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논란속 똘똘 뭉친' 신상우호, '美공습 포화' 이란과 오늘 첫 경기...신 감독"우리는 원팀,선수들 믿는다"[女아시안컵 조별리그1차전]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신상우호가 전쟁에 휩싸인 이란을 상대로 여자 아시안컵 첫승에 도전한다.
신상우 감독(50)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FIFA 21위)은 2일 오후 6시(한국시각) 호주 골든코스트 로미나 시버스 슈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이란(FIFA 68위)과 격돌한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기습 공격했고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망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이날 한국과 이란 여자축구 대표팀의 맞대결에 외신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마르지예 자파리 이란 여자 축구 대표팀 감독이 대회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축구에만 집중할 뜻을 분명히 했다. 현지 매체 ESPN에 따르면 자파리 감독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즉답을 회피했다.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AFC 미디어 담당자도 "질문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 이제는 경기에만 집중하겠다"며 통역을 하지 않았다.
이날 조별리그 첫 대결은 양팀의 역사상 첫 만남이다. 2022년 인도 대회 준우승팀인 한국은 이번이 14번째 본선 진출로, 통산 55번째 경기인 반면 이란은 2022년 아시안컵 무대에 처음 나선 후 겨우 두 번째 본선이다. 한국은 최근 AFC 여자 아시안컵 조별리그 10경기에서 무패(6승 4무)를 기록 중이다. 이 기간 동안 단 1골(일본전)만 허용했으며, 경기당 평균 3.1골을 득점했다. 2022년 대회 당시 4경기 무실점으로 전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클린시트를 기록한 바 있다. 이란은 유일한 본선 출전이었던 2022년 대회에서 2패를 기록했고, 12실점 무득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기세는 나쁘지 않다. 우즈베키스탄전 2패를 제외하면, 최근 10번의 A매치 중 7경기에서 승리하며 상승세를 타는 중이다.
상황은 다르지만 경기력 이면의 한국과 이란 여자축구의 정신적 절박함이 닮았다. 지난 대회 준우승팀, 아시아의 강호인 대한민국 여자축구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비즈니스석' '명품 이슈' 등 오해와 논란 속에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우승 경쟁국인 호주, 일본, 북한 등이 국민적인 응원과 국가적 지원을 받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비즈니스석이 핵심이 아니라 국가대표로서 기본적인 처우에 대한 논의"라는 설명에도 '비즈니스 탔으니 얼마나 잘하는지 보자' 식의 악플이 흘러나오는 상황. 여자축구 대표팀은 오해와 편견, 심적 부담감을 결국 실력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똘똘 뭉쳤다. 전쟁에 휩싸인 이란대표팀 역시 강한 의지로 첫 경기에 나선다. 조국을 가슴에 품고 여자 아시안컵을 통해 성장하는 중동 여자축구의 힘, 이란 여성의 잠재력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다.
신상우 감독은 양팀의 경험 차, 랭킹 차에도 불구하고 결코 방심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결국 최종전에서 개최국 호주와 '조1위' 다툼이 예상되는 만큼 매경기 다득점, 득실차까지 고려한 승점 3점을 따내야만 하는 상황. 신 감독은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FIFA 랭킹은 낮지만 매우 조직적인 팀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들을 상대로 강한 압박과 하이 블록(높은 수비 라인)을 활용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준비 과정 동안 선수들과 스태프들은 원팀이 됐다. 첫 경기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긴장감이 있겠지만, 승리를 통해 그 긴장을 해소하고 자신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계획대로 잘 가고 있으며,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믿음을 표했다.
2024년 10월, 콜린 벨 감독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은 신 감독은 '지메시' 지소연(A매치 171경기), '베테랑 수비수' 김혜리(137경기)가 공수의 중심을 잡는 가운데 어린 선수들의 영입과 성장을 통한 신구 조화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신 감독 부임 후 태극마크를 단 선수가 13명, A매치 출전 경험이 10경기 미만인 선수도 14명에 달한다. 평균 연령도 2023년 호주-뉴질랜드월드컵 당시 28.9세에서 26.4세로 낮아졌다. 신 감독은 "매 경기 승리를 기대하지만, 결과는 예단할 수 없다. 항상 준비가 잘 돼 있어야 한다"면서 "어린 선수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은 해외 클럽에서 풍부한 국제 경험을 쌓았다. 따라서 대회 경험 부족에 대한 걱정은 전혀 하지 않는다. 우리에겐 베테랑 선수들도 있고, 조직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다. "부임 이후 팀의 전반적인 발전 과정은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번 대회에 기대가 크다. 모든 선수들을 신뢰한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마르지예 자파리 이란 감독(43)은 지난해 4월 '팀 멜리 바노반(이란 여자 대표팀의 애칭)' 지휘봉을 잡은 후 첫 메이저 대회에 나섰다. 자파리 감독은 이란 클럽 밤카툰을 이끌고 여자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하는 등의 성과로 지난해 AFC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이번 대회 이란대표팀 중 무려 10명이 밤카툰 소속이다. 자파리 감독은 "이란 리그 시즌이 끝난 후 우리는 세 차례의 훈련 캠프를 가졌고, 호주에 도착해서도 결실 있는 세션들을 몇 차례 소화했다. 내일 우리가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 나는 이란 클럽팀(밤 카툰)에서 15년간 감독직을 맡았기에 우리 선수들의 능력을 모두 잘 알고 있다. 내 스타일의 축구에 적합한 선수들을 선발했다"고 준비 과정을 설명했다. "2022년 인도 대회 때는 조 편성이 지금보다 조금 더 수월했다. 2026년 대회엔 더 많은 경험을 쌓고 본선에 들어왔지만 조 편성은 더 험난해졌다. 하지만 우리는 이 경기들을 통해 이란 여성들의 잠재력을 여전히 보여주고 싶다"며 도전 의지를 표했다.
성인 대표팀에서 17년간 활약하고 지난 9년간 주장 완장을 찬 '33세의 이란 캡틴' 자라 간바리는 여자 아시안컵 데뷔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번 대회는 훌륭한 팀들이 참가하는 멋진 대회다. 우리는 정말로 월드컵 진출권을 따내고 싶다. 힘든 경기가 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우리는 강한 정신력을 갖고 있으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아시안컵은 아시아 총 12개 팀이 3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후 8강 토너먼트로 이어지는 방식이다. 각 조 1, 2위와 조 3위 팀 중 상위 2팀이 8강에 진출한다. 이후 4강 팀과 8강 탈락팀 중 플레이오프 승자 2팀을 포함한 총 6개팀이 브라질여자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획득한다. 플레이오프 탈락팀은 대륙간 토너먼트를 통해 본선 진출 여부가 결정된다. A조에 속한 한국은 이날 이란과 첫 경기 후 5일 필리핀(41위), 8일 홈팀 호주(15위)(15위)와 잇달아 맞붙는다. 이번 대회엔 일본, 북한, 중국, 호주 등 아시아 최강국들이 총출동하는 만큼 톱4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 대한민국은 2022년 아시안컵 준우승, 지난해 동아시안컵 우승 기억을 살려 4강 직행 티켓 확보 후 우승에 도전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2026-03-02 08:38: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