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이정후는 예약돼" 韓 파급력 확인했다, SF의 오타니 만들기 프로젝트 시작됐다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원래는 예약이 안 되는 식당인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외야수 이정후의 한국 내 파급력을 직접 확인했다. LA 다저스가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영입하면서 일본을 다저스 공화국으로 만들었듯,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를 한국의 오타니 또는 야마모토로 만들겠다는 원대한 꿈을 꾸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이정후를 호스트로 앞세워 5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해 한국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버스터 포지 사장과 래리 베어 CEO(최고경영자), 잭 미나시안 단장, 토니 비텔로 신임 감독, 스타 유격수 윌리 아다메스 등을 포함해 구단 관계자 17명을 파견했다. 매우 큰 규모다. 이정후에게는 지난해 7월 이 계획을 처음 알렸다고 한다.
이정후는 한국 유명 삼겹살 음식점인 '금돼지식당'을 예약해 구단 관계자들에게 국내 파급력을 인정받았다.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7일(이하 한국시각) '한국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삼겹살을 맛보고 싶다면, 아주 일찍 도착해야 한다. 금돼지 식당을 이용하려면 한 블록 정도를 뱀처럼 감고 있는 긴 줄에 서야 한다. 예약을 받지 않는 식당이기 때문. 하지만 호스트가 이정후일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며 이정후는 그 어려운 예약을 해냈다고 강조했다.
레이첼 헤이트 샌프란시스코 마케팅 총책임자는 "이정후가 다 계획했다. 이정후가 식당을 골랐는데, 입장이 불가능해 보였다. 카니예 웨스트가 유명하게 만든 식당이다. 그런 식당을 예약해서 다들 찬사를 보냈다"고 이야기했다.
공식 일정은 6일과 7일 이틀뿐이었지만, 매우 빡빡하게 다양한 일정을 잡았다. 6일은 포지 사장과 미나시안 단장이 허구연 KBO 총재를 만났고, 이정후는 비텔로 감독, 아다메스와 함께 한국 전통 문화를 체험했다. 베어 CEO와 제이슨 펄 재무 총책임자는 한화 그룹을 포함한 스폰서들과 앞으로 새로운 파트너가 될 수 있는 한국 기반 회사들과 미팅을 진행했다. 그리고 저녁에 전부 금돼지 식당에 모여 만찬을 즐겼다.
7일은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휘문고와 덕수고 선수들을 대상으로 야구 클리닉을 진행했다. 휘문고는 이정후의 모교라 선택을 받았다. 이정후와 비텔로 감독, 아다메스, 셰인 로빈슨 신임 타격코치까지 참석해 꽤 진지하게 클리닉을 진행했다. 저녁에는 KBO 10개 구단 단장들과 파트너사, 투자사들을 포함해 60여 명이 모인 만찬 자리가 있었다. 이날 저녁 만찬에는 이정후의 부모도 함께했다. 과거 KBO 스타인 이정후의 아버지 이종범도 주목을 받았다.
헤이트 마케팅 총책임자는 이런 엄청난 계획을 세운 이유를 숨기지 않았다. 한국 시장 개척을 명확한 목표로 내세웠다.
그는 "사업적으로 접근하면, 한국에서 샌프란시스코의 브랜드 가치를 키우고 싶다. 우리가 얼마나 한국을 사랑하고 존중하는지 알리고 싶었다. 우리는 한국 사람들이 단순히 이정후의 팬이길 바라는 게 아니라 샌프란시스코의 팬이 되길 바란다. 내가 한국에서 샌프란시스코의 야구를 홍보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이 바로 내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디애슬레틱은 '라이벌 다저스가 투타 겸업 슈퍼스타 오타니와 월드시리즈 MVP 투수 야마모토를 영입한 이후 샌프란시스코가 일본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훨씬 어려워졌다. 다저스타디움에는 일본 기업들의 광고가 넘쳐나고 있고, 투어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수천 명의 일본 야구 팬들이 다저스 경기를 직관하고 있고, 경기장 투어를 위한 막대한 비용도 지불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는 그런 열풍을 기대할 수는 없다. 이정후를 포함한 어떤 선수도 오타니가 다저스에서 떨치는 세계적인 영향력을 기대할 수가 없다'고 분석했다.
헤이트 마케팅 총책임자는 지금이 이정후를 앞세워 한국 시장을 개척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이정후는 이제 27살이 됐고, 6년 1억1300만 달러(약 1635억원) 계약의 3년차가 됐기 때문. 2027년 시즌 이후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돼 있기도 하고, 이정후만큼 최정상급 콘택트 능력을 갖춘 중견수를 본 적이 없다고.
베어 CEO는 "이정후 때문에 한국에 오게 됐다. 고국 호스트로서 정말 잘해 줬다. 지금도 정말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팀을 위해 잘할 선수다. 이정후는 아시아 선수로서 메이저리그와 자이언츠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오라클파크 관중석에 이정후 구역까지 생겼다. 큰 인기다. 유니폼 판매도 1위다. 고마운 마음이다. 이정후의 영향력은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세계적이다. 한국에 와서 더 느낀다. 이정후가 자이언츠 가족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앞으로도 가족으로 함께하고 싶다"고 밝혔다.
디애슬레틱은 '미국에 있는 이정후 팬보다 서울에 있는 이정후 팬의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더 크다. 한국에서 샌프란시스코 경기의 80% 정도가 중계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는 2024년 3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서울시리즈'를 치렀던 것처럼, 한국에서 샌프란시스코의 메이저리그 경기가 열릴 수 있을 정도로 팬덤이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
헤이트 마케팅 총책임자는 "오타니와 같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정후는 한국에서 정말 잘 알려진 선수고 사랑도 많이 받고 있다. 이정후가 우리 팀에서 뛰어난 선수로 지내는 동안 샌프란시스코를 한국에 보여주고 알리기 위한 진정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2026-01-08 00: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