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쾌거! '18세 소녀'가 해냈다...부상도 막지 못한 유승은, 빅에어 사상 첫 동메달 韓설상 첫 여자 메달 주인공 '우뚝'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고딩 보더' 유승은(18·성복고)이 제대로 사고를 쳤다.
유승은은 10일(이하 한국시각)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 파크에서 열린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8일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서 김상겸(37·하이원)이 은메달을 획득한데 이어, 이번 대회 대한민국의 두번째 메달이었다. 유승은은 1, 2차 시기 합계 171.00점을 얻었다. 빅에어는 1, 2, 3차 시도를 한 뒤 가장 높은 점수의 두 시도를 합산한 점수를 기준으로 메달리스트를 가린다. 이때 가장 높은 점수 2개는 반드시 점프가 서로 다른 방향이어야 한다.
유승은은 쾌조의 컨디션으로 일찌감치 메달을 확정지었다. 9번째로 뛴 유승은은 1차 시기에서 백사이드 트리플콕 1440도 기술을 완벽하게 성공시켰다. 점프 높이는 5.5m, 점프 거리는 29.2m에 달했다. 공중에 무려 2.3초간 머물렀다. 87.75점을 받으며 2위에 올랐다. 2차 시기도 완벽했다. 프런트사이드 트리플콕 1440도 기술을 멋지게 마무리했다. 1, 2차 시기 합계 171.00점을 받으며 1위로 올라섰다. 점프 높이는 5.8m로 더 높아졌고, 점프 거리도 29.0m였다. 유승은은 보드를 던지며 완벽 연기를 자축했다.
운명의 3차 시기. 유승은은 마지막 주자로 나섰다. 앞서 뉴질랜드의 조이 사도스키 시노트가 172.25점, 일본의 무라세 코코모가 179.00점을 받으며 유승은을 뛰어넘었다. 이미 포디움을 확정지은 상황. 금메달을 위해서는 앞선 점프보다 8.25점이 더 필요했다. 유승은은 승부수를 띄웠다. 2차 시기에 시도한 프런트사이드를 택했다. 그는 트리플콕 1440도를 시도했지만, 착지에서 미끄러졌다. 20.75점에 그쳤다. 유승은은 171.00점을 유지하며, 최종 3위에 올랐다.
대한민국 스노보드 프리스타일 역사상 첫번째 메달이었다. 대한민국은 앞서 평형대회전에서만 두 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유승은은 한국 여자 빅에어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에 참가했다. 남자 선수 포함 아무도 이뤄내지 못한 최초의 결선 진출을 이뤄낸데 이어, 메달까지 목에 걸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대회 전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유승은은 지난해 12월 미국 콜로라도주 스팀보트 스프링스에서 열린 월드컵에 나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금메달을 딴 오니쓰카 미야비(일본)와의 차이는 불과 0.75점이었다. 한국 선수가 빅에어 종목에서 월드컵 은메달을 수확한 것은 유성은이 처음이었다. 무려 3차례의 부상과 2번의 부상, 1년 2개월의 긴 시련을 뚫고 얻어낸 쾌거였다.
놀라운 상승세에 도박사들도 그를 주목했다. 유럽 스포츠 베팅 업체는 유승은을 금메달 유력 후보로 꼽으며, '배당 대비 가치가 가장 높은 언더독'이라고 했다. 시간이 갈수록 유승은에 대한 배당은 낮아졌다. 그를 금메달 후보 2위로 꼽는 곳도 있었다.
예상대로였다. 유승은은 예선부터 펄펄 날았다. 9일 펼쳐진 예선에서 합산 166.50점으로 29명 중 4위를 기록, 상위 12명에 주어지는 결선행 티켓을 잡았다. 유승은은 예선 1차 시기에서 17번째로 출전해, 백사이드 더블콕 1080도 기술을 큰 실수 없이 펼쳐 80.75점을 받았다. 6위에 올랐다. 2차 시기에선 프런트사이드 더블콕 1080도 기술를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77.75점을 받았다. 전체 선수 성적에 비춰봤을 때 이 점수만 해도 결선 진출은 가능한 상황.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나선 유승은은 3차 시기에서 1차 시기 기술의 난도를 높였다. 회전 수를 반 바퀴 더해 백사이드 더블콕 1260도를 구사했다. 착지 후 양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고득점을 확신한 유승은은 88.75점을 획득했다. 이날 예선에서 세번째로 높은 기록이었다. 2차와 3차 시기를 더해 166.50점을 기록하며 결선에 진출했다.
유승은은 결선에서 생애 첫 올림픽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침착한 경기력을 보였다. 지난 1년 사이 발목 복사뼈 골절, 팔꿈치 탈골, 손목 골절 등의 부상을 연달아 당하면서도 쓰러지지 않았던 유승은은 최고의 무대에서 마음껏 기량을 발휘했다. 빅에어는 30m 넘는 슬로프에서 활강해 대형 점프대에서 도약, 점프와 회전, 착지, 비거리 등을 겨루는 종목이다. 특히 플립(공중제비)을 수행하는 도중 보드를 움켜쥐면 난도가 높아지고, 이는 고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깔끔한 착지나 여유로운 트릭 수행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2018년 평창 대회에서 처음 정식 종목이 됐다. '강심장' 유승은은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2026-02-10 07: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