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선수처럼 "수비 라인 내려"→"고등학교 가서도 할래요" 그라운드서 진짜 재미 찾은 '사커걸즈'
"고등학교 가서도 하고 싶어요."
피구, 배구에 그치지 않고 축구까지 영역을 넓힌 학교체육은 벌써 다음 해를 기약할 만큼 즐거운 활동이 됐다. 조연지 불로중 교사가 이끄는 여학생축구팀 '인서트'는 2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5 학교체육대상' 시상식에서 여학생 축구 활성화 부문 대한축구협회장상을 받았다. 학생들은 각자의 등번호와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시상식장에 등장했다. 목발까지 짚으며 시상식에 참여하는 열정을 보였다.
대한축구협회는 2019년부터 여자축구 활성화를 위해 '여학생 축구 활성화 대상'을 수여하고 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직접 시상식장에 방문해 학교체육에서 열을 쏟아 축구를 경험하는 학생들을 격려하며 상을 수여했다. 학생들을 향한 정 회장의 인기도 시상식장을 가득 채웠다. 시상식 이후에도 정 회장의 곁에서 사진과 사인을 요청하는 학생들이 넘쳐났다. 정 회장은 "학교체육 활성화를 위해 모두가 이렇게 노력해줘서 감사하다. 월드컵, 올림픽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이 학교체육 활성화라고 생각한다. 더 큰 행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서트'의 시작은 대한축구협회에서 진행한 '킥키타카(Kicki-taka) FC' 여학생 축구교실 사업을 통해 비롯됐다. 킥키타카FC 여학생 축구교실은 2025년 처음 시행됐으며, 불로중을 중심으로 서울, 경기, 인천 지역의 거점학교 22곳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불로중을 중심으로 당하중, 인천아라중, 신현여자중, 가현중의 학생들도 참여했다. 인천 지역 여학생들의 체육 참여 문화를 확산하는 과정에 일조했다. 단순히 학교에 그치는 것이 아닌 학교와 지역이 함께 하고, 연계되어 지속 가능한 체육 모델을 구축했다.
조 교사는 "인천 지역에는 풋살팀밖에 없었다. 축구를 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없었다. 대한축구협회에서 사업을 통해 참여하면서 60여명의 학생들이 지원해줘 선발 테스트를 통해 아이들을 모았다. 그동안은 기회조차 없었다. 이번 거점형 축구 교실을 운영하며 학생들도 너무 좋아하고, 축구에 대한 열망을 해소할 좋은 기회가 됐다"고 밝혔다. 이제 한 해를 보내며 실력과 경험을 쌓고 있는 아이들이지만, 벌써부터 축구 용어가 익숙해지고 있다. 조 교사는 "말하는 것부터 달라졌다"며 "축구를 가르칠 때 지도했던 부분, 축구 관련 용어들을 아이들이 직접 이야기 한다. '수비 라인을 내려' 등 여러 외치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뿌듯하다. 이런 경험을 통해 단기간에도 축구 관련 지식을 습득하고, 축구를 보는 안목도 늘어난다. 생활체육으로 발전하며, 축구에 대한 인기 측면에서도 효과가 좋으리라 기대된다"고 했다.
학생들도 축구라는 영역에 발을 들이며 더욱 적극적으로 학교체육 영역에서 뛰어놀 수 있었다. 이가은양은 "서로 다른 조각이 모여, 열정이 하나 돼 팀을 만든다는 의미다"라고 팀명인 '인서트'의 의미를 밝혔다. 학교체육으로서 축구를 접하며 재미의 영역을 넓혔다. "축구가 재미있을 것 같았는데, 선생님이 도움을 주셔서 신청하게 됐다. 2025년 5월부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풋살보다 어렵고 재미없을 것 같았던 축구가 잘 알려주셔서 재밌어졌다"고 밝혔다.
한 해를 쌓은 소중했던 추억, 학생들은 이미 내년 축구까지도 마음 속으로 예약해두며, 학교체육을 이어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가은양은 "고등학교에 가서도 하고 싶어요. 축구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됐고. 더 잘하게 됐으니까. 다른 학교에 가서도 하고, 다른 친구들에게도 도움을 주고 싶어요"며 활짝 웃었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2025-11-20 17:1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