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레이예스의 역전 스리런 이전에 윤동희의 볼넷이 있었다. 윤동희가 불리한 카운트에서 집요한 인내심과 선구안을 발휘했다. 윤동희가 벼랑 끝에서 살아나간 덕분에 롯데는 대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롯데는 3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경기에 5대2로 승리했다. 1-2로 끌려가던 8회초 레이예스가 역전 3점 홈런을 폭발, 스포트라이트를 차지했다. 2사 1루에서 윤동희가 볼넷을 고르면서 레이예스에게 찬스가 왔던 것이다.
롯데는 패색이 짙던 8회초 선두타자 전민재가 우중간 안타 출루하면서 희망을 키웠다.
하지만 한태양이 보내기번트에 실패했다. 포수 파울플라이 아웃. 타격감이 좋은 장두성마저 삼진 아웃 당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았다.
2사 1루에 윤동희 어깨가 무거웠다. 윤동희는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보고 2구째 파울을 치면서 완전히 코너에 몰렸다. 3구째 투심 패스트볼이 몸쪽 깊이 들어오면서 한숨을 돌렸다.
여기서부터 윤동희가 진가를 드러냈다. 윤동희는 4구째 스트라이크존 근처로 온 투심을 커트.
5구째 원바운드성 유인구에 방망이를 참아냈다.
윤동희는 최근 2군에 다녀온 뒤 타격감이 좋았기 때문에 치고자 하는 욕심이 클 법했다. 당장 2일 경기에 3안타를 쳐냈고 이날도 2루타가 하나 있었다.
윤동희는 6구째 7구째 슬라이더 유인구를 다 참았다. 2스트라이크에서 볼넷으로 흐름을 반전시켰다. 후속 레이예스가 3점 홈런으로 승부를 뒤집어 윤동희의 볼넷이 더욱 빛났다.
윤동희는 "어차피 잘 들어온 공은 제가 쳐도 승산이 없다고 생각했다. 김민 투수가 투심과 슬라이더가 좋았다. 높게 봐야지만 제가 이길 가능성이 생긴다고 생각했다. 마침 낮은 공이 와서 운이 좋았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윤동희도 그저 걸어 나갈 마음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윤동희는 "쳐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준비를 했다. 다만 높은 공만 보고 있었다. 높은 공이 아니면 나가지 말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또 레이예스가 해줘가지고 더 빛날 수 있게 된 거니까 고맙다고 이야기 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윤동희는 시즌 초반 17경기 타율 1할9푼으로 부진했다. 급기야 4월 19일 2군으로 내려갔다. 4월 29일 복귀 후 5경기 19타수 6안타다. 시즌 타율 2할2푼까지 끌어올렸다.
윤동희는 "마음의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다잡고 왔다. 시즌 초반이고 경기 많이 남았다. 팀 분위기도 무거웠지만 좋게 하려고 팀원들 모두가 노력했다. (전)준우 선배님 말씀 토대로 팀원 전체가 잘 실행해줬기 때문에 오늘 승리가 더욱 값지다. 분위기 잘 이어서 계속 이겼으면 좋겠다"며 응원을 당부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