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최강 커피는 캐슬파크지!" '수워너'정지영 커피가 수원FC를 후원하는 이유[직격인터뷰]
[수원=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수원FC '캐슬파크' 홈경기가 있는 날이면 늘 1층 로비엔 커피향이 넘쳐난다. 커피컵엔 수원FC 구단을 상징하는 빨강, 파랑 로고가 새겨져 있고, 여름엔 머릿속까지 쨍해지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겨울엔 꽁꽁 얼어붙는 손을 녹여주는 따뜻한 커피가 항시 대기중이다. K리그 전구단을 통틀어 커피만큼은 수원FC가 최고라는 찬사가 나온다.'메이드인 수원' 커피의 자부심, 정지영커피로스터즈가 홈경기 때마다 제공하는 커피다. 축구장에서 만나는 명품 커피맛에 한번 놀라고, 매경기 로비에서 직접 커피를 따라주고 얼음컵을 챙겨주던 청년이 알바생이 아니라 '86년생 젊은 CEO' 정지영 대표였단 사실에 두번 놀라고, 정 대표가 매월 수원FC에 10만원 이상을 후원하는 비즈니스클럽 회원이라는 사실에 세번 놀라게 된다.
수원FC의 홈경기 전 '참새방앗간'처럼 로비에 들렀다 만난 정지영 대표는 'K리그 최고 커피'라는 '엄지척' 찬사에 활짝 웃었다. 수원FC를 후원하는 이유는 분명했다. 정 대표는 초중고를 수원에서 나온 토박이다. 지리학도였던 대학 시절 여행을 즐기다 2008년 동네 카페를 오픈했고, 2017년 수원의 대표 카페, 세계적인 카페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행궁동에 '정지영 커피로스터스 1호점'을 열였다. "가장 로컬적인 것이 가장 글로벌적인 것"이라는 믿음이다. 이달 초 7호점을 오픈한 정 대표는 "정지영 커피로스터즈는 수원 지역사회에서 시작한 카페다. 최대한 '로컬'을 강조해, 수원 지역의 대표 카페가 되자는 뜻에서 수원 행궁동에서 시작했다. 행궁동은 올드타운이자 상징적인 지역이다. 지역성을 강조하는 것이 가장 글로벌한 것이라는 마인드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가게가 늘어나고 여유가 생기면서 후원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기왕이면 시민구단인 수원FC를 후원하는 것이 지역사회에 대한 진정성과 애정을 표현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축구엔 문외한이었다. "어린 시절 샤샤, 고종수, 데니스가 맹활약하던 수원 삼성 경기를 직관한 게 전부"였던 그는 수원FC에서 다시 축구를 보기 시작하면서 축구의 매력에 푹 빠졌다. "너무 재밌다. 매경기 온다. 왜 그렇게 축구에 열광하는지 몰랐는데 어느새 내가 그렇게 하고 있더라"며 웃었다. "수원 사람들을 이곳에서 다 만나다보니 애정이 더 생기고, 후원을 하다보니 자부심도 더 생긴다"고 했다.
정지영커피로스터즈의 철학은 최순호 수원FC 단장이 꿈꾸는, 수원시민이 참여하고 수원시민이 팬이 되고 주인이 되는 진정한 시민구단의 모델과도 맞닿아 있다. 수원FC 후원회는 월 1만원을 내는 시티즌클럽, 월 5만~10만원을 내는 비즈니스클럽, 100만원 이상을 일시불로 내는 밀리언클럽으로 구분된다. 현재 시도 재정에만 의존하는 K리그 시도민구단을 '지자체 구단'이라고 주장하는 최 단장은 수원FC가 진정한 시민구단이 될 수 있도록 '시민회원 3만명' 시대를 목표로 열일중이다. 정 대표는 매월 수원FC에 10만원 이상을 후원하는 수원 시민이자 비즈니스클럽 멤버다. 최 단장도, 김은중 수원FC 감독도 직접 내린 드립커피를 즐기는 '커피 마니아'이니 커피, 축구, 수원FC는 통하는 바가 있다.
매경기 직관을 즐기는 정 대표는 "후원을 하다보니 승리했을 때 기쁨이 더 크더라. 스폰서로서 자부심도 크다. 물론 져도 다음 경기는 이기겠지라는 기대감으로 꼭 온다"며 웃었다. "올해부터 수원구장 컵 디자인을 새로 했다. 로고 플레이 디자인도 직접 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만족스럽다"고 했다.
'수원 핫플' 정지영커피로스터 행궁 본점은 연일 만원이다. 시그너처 메뉴 '코코넛 라떼'는 100만잔 판매를 훌쩍 넘겼다. 카페에서 판매하는 '감성만점' 굿즈에 새겨진 '위아 수워너(WE ARE SUWONER)' 카피에는 수원 토박이 CEO의 '수원'부심이 묻어난다. "미국 호텔체인 에이스 호텔에 숙박한 적이 있는데 호텔에서 지역 브랜드 상품을 어매니티로 배치하는 부분, 지역적 색채가 담긴 굿즈가 인상깊었다. 카페를 운영하게 되면 나도 꼭 그렇게 하고 싶었다"고 했다. "우리 카페의 슬로건으로 지역 사회에 대한 애정을 담은 '수워너(SUWONER)'라는 단어를 고안해 특허, 상표권 등록을 했다. '위아 수워너', 우리라는 느낌을 강조하고, 관광객들과 시민들에게 '수워너'의 자부심을 전하고 싶었다. 지역 사회와 함께 하는 카페라는 목적도 전달하고 싶었다"고 했다.
"'위아 수워너'를 처음 쓸 땐 어색했는데 9년째 쓰다 보니 호응도 높고 다들 좋아해주신다. 외국인들도 티셔츠, 굿즈를 많이 사가고 해외 택배 주문도 많다"며 뿌듯해 했다. 수원FC와 '위아 수워너'의 '콜라보' 가능성에 정지영 대표는 "너무 좋다"며 반색했다. "수원FC 구단에도 너무 잘 맞는다. 콜라보에 열려 있다. 적극적으로 하고 싶다. 굿즈는 늘 달고 다니면서 보게 되니 홍보효과도 크다. 지역사회와 구단이 팀이 돼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수원FC 구단은 기업구단에 비해 재정도 넉넉지 않지만 시민구단 중엔 끈끈하고 탄탄한 성과를 이어가는 팀이다. 1군 역사가 엄청 길진 않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선 계속 성장할 수 있는 팀이다. 정지영 커피와 함께 성장하는 팀이라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만 39세 커피 CEO의 궁극적인 꿈은 무엇일까. "지금처럼 수원 지역사회, 수워너들과 함께하면서 '대전 성심당'처럼 '수원'하면 '정지영 커피'가 떠오르게 하는 브랜딩을 하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정지영커피 로스터즈는 16일 울산전 등 수원FC 홈경기 때마다 수원 행궁본점, 장안문점, 화홍문점에서 음료 50% 할인 이벤트도 진행중이다. 어느새 축구에 진심이 돼버린 커피청년 CEO는 '샤프볼'이 안방에서 승승장구(3연승)하는 요즘 더욱 즐겁다. "수원FC가 이렇게 꾸준히 나아간다면 우리도 상스(상위 스플릿)에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수원FC 파이팅!"을 외쳤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2025-08-19 10:3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