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순재 빈소, 연예계 조문 행렬로 '발 디딜 틈 없이'..."작년부터 힘드셨다" 오열
[스포츠조선 김수현기자] 현역 최고령 배우로 활약해온 배우 이순재와의 이별에 많은 이들이 고인의 마지막을 애도하러 빈소를 방문했다.
故 이순재는 25일 새벽 별세했다. 향년 91세.
이순재는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연기활동을 시작해 지난해까지 드라마와 연극을 통해 관객들을 만나며 국내 최고령 현역 배우로 활동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고, 올해 초 '2024 KBS 연예대상'에서 드라마 '개소리'로 대상을 받으며 마지막 공식석상에 섰다. 이후 4월 한국PD대상에는 불참했다.
전설로 남을 대배우와 갑작스러운 이별에 방송계 인사부터 정재계까지 애도의 뜻을 전했다.
빈소에는 수많은 후배와 동료들이 고인과 이별하기 위해 찾아왔다. 배우 송승헌, 김영광, 줄리엔강 후배들부터 원로 배우 김성환, 김영철, 장용, 박상원, 유동근, 이계진, 이한위, 김학철 등도 침통한 얼굴로 방문했다.
나영석PD는 특히 고인과 더욱 깊은 인연으로 비통함을 전했다.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 라이브 방송에서 "제가 이순재 선생님하고 인연을 맺은 건 10년이 넘었다. 제가 여기 tvN으로 이적해서 첫 번째로 만든 작품이 '꽃보다 할배'라는 작품이었다"며 "그뒤로도, 마지막 2018년까지 함께 했다. 방송이 끝나고 나서도 어르신들 연극 무대로 많이 찾아뵙고 식사도 했었는데 그런 소식을 듣고 나니까 경황이 없었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거 끝나면 조문을 가야 하는데 아직 못 뵀다. 선생님이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었다. '내가 힘 닿는 날까지 무대에서 내려오고 싶지 않다'고. 그 말씀이 갑자기 생각 나면서 제가 오늘 일을 하고 있다는 걸 감사하고, 할 수 있는데까지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남겨진 저희가 할 수 있는 조문의 방식이라 생각했다. 라이브를 하고 조문을 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미국에 있는 PD에게도 연락이 왔다. 다른 PD들과 '꽃할배' 팀들, 이서진 형까지 해서 다같이 인사드릴 예정이다"라 했다.
또한 빈소를 찾은 박술녀는 직접 고인의 상복을 준비했다고 전하며 "(이순재 선생님이) 아픈 것을 알고 있었다. 작년부터 많이 힘들어하신 걸로 알고 있다"고 담담히 말했다.
이어 "음식을 잘 드시지 않아 사모님께서 걱정을 많이 하셨다. 상태가 더 안 좋아지신 건 올해 초라고 들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박술녀는 이날 유족의 상복과 고인의 수의를 직접 챙기며 각별한 인연을 드러냈다.
KBS는 故 이순재를 추모하며 추모 공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유족 측이 일반 시민의 빈소 조문을 받지 않기로 한 가운데, KBS가 별도의 분향소를 마련하기로 한 것.
KBS 측은 "KBS는 오늘(25일) 새벽 영면에 드신 이순재 선생님과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합니다. '최고령 현역 배우'이셨던 고인은 한평생 열정적인 연기 활동으로 대한민국 드라마의 역사를 써오신 분이십니다. 고인은 우리나라에 컬러TV가 보급되기 전인 1965년 TBC 1기 전속 배우로 방송 드라마 연기를 시작하셨으며, 방송 기술의 발전과 함께 대한민국 TV 드라마의 품격을 크게 향상시키는데 평생 기여하셨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식 계정을 통해 이순재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하면서 "한평생 연기에 전념하며 대한민국 문화예술의 품격을 높여오신 선생님은 연극과 영화, 방송을 넘나들며 우리에게 웃음과 감동, 위로와 용기를 선사해 주셨다"면서 "모든 세대를 아우르며 사랑받은 예술인이자 국민배우였던 선생님을 오래도록 기억하겠다"고 근조화환을 보내는 등 진심으로 추모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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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6 05:3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