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까지 간 약물과민반응, 원인 파악 외래진료는 13% 불과"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두드러기·발진·열 등 약물과민반응으로 응급실까지 내원했지만 정확한 원인 확인을 위해 알레르기 전문의의 외래진료를 받은 환자는 1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최정희(교신저자)·정수지(제1저자) 교수 연구팀은 '약물과민반응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 환자의 임상적 특성과 경과 분석' 논문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약물이상반응은 약을 복용했을 때 의도하지 않게 나타나는 모든 유해 반응을 의미한다. 이 가운데 면역학적 기전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과, 비면역 기전임에도 임상적으로 유사한 양상을 보이는 반응을 약물과민반응이라 한다. 약물과민반응은 예측이 어렵고 투여 용량과 상관없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복용 후 주로 한 시간 이내에 발생하는 두드러기, 혈관부종, 호흡곤란,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급성 알레르기 반응이나, 며칠 후 나타나는 발진·열·점막 병변 등 지연형 과민반응이 있다.
연구팀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응급실에 약물이상반응으로 내원한 모든 환자들의 의무기록을 후향적으로 검토하고, 세계보건기구-웁살라 모니터링센터 기준에 따라 약물과민반응이 의심되는 환자 668명을 선별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427명(64%)이 약물 투여 후 1시간 이내에 증상이 발생하는 '즉시형 반응'을, 241명(36%)은 1시간 이후에 증상이 발생하는 '지연형 반응'을 보였다. 전체 환자의 96%에서 피부 증상이 나타났고, 특히 즉시형 반응군에서는 34%가 급격한 전신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를 경험했다. 아나필락시스는 60세 이상이거나, 알레르기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 발생률이 높았다.
원인 약물은 1위는 방사선 조영제, 2위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이하 NSAID), 3위는 베타락탐계 항생제 순으로 나타났다. 방사선 조영제는 CT·혈관조영술 시 체내에 투여되는 약물이며, NSAID와 항생제는 일상적인 치료에서 매우 흔하게 사용되는 약물이다.
약물과민반응 환자 668명 중 응급실 방문 후 정확한 원인 약물 확인과 재발 예방을 위해 알레르기 전문의 외래진료를 받은 환자는 86명(13%)에 불과했다.
외래진료를 받은 환자들은 약물 피부반응검사, 혈청 특이 면역글로불린 E 검사, 약물 유발 검사 등을 통해 정밀평가를 받았으며, 이들 중 51명(59%)이 원인 약물을 성공적으로 확인했다. 원인 약물이 확인되지 않은 대부분의 환자는 약물 유발 검사를 거부하거나 추후 외래 방문을 중단한 경우였다. 연구팀은 이들이 정밀 검사를 완료했을 경우 실제 원인 약물 발견율은 더 높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연구는 약물과민반응으로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를 응급실 진단 단계뿐 아니라 이후 외래 추적관찰 결과까지 포괄적으로 분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전의 많은 연구들은 약물이상반응의 역학을 조사했지만, 약물과민반응과 같은 하위 유형을 구분하지 않았고, 알레르기 전문의의 추적관찰 정보가 부족했다.
또한 약물과민반응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 약물이 방사선 조영제로 확인된 점은 국가 약물 부작용 감시 데이터와 일치한다. 실제 2009~2019년 방사선 조영제 관련 이상반응 보고 건수가 10배 이상 증가했으며, 이는 한국의 높은 조영제 사용률을 반영한 결과이다.
정수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응급실까지 갈 정도로 심각한 약물과민반응을 경험했지만 추적관찰을 위해 외래진료를 방문한 환자는 겨우 13%에 불과해, 약물과민반응에 대한 인식과 교육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그러나 외래 추적관찰을 받은 환자 10명 중 6명은 정확한 원인 약물을 확인해, 알레르기 전문의 진료가 재발 예방과 안전한 약물 사용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최정희 교수는 "약물과민반응은 예측이 어려운 특성으로 인해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며 "약물과민반응이 의심될 경우 전문의 진료를 통해 단순한 증상 치료에 그치지 않고 원인 약물을 정확히 규명하고, 안전한 대체 약물을 확인하여 향후 재발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임상 현장에서 약물과민반응에 대한 환자와 의료진의 인식을 높이는 한편, 응급실과 알레르기내과 간의 체계적인 연계 및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SCIE급 국제학술지인 'The Korean Journal of Internal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2026-05-07 18:48: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