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안성기, 암투병에도 촬영 강행했지만.."대사 소화 못해, 유작될까 두려웠다" ('안성기')[종합]
[스포츠조선 이게은기자] 고(故) 배우 안성기의 유작 촬영 비하인드가 공개돼 먹먹함을 더했다.
9일 SBS '늘 그 자리에 있던 사람, 배우 안성기'가 전파를 탔다.
안성기는 지난 5일 오전 9시에 별세했다. 향년 74세. 지난달 30일 자택에서 식사를 하다 음식물이 목에 걸린 채 쓰러져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이겨내지 못했다.
안성기의 빈소를 찾은 죽마고우 가수 조용필은 "갑자기 친구가 이렇게 돼서 너무나 안타깝다. 하고 싶은 게 아직도 굉장히 많을 텐데... 아주 좋은 친구다. 성격도 좋다. 성기야 또 만나자"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가까운 후배 박중훈은 "존경하는 선배가 떠나셔서 슬프다. 선배님과 영화를 찍은 것도 행운이지만 그런 인격자에게 좋은 영향을 받아 감사하게 생각한다. 슬픔을 표할 길이 없다"라며 애도했다.
안성기는 "힘이 닿는 데까지 영화를 하며 계속 (대중) 곁에 있고 싶다"라며 연기에 대한 여전한 열정을 밝혔던 바. 또 "저는 국민 배우가 맞는 것 같다. 팬클럽은 없지만, 모든 국민이 팬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잘 살길 바라는 마음이신 것 같다. 저 역시 거기에서 벗어나지 않고 배우로서 착실하게 잘 살아야겠다"라는 생전 인터뷰도 공개돼 먹먹함을 더했다.
안성기와 액션 스쿨을 다니며 트레이닝을 받았다는 한예리는 "선배님은 지각도, 빠지는 일도 없으시고 늘 성실하셨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선배님이 안 좋아지신 후 '제가 뭐 하고 있어요. 보고 싶어요'라고 연락을 하면 '그런 자리를 가줘서 고맙다'라고 해주셨다. 마음 아팠던 것 중 하나는 '나도 너무 가고 싶다'라고 말씀하신 거다. 왜 이렇게 빨리 가셔서..."라며 눈물을 쏟았다.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입을 모아 안성기가 늘 스태프들의 노고를 감사히 여기고, 권위를 내려놓은 채 현장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어줬다고 전했다. 단역 배우에게도 따뜻했다고.
안성기의 유작은 혈액암 투병 중 촬영한 영화 '탄생'이 됐다. 박흥식 감독은 "첫 촬영을 할 때 대사가 굉장히 길었다. 첫 번째 문장은 잘 소화하셨지만, 두 번째 문장이 안 나왔다. 재촬영을 해도 그랬다"라며 결국 대사는 오디오 녹음으로 대신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모니터를 보면서 펑펑 울었다. '이게 선배님의 마지막 작품이 되는 게 아닌가' 두려움이 몰려왔다. 그래도 미동도 없이 꿋꿋하게 그 자리에 앉아계셨다"라고 떠올렸다.
한편 안성기의 영결식은 오늘(9일) 서울 명동성당 파밀리아 채플에서 진행됐다. 임권택 감독,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배우 정우성, 이정재, 현빈, 정준호, 박상원, 변요한 등 각계 인사 600명이 참석해 눈물 속에 고인을 배웅했다.
안성기는 69년간 170여 편의 작품에 출연하며 국민 배우로 큰 사랑을 받았다. 2019년 혈액암 진단을 받은 후 이듬해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재발한 바 있다.
joyjoy90@sportschosun.com
2026-01-09 22:0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