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파열만은 아니길..." 충격적인 폰세의 오른쪽 다리, 땅볼 친 상대는 직접 사과 "멋있더라"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날벼락이다.
그토록 기다렸던 무대가 지옥이 될줄 누가 알았겠나. 작년 KBO리그 MVP가 5년 만의 빅리그 등판서 부상을 입어 최악의 경우 시즌을 접을 위기에 처했다. 초조한 마음으로 정밀검진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코디 폰세는 31일(이하 한국시각)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게임에 선발등판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시절이던 2021년 10월 4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 이후 4년 6개월 만에 치른 감격적인 메이저리그 복귀전.
출발은 순조로웠다. 1회초 선두 좌타자 제이크 맥카시를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우중간으로 뻗어나간 큼지막한 타구를 우익수 애디슨 바저가 전력질주해 잡아냈다. 2번타자 헌터 굿맨은 볼카운트 2B2S에서 6구째 89.4마일 슬라이더를 바깥쪽으로 떨궈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냈다. 이어 좌타자 윌리 카스트로를 84.8마일 낮은 커브로 1루수 땅볼로 잠재우고 15개의 공으로 이닝을 끝냈다.
2회에는 선두 에제퀴엘 토바를 유격수 땅볼로 제압한 뒤 좌타자 TJ 럼필드에게 초구 96마일 직구를 바깥쪽으로 던지다 좌측으로 2루타를 얻어맞았으나, 트로이 존슨을 88.6마일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조던 벡을 96.1마일 직구로 우익수 뜬공으로 각각 잡고 무실점으로 넘겼다.
0-0의 균형이 이어지던 3회초 폰세는 선두 카일 캐로스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에두아르도 훌리엔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이 공이 폭투가 돼 1루주자 캐로스가 2루로 진루했다. 맥카시 타석에서 보크를 범해 1사 3루.
그리고 문제의 장면이 이어진다. 맥카시가 친 공이 마운드와 1루 사이로 흘렀다. 폰세가 재빨리 달려가며 투바운드된 공을 글러브에 넣었으나 제대로 잡지 못해 다시 그라운드로 떨어졌다. 이어 다시 잡으려는 순간 내딛던 오른 다리가 그라운드에 닿으며 접질렸다. 균형을 잃은 폰세는 몇 발짝을 더 절룩거리며 달려간 뒤 1루 근처에 허공을 바라보며 쓰러졌다.
존 슈나이더 감독과 트레이너, 토론토 내야진들이 몰려들었다. 인상을 구기며 모자를 벗은 폰세는 몸을 옆으로 돌리고 엎드리면서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트레이너가 상태를 살폈고, 슈나이더 감독이 몇 마디를 건넸다.
외야에서 카트가 도착했다. 슈나이더 감독과 몇 마디를 더 나눈 폰세는 다리를 절룩거리며 카트에 올라탔다. 이때 맥카시가 카트로 다가와 폰세에 한마디를 던졌다. 사과의 메시지인 듯했다.
2분30초가 흘렀다. 맥카시는 투수 실책으로 출루, 캐로스는 득점이 각각 기록됐다. 토론토는 투수를 루이스 발란드로 교체했다. 발란드가 두 타자를 범타로 처리해 추가 실점을 막았다. 폰세의 복귀전 기록은 2⅓이닝 1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
투구수는 47개, 스트라이크는 30개를 꽂았다. 직구 스피드는 최고 97.1마일, 평균 95.9마일로 나타났다. 콜로라도 타자들이 휘두른 29개의 스윙 중 절반이 넘은 15개가 헛스윙(whiff)이었다. 구위, 제구, 볼배합 모두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는 얘기다. 그래서 부상이 더욱 아쉽다.
토론토 구단은 "폰세가 오른쪽 무릎 불편함(right knee discomfort)으로 교체됐다. MRI 검진을 받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토론토는 결국 5대14로 크게 패했다. 개막 3연승 후 첫 패.
경기 후 슈나이더 감독은 "폰세는 다리가 과도하게 꺾였다(hyperextended)고 했다. 최선의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며 "오랜 여정을 마치고 돌아와 첫 등판서 이런 일이 나오다니 안타깝다. 하지만 내일 가능하면 아주 좋은 소식이 들리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슈나이더 감독은 "우리에게 안타깝고 폰세에게는 더욱 안타깝다. 이곳에 오려고 몇 년을 고생했는데, 오늘 그는 좋은 투구를 했다"면서 "맥카시가 멋있었다. 즉시 다가와서 사과하더라. 코디가 괜찮다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검진 결과 인대 파열과 같은 진단이 나온다면 폰세는 시즌을 접을 수밖에 없다. 현재로선 기간은 알 수 없다. 폰세가 이탈할 경우 토론토는 당장 선발투수난에 시달리게 된다.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는 호세 베리오스, 트레이 이새비지, 셰인 비버는 돌아오려면 3주 이상은 더 걸린다. 최근 계약한 오스틴 보스가 폰세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2026-03-31 18:2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