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에서 돌아온 몸값 107억 잠수함, 한국 야구 구원자 될까...곽빈보다 나을 수도, 왜?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죽다 살아난 고영표가, 한국 야구의 희망이 될 것인가.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우여곡절 끝 미국 마이애미행 전세기에 올랐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연속 1라운드 탈락은 없다고 외친 한국 대표팀. 하지만 조별리그는 가시밭길이었다. 일본, 대만에 연달아 패하며 탈락 위기. 마지막 호주 상대 2실점 이내, 5점차 이상 승리를 해야만 미국에서 열리는 8강 본선에 합류할 수 있었다. 이전 같으면 쉬운 미션이었지만, 호주의 경기력이 상상 이상이었다. 일본도 호주를 상대로 거의 질 뻔 하다 신승을 거뒀고, 대만은 첫 경기 0대3 완패했다. 결코 만만한 숙제가 아니었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호주전 초인같은 집중력을 발휘하며 미국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기쁨은 잠시. 이제 8강전에 '올인'해야 한다. 8강 상대는 D조 1위다. 12일 열리는 도미니카공화국-베네수엘라전 승자가 한국과 만난다.
두 팀 모두 메이저리그 스타들이 즐비하다. 메이저리그 올스타 라인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도미니카공화국은 선발 라인업에 든 선수들 모두가 세계적 슈퍼스타들이다. 후안 소토(뉴욕 메츠), 매니 마차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이상 샌디에이고),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훌리오 로드리게스(시애틀), 케텔 마르테(애리조나) 등 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타자들이 상대 투수들을 옥죈다.
베네수엘라의 경우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가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상대에게는 공포다.
이번 대회에 나선 한국 대표팀은 역대 대표팀 전력 중 투수력이 떨어지는 팀으로 평가받는다. 안그래도 확실한 에이스가 없는 가운데, 그와중에 원투펀치 역할을 하던 원태인(삼성)과 문동주(한화)까지 부상으로 빠졌다. 또 각 팀 마무리 투수들이 다 모인 불펜 투수들의 구속이 140km 중반대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를 만난다. 콜드게임을 걱정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에는 비밀 병기가 있다. 바로 KT 위즈 토종 에이스 고영표. 사이판 전지훈련까지 갔다 최종 엔트리 탈락 멤버로 분류됐었다. 하지만 문동주가 부상으로 빠지며, 극적으로 최종 엔트리에 합류하게 됐다. 자존심 상하는 일일 수 있지만, 프로 의식이 충만한 고영표는 개의치 않았다.
조별리그 일본전 선발.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고 볼 수 있지만, 어떻게 보면 기분이 나쁠 수도 있었다. 실질적으로 중요한 대만, 호주전에 주요 자원들을 빼고 자신에게 일본전 짐을 떠넘긴듯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영표는 씩씩하게 던졌다. 홈런 3개를 허용했지만, 고영표가 크게 무너지지 않고 버텨줘 일본과 예상 외의 대등한 싸움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고영표의 진가가 발휘될 순간이 찾아왔다. 8강이다. 대표팀은 현재 곽빈(두산), 류현진(한화), 더닝(시애틀), 소형준(KT) 정도가 선발 요원이다. 그 중 곽빈과 류현진이 가장 믿을만한 카드다. 하지만 곽빈은 불안할 수 있다. 곽빈이 부족한 투수라는 게 아니라, 메이저리그에서 160km 공도 치는 메이저리그 슈퍼스타들에게 곽빈의 150km 초중반대 직구는 어렵지 않을 수 있어서다.
차라리 제구나 로케이션이 좋고, 경기 운영이 좋은 투수들이 크게 치는 메이저 타자들을 상대로 유리할 수 있다. 여기에 미국에서는 잠수함 투수가 생소하다. 도미니카공화국이나 베네수엘라 선수들에게는 곽빈보다 고영표가 더 어려운 투수일 확률이 매우 높다. 고영표의 춤추는 체인지업은 오히려 일본보다 미국에서 더 잘 통할 수 있다. 류현진 카드도 괜찮을 수 있다. 결국은 구위보다 경험이 필요한 판이다.
과연 류지현 감독은 8강전을 앞두고 어떤 구상을 하고 있을까. 과감한 승부수를 던질 수 있을까.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2026-03-12 00: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