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저 촌스러운 재킷은 뭐야.
삼성 라이온즈는 설명이 필요없는 화력의 팀이다. 리그 최강 홈런 군단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워낙 잘 치는 강타자들이 많다. 디아즈는 지난해 50홈런 역사를 썼다. 구자욱, 김영웅, 강민호, 이재현이 다 담장을 넘길 수 있는 선수들이다. 여기에 최형우까지 가세했다. 도저히 피해갈 곳이 없는 공포의 타선이다. 홈구장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가 홈런 치기에 쉬운 구장인 것도 삼성을 대포 군단으로 만들어주는 요인이다.
언젠가부터 각 팀들마다 홈런을 칠 때, 팀별 세리머니가 생겼다. 재밌는 것들이 많은데, 대표적으로 KIA 타이거즈는 홈런을 치고 들어온 선수가 팀 상징인 호랑이 가면을 쓰고 들어와 축하를 받았다. 올해 초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도미니카공화국 선수들의 단체 세리머니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더그아웃에 있던 선수들이 모두 뛰어나와 홈런을 치고 들어오는 선수를 기다리고, 점퍼를 입혀준 뒤 하늘을 향해 함께 세리머니를 했다.
삼성은 홈런 세리머니에 더욱 공을 들어야 하는 팀. 많은 홈런을 치니, 그만큼 팬 서비스도 확실하게 해야 한다. 작년에는 홈런 깃발을 들고 당당하게 들어왔다. 베테랑 강민호의 아이디어였다.
올해도 강민호가 나섰다. 그런데 개막 2연전에서는 새로운 세리머니를 볼 수가 없었다. 상대 롯데 자이언츠가 2연전 홈런 7방을 날리며 신바람을 내는 걸 지켜보기만 해야했다. 팀도 모두 져 침울했다.
하지만 31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막힌 혈이 뚫렸다. 경기 후반 최형우와 디아즈의 홈런이 터지며 3연패 위기에서 탈출,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리고 그 기세를 몰아 1일 두산전은 홈런 1개 포함, 장단 13안타를 몰아치며 10점차 대승을 거뒀다. 시즌 첫 승이자, 팀 3000승.
그리고 그렇게 강민호의 새 작품이 공개됐다. 올해는 홈런 재킷이었다. 홈런을 친 선수는 재킷을 입고 동료들과 기쁨을 나눈다.
딱 보기에는 뭔가 촌스러운 느낌. 복고풍 재킷이다. 하지만 엄청나게 공을 들여 만든 거다. 김헌곤이 직접 옷을 만드는 샵에 문의해 제작했다.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고. 등에 별을 9개나 박았다. 9번째 우승을 기원하는 것이다. 그리고 'Lions is King', 'Today is Lions's Day'라는 문구도 새겼다. 앞쪽에는 이전 우승했을 당시 제작한 앰블럼이 붙어있다.
대충 더그아웃 한켠에 두는 것이 아니다. 경기가 끝나자 스태프 한 명이 정성스럽게 옷걸이에 걸어, 재킷을 모셔갔다.
선수들만 입는 게 아니다. 김상헌, 이범형 두 응원단장들의 재킷까지 제작했다. 홈런을 쳤을 때 응원단도 함께 재킷을 입고 팬들과 기쁨을 나누게 하겠다는 의도다.
과연 삼성 선수들은 올시즌 얼마나 많이 이 재킷을 입고, 팬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 재킷이 너덜너덜 해질 정도로 입기를 모두가 바라고 있을 것이다.
대구=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