에서 모두 범타에 그치고 말았다. 이로써 끝내 시즌 타율 2할5푼 라인이 붕괴됐다.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248(298타수 74안타)로 떨어졌다. 이는 규정타석을 채운 메이저리그 전체 타자 중 100위에 해당한다. 중간 이하라는 뜻이다.
2개월 전에는 메이저리그가 주목하는 타자였던 이정후가 이제는 평균에도 못 미치는 타자가 되어버렸다. 이 페이스라면 이제 3할 복귀가 아니라 2할 붕괴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과연 이정후는 되살아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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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