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우리는 독침을 쏘지만, 상대는 대포를 쏜다." 경기 전 고양 소노 손창환 감독은 우려 섞인 의미 있는 발언을 했다. '독침'을 쏜다는 의미는 '고의패배'로 서울 SK가 플레이오프 6강 파트너로 고양 소노를 선택하자, 소노 선수들이 "벌집을 건드렸다"고 말한 것에서 나왔다.
6강, 4강전을 치르면서 손 감독은 "우리는 독침을 쏜다"고 했고, 제대로 적중했다. 그리고 '슈퍼팀' 부산 KCC를 경계하면서 '대포'라는 표현을 썼다. 허훈을 비롯, 허웅, 송교창, 최준용, 숀 롱 등 강력한 공격수들의 무차별적 화력을 경계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슈퍼팀' KCC는 강했다. 챔피언 결정 1차전을 잡아냈다.
KCC는 어린이날(5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시즌 LG전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1차전(7전4선승제)에서 숀 롱(22득점, 19리바운드)을 비롯, 허웅(19득점) 최준용(13득점) 허훈(8득점, 10어시스트) 등 주전들의 고른 활약으로 이정현(18득점, 6리바운드)이 고군분투한 소노를 75대67로 눌렀다.
▶전반전
허훈에게 더블팀이 붙었다. 숀 롱에게 패스. 가볍게 골밑슛. 챔프전 첫 득점은 숀 롱이 주인공이었다.
그러자, 소노는 날카로운 패스 게임. 강지훈의 미드 점퍼가 림을 통과했다.
이정현이 하이 픽 앤 롤. 나이트의 풋백 득점으로 응답했다. 그리고 KCC의 24초 제한시간. 강지훈의 3점포가 터졌다. 김진유의 공격 리바운드가 잇따라 나왔다.
최준용의 딥 3가 불발. 그러자, 이정현의 허훈의 수비를 뚫고 3점포를 작렬시켰다. 경기 초반은 소노의 페이스였다. 10-3, 소노의 리드.
KCC의 장점이 나왔다. 최준용의 패스, 송교창은 순간적 컷인으로 인한 골밑 돌파가 성공했다. 흐름을 끊었다. 최준용이 또 다시 날카로운 컷인으로 골밑 돌파, 이번 시리즈 KCC의 장점, 그리고 소노의 아킬레스건인 윙 자원의 약점이 그대로 나왔다. 송교창의 미드 점퍼가 터졌다. 가볍게 KCC가 11-12, 균형을 맞췄다.
허훈과 숀 롱의 2대2를 주된 공격 루트로 선택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KCC는 초반부터 송교창과 최준용의 픽 게임을 중심으로 한 빅&빅 픽앤롤을 사용했다. 소노의 켐바오 강지훈의 수비 약점, 그리고 미스매치를 공략하기 위한 전술이었다. 그러자, 이정현이 스크린을 받은 뒤 숀 롱 앞에서 3점포를 터뜨렸다. 에이스의 품격이었다.
그러자, 이정현이 또 다시 얼리 오펜스에 의한 3점포 가동. 그리고 송교창이 돌파 시 오펜스 파울. 소노의 핵심 수비 시스템 '갭 디펜스'가 가동됐다. 송교창의 돌파를 예상한 이정현이 곧바로 돌파 루트에 먼저 대기하고 있었고, 결국 송교창이 충돌하면서 오펜스 파울. 소노의 수비 시스템이 KCC 송교창과 최준용의 돌파를 어느 정도 제지할 것이라는 근거이기도 했다.
그러나, KCC는 허훈의 재치있는 패스에 의한 숀 롱의 골밑 돌파가 흐름을 끊었다. 18-17, 1점 차 소노의 리드로 1쿼터 종료.
2쿼터 이재도가 들어왔다. 4강 정규리그 1위 창원 LG의 수비를 무너뜨린 주인공. 코너 3점포 찬스. 그대로 꽂혔다.
그런데, 소노는 정희재가 연속 파울. 임동섭도 파울을 범했다. 2쿼터 7분55초가 남은 상태에서 팀 파울에 걸렸다. KCC의 최대 강점은 상대 수비의 약점을 자연스럽게 집중 공략한다는 점이다. 허훈의 돌파가 터지면서 21-21, 동점. KCC가 흐름을 잡기 시작했다. 숀 롱이 공격 리바운드 이후 파울 자유투를 획득했다. KCC가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자, 나이트가 3점포로 반격했다. 소노의 재역전. 그리고 강지훈이 숀 롱의 골밑슛을 블록했다. 임팩트가 있었다. 숀 롱도 소노가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KCC는 송교창이 돌파로 파울을 얻어냈다. 소노의 팀 파울로 인한 자유투 2개 중 1개를 성공, 동점. 그리고 최준용이 강지훈을 상대로 포스트 업. 바스켓 카운트 3점 플레이를 성공시켰다.
그리고 공격 리바운드에 의한 윤기찬의 3점포. 34-28, 6점 차 KCC의 리드. 소노가 작전 타임을 불었다.
소노는 켐바오가 강력한 덩크슛을 터뜨리면서 빼앗긴 흐름을 끊었다. 결국 전반은 34-30, 4점 차 KCC의 리드로 종료.
▶후반전
수비전이었다. KCC가 플레이오프에서 위력을 떨친 부분. 소노 손창환 감독은 경기 전 "활동력이 좋아졌다"고 했다. 즉, 활동력을 바탕으로 한 수비력이 좋아졌다는 의미다.
허훈이 여전히 중심에 있었다. 강한 활동력으로 KCC의 수비 케미스트리를 탄탄하게 만들었다. 소노는 트랜지션에 의한 폭발력이 강력하다. 하지만, 이때까지 소노의 속공 득점은 없었다.
허웅의 돌파, 나이트가 파울을 범했다. 3개의 파울. 이기디우스로 교체됐다. 38-30, 8점 차 KCC의 리드. 소노의 1차 위기였다.
그리고 송교창의 골밑 돌파가 성공했다. 10점 차 KCC의 리드. 소노의 작전타임. 템포를 느리게 하면서 소노의 속공을 막고, 세트오펜스에서 확실한 골 결정력을 보여주고 있는 KCC. 흐름이 KCC로 넘어가고 있었다. 이기디우스가 볼을 잡는 순간, 실책을 범했다. 이기디우스는 "최준용이 손을 쳤다"고 강하게 항의.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소노의 절대 위기. 이때 이정현이 나섰다. 최준용의 볼을 스틸, 최준용이 U파울을 받았다. 2개의 자유투 성공.
하지만, KCC는 허웅의 3점포가 터졌다. 이기디우스가 파울을 범했다. KCC는 최준용이 손쉽게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했다. 이기디우스는 2옵션이지만, 나이트를 보좌하면서 힘을 주던 선수. 하지만, 이날은 아니었다. 소노는 임동섭, 이정현의 3점포가 잇따라 빗나갔다. 그리고, KCC는 허웅의 3점포가 터졌다. 49-32, 17점 차 KCC의 리드. 완벽한 KCC의 리드였다.
그리고 난타전이 이어졌다. KCC가 허웅의 3점포, 허훈과 숀 롱의 2대2로 공격을 잇따라 성공. 소노 역시 이재도 임동섭의 3점포, 나이트의 골밑 돌파로 응수했다. 결국 56-44, 12점 차 KCC의 리드로 3쿼터 종료.
소노가 반격하기 시작했다. 2득점에 묶인 켐바오가 3점포를 터뜨렸다. 하지만, KCC는 이번에도 숀 롱이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뒤 골밑슛. 흐름을 완벽하게 끊는 귀중한 득점이었다.
이후, 숀 롱은 골밑을 완벽하게 지배했다. 6강 SK 자밀 워니, 4강 LG 아셈 마레이와의 매치업에서 대등한 모습을 보였던 나이트를 완벽하게 압도했다. 잇따라 공격 리바운드 혹은 어시스트를 받은 숀 롱은 골밑을 맹폭했다. 결국 63-48, 15점 차까지 벌어졌다.
이정현이 실책을 범했다. 그만큼 KCC의 수비는 매우 타이트했다. 흐름이 완벽하게 넘어갔다고 느껴지는 순간, 소노는 힘을 냈다. 트랜지션 게임이 나왔다. 켐바오와 임동섭의 돌파가 잇따라 나왔다. 11점 차 추격. 켐바오의 3점포까지 터졌다. 하지만, KCC는 이번에도 허훈이 숀 롱에게 2대2 게임으로 완벽하게 패스. 또 다시 달아났다.
그리고 수비에 총력을 기울인 허훈이 스크린을 받은 뒤 3점포를 터뜨렸다. 70-57, 13점 차 리드. 남은 시간은 3분. 그리고 허웅의 딥 3가 터졌다. 73-59, 남은 시간은 1분47초. 사실상 1차전 승패를 가른 슛이었다.
이날, KCC는 슈퍼팀의 위용을 보여줬다. 소노 손창환 감독이 경기가 끝난 뒤 "슈퍼팀이 제대로 하니까 무섭다"고 말한 이유다. 트랜지션 게임과 폭발적 3점슛을 갖춘 소노의 리듬을 교묘하게 흐트러뜨리면서 경기를 지배했다. 이날 소노의 속공 득점은 0이었다. KCC 이상민 감독은 "허훈과 숀 롱이 팀의 중심을 잡아줬고, 3쿼터 허웅의 3점슛 4방으로 경기를 여유롭게 이끌 수 있었다"고 했다. 2차전은 7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인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2026-05-05 23: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