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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실점 후 실점 장면을 돌려봤는데…."
양 팀이 난타전을 펼친 가운데 성영탁이 진화에 나섰다. 5회말 선두타자 이주헌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박해민에게 우전 안타를 내줬지만, 신민재에게 투심 패스트볼을 던져 2루수 병살타를 끌어내면서 환호했다.
6회초 KIA 타선이 성영탁에게 승리투수 요건을 안겼다. 김석환이 2타점 적시타를 날리며 9-7로 거리를 벌린 것.
2사 1루에서 KIA 벤치는 전상현으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전상현은 첫 타자 문성주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천성호를 1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성영탁의 책임주자를 지웠다.
이범호 KIA 감독은 경기 뒤 "마운드에서는 성영탁과 필승조가 박빙 승부에서 최소 실점으로 잘 막아줬다. 성영탁의 프로 데뷔 첫 승과 전상현의 100홀드, 정해영의 5년 연속 20세이브 달성을 축하한다"고 했다.
성영탁은 경기 뒤 KIA 투수조 동료들에게 시원한 물세례를 받았다. 투수조 맏형 양현종부터 막내 이호민까지 너도나도 물병을 들고 흔들며 성영탁의 첫 승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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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상위 타선을 승부해야 해서 압박감이 조금 있긴 했다. 그래도 너무 부담을 가지면 좋은 투구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이겨내자고 다짐하고 마운드에 올랐다. 카운트 빠르게 잡고 공격적으로 투구한 것이 주효했다"고 데뷔 첫 승의 비결을 짚었다.
성영탁은 지난 21일 인천 SSG 랜더스전까지 17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KBO 역대 데뷔전 이후 최장 연속 이닝 무실점 3위 기록이었다. 역대 1위는 키움 히어로즈 김인범의 19⅔이닝, 2위는 현대 유니콘스 조용준의 18이닝이었다. 성영탁의 평균자책점 0.00 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또 역대 1위 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지가 연일 관심사였다.
성영탁은 지난 2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⅔이닝 1실점을 기록하면서 대기록 도전을 멈췄다. 하루 휴식 후 등판한 26일 고척 키움전에서도 ⅓이닝 3실점(1자책점)에 그치면서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성영탁은 좋았던 투구 내용만 보며 만족하지 않고, 실점한 투구 장면을 다시 돌려보며 반성하고 보완하는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이틀 만에 다시 자기 페이스를 되찾은 비결이다.
성영탁은 "(키움전) 실점 후 실점 장면을 돌려봤다. 이전과는 다르게 억지로 (스트라이크존에) 집어넣으려는 투구를 하고 있더라. 마음을 다잡고 원래 하던대로 카운트 싸움 빠르게 하고 승부하는 것에 집중했다"며 "이제 다시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무실점 기록을 이어갔을 때처럼 씩씩하게 던지는 투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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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