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은 차고 넘치는데…김천 아닌 울산의 이동경 MVP 가능할까
공격포인트 1위에 세부 기록도 훌륭…강등 가능성은 '마이너스 요소'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김천 상무의 고공행진에 앞장선 공격수 이동경이 '난파당한 거함' 울산 HD 소속으로 시즌 최우수선수상(MVP)에 도전한다.
하나은행 K리그 2025 대상 시상식 투표가 24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됐다.
K리그1과 K리그2(2부)의 MVP, 감독상, 영플레이어, 베스트11의 주인공이 기자들과 각 구단 감독·주장이 참여하는 투표로 결정된다.
미디어 40%, 감독 30%, 주장 30%의 비율로 합산해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 후보가 내달 1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리는 시상식 무대의 주인공으로 선다.
가장 관심을 끄는 상은 역시 한 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는 MVP다.
MVP 후보는 전북 현대의 박진섭과 김천에서 만점 활약을 펼쳐 보인 이동경, 수원FC의 스트라이커 싸박이다.
소속팀이 파이널B로 내려간 싸박보다는 박진섭과 이동경이 수상 경쟁을 벌일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진섭과 이동경 모두 수상에 부족함이 없는 후보다.
박진섭은 단단한 중원 플레이를 펼치고 주장으로서 스타 선수들의 구심점으로 맹활약 해 전북 현대의 통산 10번째 우승에 기여했다.
이동경은 올 시즌 김천에서 13골 11도움을 올리며 김천이 우승 경쟁을 펼치는 데에 일조했다.
이동경이 있는 동안 많은 승점을 벌어들인 김천은 오는 30일 홈에서 치르는 대전하나시티즌과 최종전에서 군 팀 역대 최고 성적인 준우승에 도전한다.
10월 전역하고 울산으로 돌아간 이동경은 35라운드 FC안양과 원정 경기에서 시즌 12번째 도움을 올리며 활약했다.
그러나 36라운드 수원FC와 홈경기에서 갈비뼈를 다쳐 전력에서 이탈했다.
9위로 추락해 최종 라운드에서 K리그1 잔류에 도전해야 하는 울산에 힘을 보태기 어려운 상태다.
기록을 놓고 보면 이동경이 강력한 MVP 후보임은 분명하다.
이동경은 공격포인트 25개로 1위를 달리고 있다.
12도움은 세징야(대구)와 함께 리그에서 가장 많은 기록이며, 13골은 리그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수치로 8위에 랭크돼 있다.
이게 끝이 아니다.
페널티지역 안으로 성공한 패스(77개), 페널티지역 안으로 들어간 크로스의 수(238개), 슈팅으로 이어진 키패스(74개), 전체 슈팅(121개) 등 공격 세부 지표에서도 1위다.
다양한 기록을 종합해 선수의 경기력을 점수로 산출하는 '아디다스 포인트' 역시 총점 5만7천770점으로 1위를 달린다.
경쟁자인 박진섭에게 '우승팀 프리미엄'이 있다면, 수비형 미드필더인 그보다 그라운드에서 훨씬 화려한 장면을 연출해낸 이동경은 '공격수 프리미엄'을 누린다.
하지만 현 소속 구단이 강등될 가능성이 있다는 건 분명한 '마이너스 요소'다.
만약 울산이 이번 주말 최종전에서 패하고 승강 플레이오프로 향한다면, 그다음 날 열릴 시상식에서 이동경은 대상 수상자로 호명된다고 해도 마음 편하게 웃지는 못할 터다.
울산은 1983년 출범한 K리그에서 전북, 성남FC(일화 시절 포함)와 함께 가장 많은 7번이나 MVP를 배출한 구단이다.
김현석(1996), 이천수(2005), 김신욱(2013), 김보경(2019), 이청용(2022), 김영권(2023), 조현우(2024)가 울산 소속으로 MVP의 영예를 안았다.
울산은 30일 오후 2시 제주 유나이티드를 홈인 울산 문수축구장으로 불러들여 운명의 38라운드를 치른다.
대상 시상식 투표는 그날 오후 7시까지 진행된다.
ahs@yna.co.kr
<연합뉴스>
2025-11-24 14:4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