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구준엽 "희원이는 더 힘들게 누워있는데"…폭우 속 1주기 조각상, "보고싶다, 죽도록"→대만 울렸다[SC이슈]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구준엽의 고 서희원에 대한 애달픈 마음이 대만은 물론 대한민국까지 울리고 있다.
폭우가 쏟아지는 날에도 늘 묘역을 찾고 있고, 지난 2일 1주기를 맞아 제작한 추모 조각상은 대만 현지 매체들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희원이는 저보다 훨씬 더 힘들게 누워있는데 제가 안 올 수가 있나"
3일 오후 8시30분 방송되는 KBS2 '셀럽병사의 비밀'은 현실에서는 좀처럼 일어나기 힘든 '첫사랑과의 재회'를 이뤄낸 구준엽과 고 서희원 부부의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다. 프로그램은 1990년대 대만을 휩쓴 '원조 한류' 클론의 전성기부터 짚는다. 당시 대만 예능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사랑에 빠졌지만 현실의 벽 앞에서 이별해야 했다. 그러나 20년 뒤 한 통의 전화로 다시 연결되면서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재회'가 완성됐다. 사연이 알려진 뒤 대만에서는 "첫사랑과 재회하려면 20년 동안 전화번호를 바꾸지 마라"는 말까지 유행했다고 전해졌다. 김이나는 "진공 상태로 보관돼 있던 감정이 '뽁' 소리와 함께 터진 느낌"이라고 말했고, 효정은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다"고 반응했다.
하지만 행복은 길지 않았다. 서희원은 일본 여행 중 가벼운 미열로 시작된 증상이 짧은 시간 안에 악화돼 세상을 떠났다. 이후 확인되지 않은 가짜 뉴스와 자극적인 루머가 확산되며 논란이 이어지기도 했다.
웹소설 '중증외상센터'의 작가이자 이비인후과 전문의인 이낙준은 의학적 관점에서 서희원의 폐렴이 유독 치명적이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선천성 심장 질환인 '승모판 일탈증'과 과거 출산 당시 혼수상태로 이어졌던 '자간전증(임신중독증)' 이력이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낙준은 심장 기저질환 환자에게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치명적인 연쇄 반응을 설명하며 "왜 '단순 감기'처럼 넘어갈 수 없었는지"를 짚었다.
제작진은 1주기를 맞아 서희원이 안치된 대만 진바오산 묘역을 직접 찾았다. 장도연은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구준엽의 근황을 전하며 끝내 눈물을 쏟았다. 폭우 속에서도 묘역을 찾은 구준엽은 "희원이는 저보다 훨씬 더 힘들게 누워있는데 제가 안 올 수가 있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척해진 모습으로 매일 묘역을 찾으며 '마지막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희원의 영원한 궤도"…대만 매체들, 추모 조각상 집중 조명
구준엽의 애도는 '추모 조각상'으로도 표현됐다. 대만 방송과 일간지들은 "개인적 애도를 예술적 조형물로 구현한 사례"라며 비중 있게 다루는 중이다. 대만 TTV는 2일 "서희원 사망 1주기인 이날 신베이시 진바오산에서 기념 조각상 제막식이 진행됐다"고 보도하며, 조형물의 공식 명칭이 '熙媛的永恒軌道(희원의 영원한 궤도)'라고 전했다. TTV는 "고인을 중심으로 한 '영원한 동행'의 개념을 담고 있다"며 "총 9개의 큐브로 구성돼 있으며 각 큐브가 일정한 간격과 각도를 유지한 채 배치됐다. 행성이 궤도를 따라 움직이듯 고인을 중심으로 기억과 사랑이 이어진다는 의미를 시각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FTV는 색채에 주목했다. "조형물 전반에 분홍색 계열이 사용됐는데, 이는 대중이 기억하는 '소녀 같은 서희원'의 이미지를 반영한 것"이라며 "구준엽이 디자인 과정에 깊이 관여했고, 인위적인 웅장함보다 부드럽고 개인적인 감정을 강조한 형태"라고 덧붙였다.
중국시보는 "조형물이 특정 방향을 향해 있으며 각도가 '208도'로 설정돼 있다"고 전했다. 단순한 미적 선택이 아니라 두 사람의 관계와 시간을 상징하는 개인적 수치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것. 비문 전반 역시 '영원한 동행'과 '지속되는 기억'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덧붙였다.
현장 분위기는 대만 여성신문과 TVBS 등이 전했다. 여성신문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차분하게 진행됐고, 구준엽과 서희원의 어머니, 여동생 서희제 등 가족이 참석해 묵묵히 고인을 기렸다"며 "행사는 공개적이기보다는 조용한 추모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보도했다. TVBS는 "서희제가 조각상 앞에서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전하는 장면이 담겼다"며 "유족과 지인들이 발언을 최소화한 채 짧은 묵념으로 뜻을 전했다"고 했다.
지인들의 동행도 이어졌다. 대만 스타뉴스는 "클론 멤버 강원래가 휠체어를 타고 제막식에 참석했다"고 전했고, 중천신문은 "연예계 지인들이 다수 모습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태보는 "거대한 추모비가 아닌 한 사람의 사랑을 담은 개인적 기념물"이라며 "음악인 출신 구준엽의 미술적 감각과 감정 표현이 결합된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대만 언론들은 공통적으로 "조각상은 공개 직후부터 '애도의 방식' 자체로 주목받고 있다"며 "고인을 기억하는 상징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구준엽, 손편지로 전한 고백…"죽도록 보고 싶어"
구준엽은 1주기를 맞아 SNS에 손편지 형식으로 심경도 전했다. 그는 "나의 영원한 사랑, 나의 모든 것 희원이에게"라는 제목으로 "희원아, 거긴 어떠니? 춥진 않은지, 덥진 않은지. 오빠는 언제나 걱정이다"라며 "텅 빈 방 침대 한구석에 멍하니 앉아 있을 때면 아직도 현실인지 꿈인지…꿈이길 바라면서 가슴이 먹먹해지고 아파온다"고 적었다.
이어 "무거운 몸을 일으켜 '오늘은 어떤 음식을 만들까, 무얼 만들어야 네가 좋아할까' 하면서 음식을 싸 들고 진바오산으로 운전해 갈 때면 너의 그리움에 한없이 눈물이 흐른다"고도 했다. 구준엽은 "미안해. 오빠가 이렇게 약한 모습 보여서. 하지만 이것이 너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는 마지막 방법이야.이해해 주길 바란다"며 "우리 희원이..희원아. 우리 다음에 만나면 영원히..영원히 같이 있자. 보고 싶다. 너무 보고 싶다. 죽도록 보고 싶다. 너의 영원한 광토 오빠. 준준이가"라며 글을 맺었다.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2026-02-03 11:1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