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 좀 못쳐도 욕하지 맙시다' 누가 이런 '슈퍼캐치'로 결과를 바꿔버리나...홈런 이상 천금 가치였다 [대전 현장]
[대전=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방망이는 적당히 쳐도 되겠다, 수비로 경기를 바꿔버리니...
KIA 타이거즈가 짜릿한 역전승으로 3연승을 질주했다 .그 중심에 여러 선수들의 노고가 있었지만, 김호령의 '슈퍼캐치'를 빼놓을 수 없을 듯 하다.
KIA는 11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주말 3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6대5로 신승했다. 공교롭게도 전날 첫 만남 역시 6대5로 이겼는데, 이틀 연속 같은 스코어.
1차전은 앞서던 경기 마지막 추격을 다해 겨우 승리를 지켰다면, 이날은 1-4로 밀리던 겨기 8회 대거 5득점하며 기분 좋은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3연승의 주역이 많았다. 두 번째 투수로 나와 역투를 하며 역전 발판을 마련한 황동하, 숨막히는 마지막 데뷔 첫 세이브를 따낸 성영탁, 8회 역전의 서막을 여는 내야안타, 혼신의 질주를 한 박재현, 승부처 집중력을 잃지 않고 역전 결승타를 친 한준수 등 많은 선수가 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진정한 게임 체인저가 있었으니 바로 김호령. 김호령은 이날 타석에서는 안타 1개, 볼넷 1개로 무난한 역할을 했다. 중요한 건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 수비였다.
6-4로 역전한 후 8회말 한화 공격. KIA는 정해영, 전상현을 이날 2군으로 내렸고 김범수, 성영탁으로 경기를 끝내야 했다. 김범수가 먼저 나왔는데, 선두 문현빈에게 안타를 맞았다. 2점차, 승부가 어떻게 될지 전혀 예측 불가능한 상황.
타석에는 강백호. 개막 후 뜨거운 타격감. 강백호는 김범수의 공을 욕심내지 않고 좌중간으로 밀었다. 맞는 순간 누가 봐도 좌중간을 뚫겠다 직감할 수 있는 타구였다. 하지만 신기의 스타트 능력, 30대 중반이 됐는데도 줄지 않는 스피드를 발휘한 김호령이 집념으로 타구를 쫓아 힘겹게 공을 낚아챘다. 다이빙 캐치로 잡는 게 어려워 보이고, 더 멋있을 수 있지만 넘어질 타이밍을 맞추지 못해 어정쩡한 자세에서 공을 잡는 이번 타구가 훨씬 어려웠다.
김호령이 공을 잡는 순간, 그라운드와 더그아웃에 있던 KIA 선수들은 난리가 났다. 선수들은 더 잘 아는 것. 그 캐치 하나가 경기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말이다.
만약 그게 빠졌으면 5-6 추격을 당하고 무사 2루가 이어졌다. 하지만 김호령의 '슈퍼캐치'로 KIA의 사기가 살았고, 김범수가 후속타자 채은성에게 볼넷을 내줬음에도 치명적인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 성영탁이 나와 노시환, 하주석을 잡아내며 불을 끌 수 있었던 배경.
김호령은 만년 대수비, 대주자로만 활약하다 지난해 선수들의 부상 때 기회를 잡았고 확 달라진 방망이 능력으로 단숨에 주전 중견수 자리를 꿰찼다. 이제 빼놓을 수 없는 붙박이 테이블 세터다. 타율 2할7푼1리로 나쁘지 않은 활약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수비 하나로 경기를 바꿔버리면, 방망이 조금 부진해도 '까방권'이 무조건 주어져야 할 듯 하다.
대전=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2026-04-11 19: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