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BIFF] "연기가 재밌어"…'현빈♥'손예진, 글로벌 '톱' 배우인 이유 '어쩔수가없다'(종합)
[부산=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손예진이 엄마가 된 이후 연기자로서 더욱 단단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 하우스가 18일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배우 손예진이 참석해 관객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2021년 신설된 액터스 하우스는 연기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동시대 대표 배우들이 자신의 연기와 작품에 관해 솔직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부산국제영화제만의 시그니처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이병헌, 손예진, 니노미야 카즈나리, 김유정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손예진은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어쩔수가없다'로 관객들과 만났다. 그는 "어제 아침 7시에 출발해 차로 5시간을 거쳐 부산에 도착했다. 처음으로 한국 기자 분들과 관객 분들에게 작품을 선보이는 날이지 않았나. 베니스국제영화제와는 또 다른 설렘과 기대를 안고 왔다"며 "서른 번째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이 '어쩔수가없다'로 선정된 것도 배우로서 영광이었다. 야외에서 큰 스크린으로 영화를 보니까 기분이 좋았다. 부산 바람도 너무 좋더라. 또 언젠가 올 수도 있겠지만, 어제 그 순간은 딱 한 번밖에 없어서 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의 첫 번째 부산국제영화제를 돌이키며 "솔직히 드레스만 기억에 난다(웃음). 배우들은 모든 영화제에 앞서 어떤 드레스를 입는지, 또 얼마나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지가 중요하다. 저뿐만 아니라, 여배우들이 영화제를 앞두고 혹독한 다이어트에 돌입한다. 그때가 20대 후반이었는데, 작품이 있었던 건 아니고 개막식에만 참석했다. 풍성한 드레스를 입고 레드카펫을 걸었던 기억이 난다"고 웃으며 말했다.
'어쩔수가없다'는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돼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에 손예진은 "해외 영화제는 처음이었다. 3대 영화제라는 것이 설레면서도 약간 다른 방식의 긴장감을 느끼게 만들더라. 만약 제가 20대 때 갔으면, 그런 큰 감동을 느끼지 못했을 것 같다. 나이가 들고, 연차가 쌓이면서 동료들과 박찬욱 감독님과 함께 갔던 것이 크게 다가왔다. 현지에서 박 감독님을 향한 리스펙트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몸소 느끼면서 너무나 감격스러웠다. 이 자리에 경쟁 부문에 참여해서 레드카펫을 밟는 것이 '다시 올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굉장히 벅차더라. 극장에서 마지막 기립박수를 치고 인사하는데, 그냥 뭉클했다"고 전했다.
한편 손예진은 2022년 3월 배우 현빈과 결혼해 슬하에 아들을 두고 있다. 두 사람은 대한민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부부로 자리매김하며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손예진은 "저희 부부가 의외일 수도 있는데, 서로 일 이야기를 잘 안 한다. 저도 남편이 어디갔다 왔는지, 촬영이 힘들었는지 묻지 않는다. 표정만 봐도 다 안다. 근데 유일하게 '어쩔수가없다'는 제가 시나리오를 보여주긴 했다. 처음에 '어쩔수가없다'가 '도끼'라는 가제로 시나리오가 왔을 때 남편이 읽어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편은 일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는데, 저는 가끔 대본을 맞춰달라 할 때가 있다"며 "대사를 이상하게 맞춰주면 '제대로 해! 이거 밖에 못 해?'하고 되게 뭐라고 한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영화 '협상' 이후 7년 만에 '어쩔수가없다'로 스크린에 복귀한 그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멋진 작품에 출연할 수 있을지 걱정됐다. 배우로서 미래를 생각했을 때 마냥 똑같을 거라고 생각되지 않았다. 뭔가 불안함이 있었다. 예전처럼 또 멜로를 할 수 있을지, 사람들이 찾아줄지에 대한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런 불안함 속에서도 윤여정, 김희애, 김혜수 선배가 가는 발자취를 보며 '당연히 나에게도 길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때가 되면 멋지게 성장해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어쩔수가없다'를 만나게 됐고, 현장에 갔는데 일이 너무 행복했다. 그전엔 부담감과 책임감, 압박감을 느꼈다면 이번엔 박찬욱 감독님과 이병헌 선배가 계셔서 현장을 더 즐길 수 있었고 감사했다. 또 아이 엄마 역할이다 보니 직접 제가 경험한 거이지 않나. 그동안 상상만으로 엄마 연기를 했다면, 이번엔 굳이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단 믿음이 있었다"고 전해 현장에 있던 관객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한편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7일부터 26일까지 열흘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2025-09-18 19:0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