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예산 속 이정협 김주원 오재혁 유상훈, 후이즈, 알리바예프 등을 더한 성남은 강력한 플레이오프(PO) 진출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초반부터 부진을 이어갔다. 감독만 두번이 바뀌었다. 이기형 감독에서 최철우 감독대행으로, 최 대행에서 전경준 감독으로 지휘봉이 옮겨갔다. 성남은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고, 결국 최종 순위는 충격의 '꼴찌'였다.
2025시즌, 성남은 환골탈태했다. 5위에 오르며 가을 축구 무대를 밟았다. 4위 서울 이랜드와의 준PO에서 1대0으로 승리하는 이변을 일으키며 PO까지 나선 성남은 3위 부천FC와 0대0으로 비기며 아쉽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K리그2 PO는 무승부시 정규리그 상위권팀이 다음 라운드에 나선다. 후이즈-신재원, 두 에이스의 부재에도 놀라운 경기력을 보인 성남은 큰 찬사를 받았다.
달라진 성남의 중심에 '지니어스 매직'이 있었다. 전남 드래곤즈 시절부터 탁월한 용병술로 '지니어스'라 불린 전경준 성남 감독은 올 시즌 더욱 원숙해진 지도력을 앞세워 드라마를 썼다. 사실 겨울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성남은 허리띠를 졸라맸다. 선수 보강도 쉽지 않았다. 전 감독은 후방 코어 다지기에 집중하며, 충북청주에서 수비수 베니시오, 브라질에서 미드필더 사무엘을 데려오는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전 감독의 해법은 '포지셔닝'이었다. 선수들에게 포지션별 맞춤 역할을 줬다. 그 속에서 선수들의 장점을 십분 살렸다. 전 감독은 지난 시즌 후반기 주도하는 축구를 실험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선수들의 성향을 완벽하게 파악한 전 감독은 스타일을 바꾸며, 선수들이 가장 잘할 수 있게 역할을 조정했다.
공격수 후이즈에게는 탁월한 연계 능력을 살려 미드필드 싸움에 가담시켰고, '윙백' 신재원은 크로스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비대칭 전형을 통해 수비 부담을 덜어줬다. 맨투맨에만 장점을 보이던 베니시오도 빌드업 작업에 적극 관여시키며, 다른 플레이를 할 수 있게 했다. 공교롭게도 이 세 선수는 모두 K리그2 시즌 베스트11에 선정됐다. 전 감독의 작품이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초반 무패행진이 깨진 후, 설상가상으로 부상자까지 속출하며 순위가 9위까지 내려갔다. 전 감독은 전술로 위기를 넘겼다. '왼쪽 풀백' 정승용을 한칸 아래 배치하며 수비의 안정화를 꾀했다. 여기에 프레이타스와 레안드로를 영입해 중원과 공격진에 힘을 불어넣으며, 반등의 기틀을 마련했다. 13경기 무패를 달리며 순위를 다시 올린 성남은 막판 5연승에 성공하며 극적으로 준PO 진출에 성공했다.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선수들과 유대감을 높인 것도 주효했다. 전 감독은 "뒤에서 불만 드러내지 말고 할 말 있으면 직접 찾아오라"는 메시지를 전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전 감독의 방을 직접 두드리는 선수들이 제법 늘어났다. 축구적으로, 생활적으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해결법을 찾자, 선수들도 전 감독에 더욱 마음을 열었다.
전 감독은 올 시즌 성남의 물줄기를 바꿨다. 그럼에도 "여전히 성남의 축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전 감독, 그래서 다음 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성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