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위트컴·안현민 홈런쇼 더닝 쾌투' 韓 좋았는데, LG 듀오 5실점 아쉽네…'1승1무' WBC 점검 완료, 도쿄 간다[오사카 리뷰]
[오사카=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한국 야구대표팀이 2026년 WBC 대비 모의고사를 무사히 마쳤다.
한국은 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팔로스와 연습 경기에서 홈런 3개 포함 장단 10안타를 몰아친 타선의 화력에 힘입어 8대5로 이겼다.
한국은 2일 한신 타이거스와 연습 경기는 3대3 무승부였다. 한신은 지난해 NPB 센트럴리그 1위, 일본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강팀. 한국을 상대로 거의 최정예 선수를 내보내며 제대로 스파링 파트너가 됐다.
김도영은 이번 WBC를 앞두고 왜 미국을 비롯한 세계 언론이 한국 대표 선수로 앞다퉈 보도했는지 이틀 동안 증명해 보였다. 2일은 한신전에서는 2-3으로 뒤진 5회 동점 솔로포를 터트리며 한국을 패배 위기에서 구했고, 이날도 2회 6득점 빅이닝을 이끄는 3점포를 터트리며 예열을 모두 마친 모습을 보였다.
이정후와 안현민, 김혜성 등 나머지 한국 주축 타자들도 좋은 타격감을 자랑했다. 타선은 전반적으로 준비가 잘된 모습.
류지현 한국 감독은 이틀 동안 엔트리에 있는 투수 15명을 모두 마운드에 올려 컨디션을 전부 점검했다. 2일 선발투수 곽빈이 손톱이 깨지는 부상 탓에 2이닝 3실점에 그친 것을 제외하면 계획대로 투수를 기용했다.
오릭스전 선발투수 데인 더닝은 한국 국가대표 데뷔전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3이닝 37구 3안타 무4사구 1삼진 무실점 쾌투를 펼치며 메이저리그 투수의 수준을 보여줬다.
류 감독은 곽빈과 더닝을 주축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꾸리고,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 류현진을 적재적소에 투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문동주와 원태인의 공백을 지울 만큼 투수들의 컨디션이 올라와 있다.
류 감독은 "오키나와 경기 때 불펜 투수들의 내용보다 (오사카에서) 불펜 투수들의 구위나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아진 것을 확인했다"며 만족감을 표현했는데, 오릭스전 불펜 5실점은 짚고 넘어가야 할 듯하다.
한국은 이날 김도영(지명타자)-저마이 존스(좌익수)-이정후(중견수)-안현민(우익수)-문보경(1루수)-위트컴(3루수)-김혜성(2루수)-박동원(포수)-김주원(유격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오릭스는 무네 유마(3루수)-니시카와 료마(지명타자)-구레바야시 고타로(유격수)-오타 료(2루수)-밥 세이무어(1루수)-히로오카 다이시(우익수)-나카가와 게이카(좌익수)-스시가와 류(중견수)-후쿠나가 쇼(포수)로 맞섰다.
오릭스 선발투수는 가타야마 라이쿠. 지난해 일본프로야구(NPB)에 데뷔한 2002년생 우완 투수다. 지난 시즌 NPB 33경기에 등판해 2승1패, 1세이브, 78이닝, 평균자책점 2.65를 기록했다.
한국은 0-0으로 맞선 2회 가타야마를 몰아붙이며 1⅔이닝 만에 강판시켰다. 선두타자 안현민이 중전 안타를 날리며 물꼬를 텄다. 문보경과 김혜성이 볼넷을 얻어 1사 만루가 됐고, 박동원이 좌전 적시타를 날려 1-0 선취점을 뽑았다. 계속된 1사 만루 기회에서는 김주원이 2루수 땅볼로 출루할 때 추가점을 뽑아 2-0이 됐다.
김도영은 2사 1, 3루 2번째 타석에서 가타야마를 울렸다.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큼지막한 3점 홈런을 터트려 순식간에 5-0으로 거리를 벌렸다. 가타야마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리는 강력한 한 방이었다.
오릭스는 급히 아베 쇼타로 마운드를 교체했으나 불붙은 한국 방망이는 멈출 줄 몰랐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존스가 사구로 출루하고 2루 도루에 성공하며 추가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다음 타자 이정후가 피치클락 위반 볼넷을 얻어 2사 1, 2루가 됐고, 안현민이 1타점 적시 2루타를 쳐 6-0으로 크게 달아났다.
더닝은 3회말 실점 위기를 벗어나며 태극마크를 단 이유를 증명했다. 3회 선두타자 후쿠나가에게 유격수 쪽 깊은 내야안타를 내줬는데, 유격수 김주원이 1루 악송구 실책을 저질러 무사 2루 위기에 놓였다. 다음 타자 무네의 타구마저 믿었던 2루수 김혜성이 땅볼을 제대로 포구하지 못해 무사 1, 3루가 됐다.
베테랑다운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데닝은 니시카와와 구레바야시를 연달아 내야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2사 1, 3루로 상황을 바꿨다. 이어 오타까지 유격수 땅볼로 처리해 무실점을 기록했다.
4회말 2번째 투수로 등판한 송승기가 이틀 통틀어 한국 불펜 첫 실점을 기록했다. 선두타자 세이무어를 볼넷으로 내보내고, 히로오카에게 안타를 맞아 무사 1, 2루가 됐다. 나카가와가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날 때 세이무어가 3루까지 갔고, 스기사와가 사구로 출루해 1사 만루가 됐다. 송승기는 후쿠나가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2사 만루까진 버텼지만, 무네에게 중견수 오른쪽 2타점 적시타를 맞아 6-2로 쫓겼다. 송승기는 니시카와를 볼넷으로 내보내 또 한번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고우석에게 공을 넘겼다.
고우석은 급히 등판한 탓인지 첫 타자 구레바야시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 6-3까지 좁혀졌다. 추가 실점은 없었다. 고우석은 5회까지 1⅓이닝을 끌어줬다.
의욕과 달리 타석에서 잠잠했던 위트컴이 홈런포를 가동한 것은 긍정적인 신호였다. 위트컴은 5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월 홈런을 날려 7-3으로 거리를 벌렸다. 연이틀 타석에서 긴 침묵이 이어져 위축될 법했는데, 대표팀 데뷔 안타를 홈런으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6회부터는 김영규(1이닝)-조병현(1이닝)-유영찬(⅔이닝 2실점)이 이어 던졌다. 송승기에 이어 유영찬까지 LG 트윈스 투수 2명이 고전하면서 넉넉했던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준비된 투수 6명을 모두 소진한 한국은 예고한대로 8회 2사 후 일본 독립리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 투수 이시이 고키(⅓이닝)-고바야시 다츠토(1이닝)를 마운드에 올려 경기를 끝냈다.
안현민은 9회 선두타자로 나선 마지막 타석에서 우월 솔로포를 터트리며 8-5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한편 김도영을 비롯한 한국 타자들은 비행기를 타는 것처럼 양팔을 쫙 펴는 홈런 세리머니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KBO 관계자는 "전세기를 타고 미국 마이애미로 가자는 의미의 세리머니"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오는 5일부터 일본 도쿄돔에서 치르는 C조 조별리그 결과 2위 안에 들어 1라운드를 통과하면, 2라운드가 열리는 마이애미로 향할 예정이다.
오사카=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2026-03-03 16:05: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