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실패" 황희찬의 울버햄턴은 왜 강등됐나...BBC "이적시장의 뼈아픈 실책, 쿠냐 등 이탈 공백→몰락 자초"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황희찬의 소속팀, 울버햄턴이 결국 강등됐다.
울버햄터은 21일(한국시각) 웨스트햄-크리스탈팰리스의 0대0 무승부로 강등이 최종 확정됐다. 지난 18일 리즈 유나이티드전에서 0대3으로 완패한 울버햄턴은 올시즌 단 3승, 승점 17로 이날 승점 1점을 추가한 17위 웨스트햄(승점 33)와 승점 차가 16점이 됐다. 남은 5경기를 모두 이겨도 따라잡을 수 없는 점수 차. 2018년 승격 이후 8년 만에 2부리그 챔피언십으로 떨어지게 됐다.
BBC 스포츠는 '서서히 진행된 몰락, 울버햄턴의 강등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고 썼다. '울버햄턴은 이미 망가진 상태였고, 작년 11월 부임한 롭 에드워즈 감독은 이를 다시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임무를 부여받은 그는 팀을 구해내지 못했다'고 했다.
BBC는 강등의 가장 큰 원인을 '이적 시장의 뼈아픈 실책'으로 짚었다. 라울 히메네스, 디오구 조타, 루벤 네베스, 마테우스 쿠냐, 라얀 아이트-누리 등 핵심 선수들을 매각한 후 이들의 공백을 메우지 못한 것이 몰락의 결정적인 원인이라는 것. 2024년 여름 영입된 선수 중 주전으로 자리 잡은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으며, 호드리구 고메스와 샘 존스톤만이 겨우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25년 1월, 잔류를 위해 에마뉘엘 아그바두, 나세르 지가, 마샬 무네츠이를 영입했으나 아그바두는 지난달 베식타스로 팔렸고, 지가와 무네츠이는 이번 시즌 임대를 떠났다.
또한 여름 영입생이었던 윙어 존 아리아스는 플루미넨세에서 영입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2000만 파운드가 넘는 금액에 브라질 파우메이라스로 다시 팔려 나갔고, 페르 로페즈는 셀타 비고로 임대 복귀했다. 쿠냐를 맨유로, 아이트-누리를 맨시티로 보낸 후 프리미어리그 경험이 있는 자원을 추가하지 못했으며, 넬송 세메두와 파블로 사라비아는 FA로 팀을 떠났다.
비토르 페레이라 전 감독 역시 이적 작업 속도에 불만을 품었으며, 자신이 원했던 1순위 타깃들을 영입하지 못한 것에 대해 재계약 체결을 후회할 정도였다. 지로나에서 임대된 라디슬라프 크레이치가 유일한 성공작이었을 뿐, 총 4500만 파운드를 들인 다비드 묄러 볼페, 톨루 아로코다레, 잭슨 차초아는 영향력이 거의 없었다.
이적 작업 실패로 팀이 이 정도로 무너질 것이라고까지는 예상치 못했지만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클럽은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새출발을 다짐하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소유주인 푸싱 그룹과 제프 시전 회장에 대한 팬들의 항의도 거셌다. 수년 전부터 곪아왔던 클럽 내부의 균열을 여실히 드러냈다. 시즌 초인 지난 10월 홈구장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팀을 팔았으니, 이제 클럽도 팔라"며 성난 팬들이 결집했고, 지난해 12월, 제프 시 전 회장이 BBC WM과의 인터뷰에서 강등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팬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결국 그는 성적 부진으로 페레이라 감독이 경질된 지 6주 만에 10년 가까이 맡아온 회장직을 사임했다. 팬들의 원성은 줄어들었으나 푸싱 그룹에 대한 불신은 여전하다.
구단주들은 울버햄턴이 한 시즌 만에 프리미어리그로 복귀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팬들이 그간의 실책을 용서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올여름 구단 인수 10주년을 맞는 푸싱 그룹의 초기 성공은 이제 빛바랬다. 2021년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이 떠난 이후 울버햄턴은 6명의 정식 감독, 스티브 데이비스 대행까지 포함하면 7명의 감독을 거쳤다.
누누 감독 체제에서 울버햄턴은 2018년 승격 이후 두 시즌 연속 7위, 유로파리그 8강, FA컵 4강이라는 성과를 냈으나, 그가 13위로 팀을 떠난 후 브루노 라즈 체제에서 10위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13위, 14위, 그리고 지난 시즌 16위, 올 시즌 강등까지 계속해서 쇠퇴, 추락해 왔다.
강등은 예고된 수순이었다. 팬들은 일찌감치 "1대0으로 챔피언십에 간다"는 노래를 부르며 강등의 운명을 받아들였고, 클럽 내부적으로도 한 달 전 이미 강등을 예견했다.
개막 후 19경기 무승이라는 프리미어리그 신기록을 세운 뒤 1월 웨스트햄전에서 거둔 첫 승은 실낱같은 희망을 주었으나, 이어진 에버턴, 뉴캐슬전 무승부와 본머스전 패배로 기적적인 반전의 가능성은 사라졌다.
이에 따라 울버햄턴은 겨울 이적 시장 막판에 스트란 라르센을 4800만 파운드에 크리스탈 팰리스로 매각하고, 다음 시즌 챔피언십을 대비해 앙헬 고메스와 아담 암스트롱을 영입하며 조기 재건 작업에 착수했다.
강등에도 불구하고 울버햄턴의 재정 상태는 안정적이다. 2024~2025 회계연도 손실액은 1530만 파운드로 전년도(1430만 파운드)보다 소폭 늘었을 뿐이다. 이는 마테우스 쿠냐와 라얀 아이트-누리 등을 매각하며 거둔 1억 1700만 파운드의 이적 수익 덕분이다.
주앙 고메스, 안드레 등 핵심 미드필더와 18세 유망주 마테우스 마네의 이탈이 예상된다. 계약이 만료되는 맷 도허티와 임대생 앙헬 고메스의 거취도 불투명하다. 에드워즈 감독은 지난겨울 영입에 실패했던 토리노의 공격수 체 아담스 영입을 다시 추진할 계획이다.
울버햄튼은 이제 5경기를 남겨두고 있으며, 유종의 미를 준비해야 한다. BBC는 '에드워즈 감독 역시 과거 루턴 타운에서의 실패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팬들은 그가 팀을 개선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강등권에서 탈출하지 못한 점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고 썼다. '에드워즈는 루턴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상황을 잘 통제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챔피언십으로 내려간 울버햄튼이 곧바로 프리미어리그에 복귀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의 시행착오가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이적 시장에서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2026-04-21 08:2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