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뛸 수 있어요" 김도영의 어필, 왜 감독은 필사적으로 외면할까…"안 듣고 있어요"[광주 현장]
[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어필하죠. 어필을 안 듣고 있어요."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25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에 앞서 김도영에게 그린라이트를 아직 줄 때가 되지 않았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물론 김도영은 현재 몸 상태에 이상을 느끼지 않고 있기에 계속 "뛰어도 된다"고 어필하고 있는데, 사령탑은 필사적으로 외면하고 있다.
이 감독은 "어필을 하는데 내가 안 듣고 있다. 중요한 시점이 분명히 온다고 이야기했다. 중후반에 경기 수 얼마 안 남고, 중요할 때는 달리더라도 초반에는 체력이 중요하다. 중반에 갈수록 (장마철에) 비도 오고 쉬면서 체력 세이브가 되는 시점이 올 것"이라며 아직은 이르다고 한번 더 강조했다.
김도영은 2024년 MVP 시즌을 보내고 지난해 최악의 1년을 보냈다. 부상 탓이다.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 햄스트링을 3차례나 다치는 바람에 정규시즌 30경기 출전에 그쳤다. 지난해 일찍 시즌을 접은 김도영은 햄스트링 부상 재활과 재발 방지에 총력을 기울였고, 부상을 다 회복한 지금도 계속해서 관리를 하면서 뛰고 있다. 햄스트링은 한번 다치면 계속 무리가 오기 쉽기 때문.
김도영의 뛰고 싶은 마음은 이 감독도 이해한다. 김도영은 2024년 KBO 역대 최연소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한 호타준족이다. 폭발적인 주력이 장점인데, 그 폭발력 탓에 지난해는 자꾸 몸에 과부하가 걸렸으니 아직은 더 조심하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 감독은 "지금도 자꾸 뛰어도 될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뛰면 살 것 같다고. (김)도영이가 몸 상태를 체크해서 가겠지만, 그래도 판단 잘하고 움직이라고 이야기한다. 트레이닝 파트도 그렇고, 피로감을 느끼면 빼주고 지명타자로 내주려고도 한다. 최근에는 김선빈이 지명타자로 나가고 있는데, 도영이는 지명타자로 나가면 (방망이가) 잘 안 맞는다고도 한다. 체력 안배만 되면, 조절해서 문제가 없으면 상황 되면 알아서 (도루를) 준비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KIA가 현재 김도영에게 더 필요한 능력은 도루보다는 타격이다. 지난 시즌까지 9년 동안 부동의 4번타자였던 최형우가 친정 삼성 라이온즈로 FA 이적한 가운데 김도영이 4번타자의 임무를 올해 이어받았다.
시즌 타율은 2할5푼3리(87타수 22안타)에 그치고 있지만, 현재 KIA에서 가장 믿음직한 타자가 김도영이다. 홈런 8개로 단독 1위에 올라 있다. 득점권 타율은 3할6푼으로 높은 편이고, OPS는 0.928이다. 타점은 22개로 팀 내 1위다. 기대보다 안타는 적어도, 중요한 순간 영양가 높은 안타나 홈런을 생산하고 있다.
뛰는 야구는 올해 히트상품을 예고한 박재현에게 맡기고, 김도영은 타점 생산에 더 집중을 해야 할 때다.
이 감독은 "시즌 끝나면 본인이 갖고 있는 능력치는 충분히 발휘했을 선수고, 우선은 경기에 나가서 도영이가 뛰는 게 가장 중요하다. 중요할 때는 도영이가 다 치고 있다. 중요할 때 치는 선수들, 배포를 갖고 있는 선수들은 또 따로 있는 게 있다. 그럴 때 잘해 주고 있기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못 쳐도 상관없으니까 경기에만 계속 나가주면 팀에 가장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꾸준히 이야기하고 있다.
이 감독은 또 "도영이가 타율을 신경 안 쓴다고 하지만, 신경 쓰일 것이다. 최대한 신경 안 쓰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어린 선수지만, MVP를 해서 그런지 굉장히 침착하다. 3타수 무안타, 4타수 무안타 이런 상황에서 안타 하나를 치는 게 어렵다. 그런데 중요할 때 도영이는 해내니까. 타율이 중요한 게 아니라 도영이가 있어서 중요한 상황에 점수가 난다. 그런 선수는 결국 시즌 끝나면 3할을 칠 것이다. 본인 야구대로 플레이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2026-04-25 16: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