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민족의 최대 명절 설날을 앞두고 장거리 이동을 계획하는 이들이 많다. 고향 방문은 물론, 바쁜 일상으로 미뤄뒀던 해외여행을 떠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설 연휴 기간에는 비행기, 기차, 버스, 자동차 등에서 장시간 좁은 공간에 머무는 일이 불가피하다. 이때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이다. ◇장시간 차 타거나 의자에 앉아 있어도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 발생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의 의학적 명칭은 '심부정맥 혈전증'이다. 비행기 이코노미석처럼 비좁은 좌석에 오래 앉아 있는 상황에서 다리에 혈전이 잘 생긴다고 알려지면서 붙은 이름이다. 하지만 혈전은 비행기 안에서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장시간 자동차를 운전하거나 기차, 버스를 오래 타는 경우, 또는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는 생활 습관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심부정맥 혈전증은 다리 깊은 곳에 위치한 정맥에서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혈전이 형성되는 질환이다. 오랫동안 움직임이 없으면 다리 정맥의 혈류 속도가 느려지고, 혈액이 정체되면서 혈전이 생기기 쉬워진다. 주로 종아리나 허벅지 정맥에서 발생하고, 이를 방치할 경우 혈전이 혈관을 따라 이동해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변재호 교수는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거나 누워 있는 경우 혈전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며 "특히 과거 혈전 병력이 있거나 최근 수술을 받은 경우, 암 환자, 임신, 호르몬 치료 환자 등은 고위험군에 해당돼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쪽 다리만 유독 붓는다면 의심…방치하면 혈전이 폐혈관 막아 치명적 심부정맥 혈전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다리 부종, 통증, 저림이다. 한쪽 다리만 유독 붓거나, 눌렀을 때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다리 피부가 붉거나 푸르스름하게 변하고, 열감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발목을 위로 젖혔을 때 종아리 근육에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초기 증상은 비교적 경미해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쉽지만, 방치하면 혈전이 폐혈관을 막는 폐동맥 혈전색전증으로 진행돼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흉통,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진단은 증상과 병력 확인 후 초음파 검사를 통해 혈전의 위치와 크기를 확인한다. 필요에 따라 CT 검사 등 정밀 검사를 시행해 폐색전증 여부 등 합병증을 함께 평가한다. ◇몸을 자주 움직여 혈액 정체 막아야…충분한 수분 섭취도 중요 심부정맥 혈전증은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장시간 이동 시에는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는 것을 피하고, 틈틈이 자세를 바꿔주거나 일어나서 걷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자리에 앉아 있을 때도 발목을 위아래로 움직이거나 발뒤꿈치를 들었다 내리는 간단한 동작만으로도 다리 정맥 혈류를 촉진할 수 있다. 다리를 가볍게 마사지해 주는 것도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된다. 변재호 교수는 "장거리 이동 중에는 의식적으로 몸을 자주 움직여 혈액 정체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며 "평소 다리가 잘 붓거나 혈전 위험이 높은 경우에는 의료용 압박스타킹 착용도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충분한 수분 섭취도 혈전 예방에 중요하다. 물을 자주 마셔 혈액이 지나치게 끈적해지는 것을 막는 것이 좋다. 반면 커피나 술은 이뇨 작용으로 탈수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꽉 끼는 옷보다는 편안한 복장을 선택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변재호 교수는 "설 연휴같이 이동이 잦은 시기일수록 다리 부종이나 통증 같은 신호를 가볍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며 "작은 불편함이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의 시작일 수 있는 만큼, 예방 수칙을 지키고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조기에 진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2026-02-14 11:50:42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설 명절을 앞두고 가슴 통증이나 평소와 다른 증상이 나타난다면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겨울철에는 낮은 기온과 실내외 온도 차로 혈관이 급격히 수축하고 혈압이 상승하면서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의료기관 이용이 제한되는 명절 기간에는 갑작스러운 응급상황에 대비해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심근경색의 주요 증상과 치료 후 관리법 등을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강지훈 교수와 Q&A로 정리했다. -심근경색이란? ▶심근경색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혀 심장 근육(심근)이 괴사하는 질환이다. 주된 원인은 동맥경화로, 혈관 벽에 쌓여 있던 플라크가 파열되면 그 위에 혈전이 생기고, 이 혈전이 관상동맥을 막아 심장으로 가는 혈류가 갑자기 차단된다. 심근경색이 특히 위험한 이유는 심근이 한 번 괴사하면 회복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관상동맥 혈류가 막히는 순간부터 심근은 산소와 혈액을 공급받지 못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괴사 범위가 점점 커진다. 따라서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하느냐가 환자의 예후를 좌우한다. -증상은? ▶심근경색의 전형적인 증상은 가슴 중앙을 누르거나 쥐어짜는 듯한 흉통이다. 통증은 수분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많고 점점 심해질 수 있으며, 식은땀, 숨참, 메스꺼움, 어지러움, 왼쪽 어깨·목·팔로 퍼지는 방사통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서 이처럼 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일부 환자는 흉통 없이 명치 불편감이나 답답함, 소화불량 같은 느낌으로 증상이 시작될 수 있고, 등·턱·팔꿈치·왼팔 등 가슴 외 다른 부위에서만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당뇨병 환자, 고령자, 여성은 전형적인 흉통 대신 비전형적인 증상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작은 이상 신호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통증이 잠시 가라앉았다고 해서 안심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는 증상이 끝난 것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잦아든 것일 수 있으며, 심근경색 여부는 정밀검사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다. -증상 의심 시 대처법 ▶전형적인 흉통이 반복·지속되거나, 통증이 다른 부위로 퍼지는 방사통이 동반되거나, 식은땀·숨참·구역감·어지러움 같은 증상이 함께 나타나거나, 휴식 후에도 통증이 호전되지 않으면 즉시 119를 호출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스로 운전해 병원에 가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에는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편안한 자세로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다. 주변 사람에게 연락해 도움받을 준비를 하고, 가능하다면 복용 중인 약 정보를 미리 준비해 두는 것도 응급 대응에 도움이 된다. 평소 협심증 등으로 니트로글리세린을 처방받아 소지하고 있는 경우 이를 사용할 수 있으나, 사용 후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반드시 119를 불러야 하는 상황으로 봐야 한다. -진단은? ▶병원으로 이송되면 응급실에서 증상과 병력을 확인한 뒤 심전도 검사와 혈액검사를 시행한다. 심근경색 극초반에는 심전도가 정상으로 보일 수 있어, 심전도와 혈액검사를 반복적으로 시행해 진단을 확정한다. 필요에 따라 심장 초음파, CT, 관상동맥 조영술 등이 활용된다. 관상동맥 조영술은 혈관 안으로 들어가 실제 관상동맥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로, 유의하게 좁아진 부위의 발견은 치료 여부와 방법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치료 및 치료 후 관리법 ▶심근경색 치료의 기본 원칙은 막힌 관상동맥을 다시 열어주는 재관류 치료다. 환자의 상태, 막힌 혈관의 위치와 개수, 전신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 방법이 결정된다. 대표적인 치료법은 스텐트 시술이다. 스텐트 시술은 가슴을 절개하는 수술이 아니라, 손목의 요골동맥이나 사타구니의 대퇴동맥을 통해 가느다란 관을 삽입해 관상동맥까지 접근한 뒤 막힌 부위를 넓히는 시술에 가깝다. 시술 후에는 혈관이 다시 좁아지지 않도록 스텐트가 혈관 안쪽에서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다만 치료가 항상 같은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치료 전략은 혈관 상태와 환자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환자별로 개별화되며, 경우에 따라 약물치료를 중심으로 접근하거나 수술적 치료가 더 적합할 수 있다. 시술 이후에는 재발 방지를 위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항혈소판제는 스텐트 혈전증과 재발을 예방하는 핵심 약물로, 환자가 임의로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치료 초기에는 상대적으로 합병증 위험이 크기 때문에 약물 복용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생활 관리에서는 금연이 가장 중요하다. 운동은 심장재활의 개념으로 무리하지 않게 시작해 점차 강도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며, 주 3회 이상 한 번에 30분 정도 꾸준히 시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식사는 저염식과 균형 잡힌 식사를 기본으로 하되, 지나친 제한보다는 장기간 지속할 수 있는 방식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지훈 교수(순환기내과)는 "심근경색은 몇 시간의 차이가 예후를 좌우하는 질환이다. 통증이 잠시 가라앉거나 '조금 더 지켜보자'고 판단하는 사이에도 심장 근육 손상은 계속 진행될 수 있다"며 "특히 의료기관 이용이 제한되는 명절 기간에는 증상이 의심되면 망설이지 말고, 즉시 의료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심근경색 Q&A Q. 스텐트 치료, 많이 위험한가? A. 스텐트 치료를 가슴을 크게 여는 수술로 생각해 두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은 가슴 절개 없이 손목이나 사타구니 혈관을 통해 접근하는 시술로 진행된다. 국소마취로 시행되며, 많은 환자들이 비교적 안전하게 치료를 받는다. Q. 스텐트는 시간이 지나면 교체해야 하나? A. 스텐트는 한 번 삽입되면 반영구적으로 유지되는 장치로, 주기적으로 교체할 필요는 없다. 대신 약물 복용과 생활 관리를 통해 스텐트가 문제없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Q. 약이나 주사만으로 치료할 수는 없나? A. 심근경색은 관상동맥이 막히거나 심하게 좁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막힌 혈관을 다시 열어주는 치료가 필요하다. 약물치료는 매우 중요하지만, 단독 치료에는 한계가 있다. Q. 혈관이 '애매하게' 막힌 경우에는 어떻게 하나? A. 혈관이 얼마나 좁아졌는지 애매한 경우에는 혈류 감소 정도를 수치로 확인하는 검사(FFR)나 혈관 안쪽 상태를 직접 보는 혈관내 초음파(IVUS) 등을 활용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전략을 결정한다.
2026-02-14 10:11:10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겨울은 찬바람과 낮은 습도, 실내 난방 등 여러 환경적 요인이 동시에 작용해 피부 장벽이 약해지기 쉬운 계절이다. 실제 이 시기 진료실에서는 "피부가 가렵다", "각질이 하얗게 일어난다"는 증상으로 내원하는 환자가 크게 늘어난다. 가천대 길병원 피부과 김현정 교수는 "겨울철 피부 건조증은 단순한 계절성 변화뿐 아니라 생활습관, 노화, 환경적 스트레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정확한 이해와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낮은 습도와 큰 온도 차, 피부 장벽 손상 심화 겨울철 피부가 더 건조해지는 이유로는 습도가 낮고, 난방에 의한 실내 건조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겨울은 습도가 낮고 찬 바람이 불어 피부 표면의 수분을 빠르게 증발시킨다. 이런 환경이 반복되면 피부 재생 기능이 떨어지고, 장벽이 손상돼 건조와 가려움이 악순환된다. 또 피부 노화도 영향을 미친다. 나이가 들면 피부 속 세라마이드, 천연보습인자(NMF), 콜레스테롤 같은 성분이 줄어들어 피부 장벽이 약해진다. 이 시기 특히 고령층의 경우 같은 환경에서도 훨씬 심한 건조 증상을 호소할 수 있다. 생활습관의 영향도 크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뜨거운 물로 오래 목욕하거나 강한 세정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습관은 피부의 지질막을 녹여내며 보호층을 약화시키고, 여기에 난방으로 건조한 실내 공기까지 더해지면 피부 상태는 더욱 악화된다. 피부 건조증이 발생하면 주로 피부 당김과 거침, 각질이나 하얀 가루의 발생, 심한 가려움 등이 발생한다. 심하면 심한 가려움, 그리고 균열이나 진물, 딱지 등이 생긴다. 김 교수는 "피부 건조는 단순히 피부 자체의 문제를 넘어서 삶의 질을 하락시킨다"며 "심한 가려움은 수면장애나 집중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단순한 불편을 넘는 삶의 질 문제"라고 말했다. ◇세안·샤워 후 3분 이내 보습제 발라야 피부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피부 장벽을 보호하고 수분을 지키는 것이 핵심이다. 보습제 바르는 것을 생활화하고, 자극을 줄이며, 실내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안이나 샤워 후에는 3분 이내에 보습제를 바르는 것이 좋다. 피부에 남아 있는 수분을 함께 잡아둘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 두세 번 이상 덧바르면 효과가 더욱 높아진다. 피부 장벽의 손상이 심한 경우 손상회복을 위해 세라마이드·지방산·콜레스테롤이 포함된 '장벽 강화형 보습제'를 선택하면 피부 보호에 도움이 된다. 건조증이 심하지 않은 경우라도 겨울철에는 글리세롤 15% 및 바세린 등 밀폐제의 조합이 적절한 기본 보습제의 꾸준한 사용도 추천한다 목욕할 때는 뜨거운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10분 이내 짧게 씻는 것이 좋다. 자극적인 비누보다는 약산성 클렌저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씻은 직후에는 반드시 보습제를 발라야 한다. 실내 환경도 중요하다. 난방기나 전기장판은 공기를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에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젖은 수건을 걸어 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실내 습도는 40~60%를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피부에 직접 닿는 옷감은 면 소재가 가장 적합하다. 울이나 합성섬유는 피부를 자극해 가려움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식습관과 수분 섭취도 피부 건강에 큰 영향을 준다. 충분한 수분을 마시고,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생선이나 견과류를 섭취하면 피부 장벽 유지에 도움이 된다. 또한 겨울에는 따뜻한 짜지 않은 국물 요리와 함께 수분이 풍부한 제철 과일 등을 곁들이는 것도 좋다. 김 교수는 "겨울철의 자외선은 매우 강하다"며 "피부가 건조할수록 자외선 손상에 더 취약해지므로, 보습과 자외선 차단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몸 전체 심한 건조증, 만성질환 경고 신호일 수도 대부분의 피부건조증은 생활 관리만으로도 호전되지만, 보습제를 충분히 사용해도 피부 갈라짐이나 가려움이 지속된다면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 긁은 부위에 진물, 딱지, 붉은 염증이 생기면 2차 감염 가능성이 높으며, 전신적으로 심한 건조증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갑상선 질환, 당뇨, 신장 질환 등의 신호일 수 있다. 특히 아이와 노인은 장벽 기능이 상대적으로 약해 건조증이 반복될 경우 아토피피부염 등 다른 질환의 시작일 가능성도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2026-02-14 09:58:13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회화관에 누수가 발생해 작품 일부가 손상됐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밤 11시30분께 박물관 기술실 내 난방 공급 파이프 결함이 발견됐다. 소방대원들이 신고받고 출동했으나 주요 회화 작품이 전시된 드농관 일부 전시실 천장에 이미 물이 스며든 상태였다. 이 누수로 1819년 프랑스 화가 샤를 메이니에가 아카데미 양식으로 그린 천장화 일부가 손상됐다. 누수 피해를 본 707호실은 15∼16세기 이탈리아 회화 작품을 주로 전시하는 곳으로, 다행히 이들 작품은 아무 손상을 입지 않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전시된 이웃 711호 역시 무사하다고 매체는 전했다. 박물관 측은 누수 피해가 난 전시실을 비롯해 인근 706, 708호실을 임시 폐쇄했다. 루브르 박물관은 건물 자체가 오래된 데다 제때 필요한 보수 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수시로 탈이 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에도 이집트 고대 유물 도서관에서 누수가 발생해 희귀 도서가 대거 손상됐고, 같은 달 중순엔 쉴리관 남쪽 윙의 내부 안전 문제로 1층의 도자기 전시관을 일반에 폐쇄한 바 있다. san@yna.co.kr <연합뉴스>
2026-02-14 08:32:56
층간소음 때문에 위층에 사는 4살 아이에게 고함을 쳤다가 아동학대 혐의로 법정에 선 20대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울산지법 형사3단독 이재욱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울산의 한 아파트에 사는 A씨는 2024년 11월 윗집에 올라가 4살 아동에게 "네가 막 뛰어다녔지"라며 소리를 치고, 허리를 숙여 얼굴에 가까이 다가가는 등 겁을 줬다. 이어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아이 어머니를 향해 아이가 보는 앞에서 거친 말을 했다. 검찰은 A씨가 아동을 정서적 학대한 것으로 판단해 기소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A씨 언행이 적절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학대의 고의는 없었다고 봤다. A씨가 위층 때문에 층간소음에 시달린다고 오랫동안 생각해 온 상태에서 밤이 아닌 낮 시간에 찾아갔고, 마침 눈에 들어온 아동에게 순간적으로 화를 참지 못해 큰 소리를 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언행이 현명하지는 못했으나 일부러 아동에게 겁에 준 것이라고 볼 증거는 없다"고 무죄 이유를 밝혔다. canto@yna.co.kr <연합뉴스>
2026-02-14 08:32:15
국내 주유소 휘발유의 주간 평균 가격이 10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경유 가격은 소폭 상승 전환했다. 1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2월 둘째 주(8∼12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지난주보다 L당 1.7원 내린 1천686.2원이었다. 지역별로 가격이 가장 높은 서울은 전주보다 2.8원 하락한 1천747.9원, 가격이 가장 낮은 대구는 1.3원 내린 1천646.0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상표별 가격은 SK에너지 주유소가 평균 1천694.8원으로 가장 높았고, 알뜰주유소가 1천660.0원으로 가장 낮았다.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1.2원 상승한 1천583.0원을 기록했다. 이번 주 국제유가는 미국의 이란산 원유 운반선 나포 검토 보도로 상승했으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이란 협상 지속 의지 표명으로 상승 폭이 제한됐다. 수입 원유 가격 기준인 두바이유는 지난주보다 1.6달러 오른 68.0달러였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3.1달러 상승한 75.5달러, 국제 자동차용 경유는 1.0달러 오른 89.1달러로 집계됐다. 국제유가 변동은 통상 2∼3주가량 차이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된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이번 주까지 환율이 상승했고 국제 제품 가격도 오르고 있어 다음 주 국내 주유소 기름값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burning@yna.co.kr <연합뉴스>
2026-02-14 08:31:54
개업 회계사의 평균 소득이 5년 연속으로 개업 변호사를 웃돌았다. 14일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실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전문직 업종별 사업소득 신고현황'을 보면, 2024년 귀속 기준 회계사업 신고인원 1천628명이 총 1천992억원의 사업소득을 신고했다. 1인당 평균은 1억2천200만원이었다. 회계사업은 5년 동안 9개 전문 직종 중 1위를 놓치지 않았다. 다만 2023년 1억2천400만원보다 2024년 소폭 감소한 흐름이 나타났다. 변호사업은 회계사업의 뒤를 쫓았다. 2024년 6천954명이 총 7천366억원을 신고해 1인당 평균 1억600만원을 나타냈다. 2020년 1인당 1억900만원이었던 변호사업 사업소득은 2023년에는 9천700만원으로 1억원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개업 회계사가 개업 변호사보다 사업소득이 높은 것은 두 업종의 개업 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회계사는 업무 특성상 대형 회계법인 소속 비중이 높은 편이다. 개인 개업을 하더라도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먼저 갖춘 뒤 개업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변호사는 로스쿨 졸업 후 변호사 자격을 딴 뒤 대형 로펌에 취직하지 못하는 경우 바로 개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흔한 편이다. 이런 계층은 1인당 평균 액수를 끌어내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2024년 귀속분 기준 3위는 세무사업으로, 1만894명이 8천958억원을 신고해 1인당 평균 사업소득은 8천200만원으로 집계됐다. 변리사업은 1천171명이 942억원을 신고해 1인당 평균 8천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개업 전문직의 사업소득은 업종에 따라 편차가 컸다. 노무사업은 2천500만원으로 8개 전문직 중 가장 낮았다. 이어 건축사업 3천만원, 법무사업 3천200만원, 감정평가사업 3천900만원, 관세사업 6천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 통계는 2020∼2024년 귀속 종합소득세를 신고한 전문직 사업자의 업종별 사업 소득액을 기준으로 집계한 '개업 전문직' 소득으로, 법인 소속 전문직의 근로소득과는 다르다. 2vs2@yna.co.kr [표] 전문직 업종별 사업소득 신고현황 (단위 : 명·억원) ┌───┬───────────┬───────────┬─────────┐ │ 업종 │ 2022년 귀속 │ 2023년 귀속 │ 2024년 귀속 │ │ ├───┬───┬───┼───┬───┬───┼───┬──┬──┤ │ │신고인│신고액│1인당 │신고인│신고액│1인당 │신고인│신고│1인 │ │ │ 원 │ │ │ 원 │ │ │ 원 │ 액 │ 당 │ ├───┼───┼───┼───┼───┼───┼───┼───┼──┼──┤ │회계사│ 1,574│ 1,886│ 1.20│ 1,599│ 1,982│ 1.24│ 1,628│1,99│1.22│ │업 │ │ │ │ │ │ │ │ 2│ │ ├───┼───┼───┼───┼───┼───┼───┼───┼──┼──┤ │변호사│ 6,504│ 6,642│ 1.02│ 6,658│ 6,443│ 0.97│ 6,954│7,36│1.06│ │업 │ │ │ │ │ │ │ │ 6│ │ ├───┼───┼───┼───┼───┼───┼───┼───┼──┼──┤ │세무사│10,098│ 8,355│ 0.83│10,506│ 8,684│ 0.83│10,894│8,95│0.82│ │업 │ │ │ │ │ │ │ │ 8│ │ ├───┼───┼───┼───┼───┼───┼───┼───┼──┼──┤ │변리사│ 1,141│ 1,021│ 0.89│ 1,161│ 1,000│ 0.86│ 1,171│ 942│0.80│ │업 │ │ │ │ │ │ │ │ │ │ ├───┼───┼───┼───┼───┼───┼───┼───┼──┼──┤ │관세사│ 823│ 543│ 0.66│ 837│ 507│ 0.61│ 859│ 517│0.60│ │업 │ │ │ │ │ │ │ │ │ │ ├───┼───┼───┼───┼───┼───┼───┼───┼──┼──┤ │감평사│ 765│ 226│ 0.30│ 808│ 283│ 0.35│ 884│ 344│0.39│ │업 │ │ │ │ │ │ │ │ │ │ ├───┼───┼───┼───┼───┼───┼───┼───┼──┼──┤ │법무사│ 6,939│ 2,227│ 0.32│ 7,023│ 1,978│ 0.28│ 7,074│2,23│0.32│ │업 │ │ │ │ │ │ │ │ 0│ │ ├───┼───┼───┼───┼───┼───┼───┼───┼──┼──┤ │건축사│ 8,530│ 3,611│ 0.42│ 8,751│ 2,933│ 0.34│ 9,024│2,67│0.30│ │업 │ │ │ │ │ │ │ │ 4│ │ ├───┼───┼───┼───┼───┼───┼───┼───┼──┼──┤ │노무사│ 643│ 148│ 0.23│ 732│ 161│ 0.22│ 789│ 201│0.25│ │업 │ │ │ │ │ │ │ │ │ │ └───┴───┴───┴───┴───┴───┴───┴───┴──┴──┘ <연합뉴스>
2026-02-14 08:31:47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구급차의 내부 공간이 넓어지고 실효성이 떨어지는 장비는 제거되는 등 환자 중심의 이송 환경이 조성된다. 1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구급차 환자실의 기준을 강화하고 운영 인력을 효율화하는 내용을 담은 '구급차의 기준 및 응급환자이송업의 시설 등 기준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령안'을 마련했다. 이번 개정안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이 개정됨에 따라 환자실 내 응급처치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현장의 운용 효율을 높이기 위해 추진됐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구급차 환자실의 크기 확대다. 기존 250㎝였던 환자실 길이는 운전석 구획 칸막이부터 뒷문 안쪽 면까지 최소 290㎝ 이상을 확보하도록 변경된다. 이는 운전석 칸막이와 간이침대 사이에 70㎝ 이상의 여유 공간을 둬 응급구조사가 환자의 머리맡에서 원활하게 응급처치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효율적인 공간 활용을 위해 불필요한 장비 규정도 정비된다. 그동안 구급차 내부에 의무적으로 갖춰야 했던 물탱크와 연결된 싱크대는 실제 현장에서 사용 빈도가 낮고 좁은 환자실 내에서 큰 공간을 차지한다는 지적에 따라 설치 기준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대신 교류 발생장치 등 필수적인 장비 위주로 내부 설비를 내실화한다. 이송업체의 인력 및 운영 기준도 현실에 맞게 조정된다. 응급환자 이송업자는 5대 이상의 특수구급차를 보유해야 하며 주간에는 보유한 구급차 전체를 즉시 운용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다만 이송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야간에는 보유 구급차 5대당 1대 비율로 즉시 운용할 수 있도록 관리 기준을 명확히 정해 운영 부담을 완화했다. 인력 기준의 경우 보유한 특수구급차 1대당 운전자 2명과 응급구조사 2명을 두도록 정비했다. 기존 규정과의 혼선을 방지하기 위한 용어 정비도 이뤄진다. 관련 법령의 인용 조항 번호를 수정하고, 응급의료정보센터라는 명칭을 현재 직제에 맞게 응급의료지원센터로 일괄 변경해 행정의 정확성을 높였다. 이번 개정 규칙은 오는 4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다만 환자실 길이 확대 규정은 구급차 운용 기관의 특성에 따라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의료기관 등 공공성이 높은 운용자는 2027년 4월 2일부터 적용받으며, 그 외 이송업자 등은 2030년 4월 2일부터 기준을 맞춰야 한다. 새로운 환자실 길이 기준은 규칙 시행 이후 신규로 등록하는 구급차부터 적용된다. 시행 당시 이미 등록돼 운행 중인 구급차는 기존의 규정을 그대로 따를 수 있도록 경과조치를 둬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shg@yna.co.kr <연합뉴스>
2026-02-14 08:31:40
이웃의 평온을 침해하는 범죄를 저질러 실형을 복역하고도 출소 뒤 다시 피해자에게 찾아가 살해 위협을 가한 60대가 또다시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이은혜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법상 보복 협박 혐의로 기소된 A(60)씨가 낸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고 14일 밝혔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7월 한밤중에 B씨 집을 찾아 철제 난간을 두드리며 욕설과 함께 "너 때문에 빵에 갔다 왔다. 죽여버리겠다, 죽어야 끝이 날 것 같다"고 소리치며 협박했다. A씨는 경찰로부터 귀가 조처를 받았음에도 2시간여 뒤 재차 찾아 "때려죽인다"고 협박했다. 조사 결과 A씨는 과거 이웃 관계에 있던 B씨의 신고로 인해 2023년 주거침입, 특수협박,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지난해 2월 출소했다. 처벌받은 사실에 앙심을 품은 A씨는 출소한 지 불과 6개월도 지나지 않아 보복 협박죄를 저질렀고, 결국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져 또다시 실형을 선고받았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강릉지원은 "형사처벌에 의한 경고를 무시해왔고, 준법의식이 매우 희박하며, 피해자를 향한 범죄추진력이 약화하지 않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커다란 정신적 고통과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고, 불안감에 평온한 일상생활의 영위마저 어렵게 되었다고 호소하고 있다"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판결에 불복한 A씨는 "피해자가 사건 전날 나의 노모를 찾아 욕설하며 따진 일로 기분이 상한 상태에서 사건 당일 만취 상태로 항의하러 갔다가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이라고 피해자를 탓하는 태도를 보이며 무죄를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양형에 관해서도 "현재까지도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음은 물론 피해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있다"며 "원심의 선고한 형은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conanys@yna.co.kr <연합뉴스>
2026-02-14 08:31:34
"취업은 했니?", "결혼 소식은 없고?" 설 명절 밥상머리 공기를 무겁게 만드는 친척들의 '질문 폭격'은 올해도 어김없을 것이다. 다만 달라진 풍경이 하나 있다. 이 곤란한 질문을 막아낼 '방어 논리'를 인공지능(AI)에 '외주' 준 사례가 부쩍 늘었다는 점이다. 실제 설 연휴를 앞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챗GPT 등을 시켜 '잔소리 대처 멘트', '부모님 용돈 봉투 문구'를 뽑아 썼다는 글이 적지 않았다. 단순 업무 도구였던 AI가 감정과 관계의 영역까지 깊숙이 파고든 셈이다. 물론 AI가 내뱉은 답은 문법적으론 흠잡을 데 없지만 일부 대화의 맥락을 끊는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최첨단 AI가 유독 한국의 명절 밥상에서만 '불통'의 아이콘으로 거론되는 이유는 뭘까. ◇ "눈치가 없다"…확률 게임의 한계 전문가들은 이런 엇박자의 원인을 생성형 AI의 두뇌 격인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태생적 한계에서 찾는다. LLM은 방대한 텍스트를 삼킨 뒤 문맥상 다음에 올 단어(토큰)를 확률적으로 계산해 뱉어낼 뿐이다. 데이터상 가장 '그럴듯한' 답변을 조립하는 기술은 탁월하지만 그 말이 지금 이 자리, 내 가족에게 '적절한가'를 판단할 능력은 없다. 즉, LLM은 대화를 이해하는 인격체가 아니라 학습된 패턴에 따라 빈칸을 채우는 '확률 계산기'에 가깝다. 앞뒤 문맥은 기가 막히게 맞추지만 관계의 역사나 미묘한 감정의 온도 같은 '보이지 않는 변수'는 계산식에 완벽하게 넣지 못한다는 얘기다. 이런 한계는 한국 특유의 '고맥락' 문화와 만나면 더 꼬인다. 미국 문화인류학자 에드워드 T. 홀의 분석처럼 한국은 말보다 침묵이나 눈빛, 분위기 같은 비언어적 신호가 대화의 핵심을 쥔다. 명절 대화가 딱 그렇다. "밥은 먹고 다니냐"는 투박한 질문은 끼니 해결 여부를 묻는 '팩트 체크'가 아니다. 자식의 안위를 걱정하거나, 팍팍한 현실을 에둘러 위로하는 복합적 신호다. 하지만 AI는 이를 문자 그대로의 정보 값으로만 읽는다. "네,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균형 있게 섭취 중입니다"라는 AI의 답변은 팩트로는 정답일지 몰라도 맥락으로는 명백한 오답이다. 부모가 기대한 건 영양 섭취 보고서가 아니라, '별일 없이 잘 산다'는 정서적 안심이기 때문이다. ◇ 멀티모달도 무용지물…데이터에 없는 '가족사' 표정과 목소리 톤까지 읽는다는 최신 '멀티모달(Multimodal)' AI도 무용지물이긴 마찬가지다. AI가 카메라로 표정은 읽을 수 있어도 그 표정 뒤에 깔린 수십 년 묵은 가족 관계의 역사나 '공유된 기억'은 알 길이 없다. 가족 관계를 지탱하는 건 "재작년 설에 눈 많이 왔을 때"처럼 우리끼리만 아는 사소하고 구체적인 서사다. AI의 문장은 이 '고유 명사'의 영역을 밋밋한 '일반 명사'로 뭉개버린다. 문장은 매끄러워도 그 속에 담겨야 할 시간과 이야기가 텅 비어 있으니, 듣는 사람 마음에 닿을 리 만무하다. 기술적 오류도 여전하다. 없는 사실을 지어내는 '환각' 현상은 인간관계 해석에서도 나타난다. 실제로 복잡한 가계도를 입력해 보면 AI는 이모부와 고모부를 일부 헷갈리거나 손윗사람에게 하대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한다. AI가 서구권 데이터 위주로 학습하다 보니 한국의 복잡다단한 촌수와 존비어 체계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탓이다. 보안 구멍은 더 심각하다. 구체적인 가족 갈등이나 민감한 대화 내용을 AI에 입력해 답변을 구하는 건 내 사생활을 외부 서버에 통째로 넘기는 꼴이다. 이렇게 입력된 데이터는 AI 성능 개선을 위한 재학습 자료로 쓰이거나, 검수 과정에서 타인에게 노출될 위험이 크다. 무심코 털어놓은 '집안 사정'이 거대 언어 모델 어딘가에 영구 박제될 수 있다는 의미다. ◇ "편리함에 성의를 팔지 말라" 학계 연구를 보면 메시지 작성자가 AI라는 사실이 들통나는 순간 수신자가 느끼는 신뢰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감사나 사과처럼 '진심'이 생명인 메시지를 기계가 썼다는 건 상대방으로선 불쾌할 수 있다. 이번 설 연휴에 AI가 던진 메시지는 분명하다. AI 기술은 명절 대화를 돕는 '윤활유'는 될지언정 관계의 무게를 짊어질 '대리인'은 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혹시 이번 명절 답장을 AI에 맡겼다면 내년엔 좀 어설프더라도 직접 쓴 '손편지' 같은 한마디를 준비해보는 건 어떨까. 그 말에는 최소한 '확률'이 계산해 낸 정답이 아니라 당신만의 진심이 담겨 있을 테니 말이다. president21@yna.co.kr <연합뉴스>
2026-02-14 08:31:25
공장에서 실수로 만들어진 봉제인형 하나가 시대의 초상이 될 줄 누가 알았을까. 2026년 병오년은 붉은 말의 해다. 중국인들은 말이 도약과 야망, 불의 기운 등을 상징한다고 믿는다. 새해를 맞아 다양한 붉은 말 장식품이 쏟아져 나오는 것도 도약을 기대하는 심리가 반영됐을 것이다. 주목할 점은 웃고 있어야 할 인형의 입이 뒤집혀 달리면서 우는 모습이 됐는데, 이게 우는 말 이른바 '쿠쿠마'(哭哭馬) 열풍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쿠쿠마 인형은 세계 최대 도매시장인 중국 저장성 이우의 한 공장에서 생산된 불량품이다. 평소였다면 폐기했겠지만, 상인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진열대에 올렸다. 온라인에서는 '이상한데 묘하게 공감된다'는 반응이 나왔고, 사진 한 장·영상 하나가 퍼지면서 운명을 바꿔놓았다. 쿠쿠마는 곧 밈이 됐다. 일부 네티즌은 '회사에는 우는 말을, 집에는 웃는 말을 놓았다'는 농담했고, 회사 책상 위 인증샷이 이어졌다. 이 때문에 우는 말은 '출근 말'(上班馬), 웃는 말은 '퇴근 말'(下班馬)이라는 애칭도 생겼다. 중국인 런런러씨는 연합뉴스에 "울고 있는 말을 보면 내 마음을 표현하는 것 같다"며 "과거에는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않았지만, 요즘 젊은 세대는 자유롭게 마음을 표현한다"고 말했다. 붉은 말의 해가 상징하는 상승과 분투를 몸에 달고도 우는 표정이 2026년을 사는 청년들의 감정을 정확히 찌른 것이다. 해시태그는 1억9천만 회로 늘어났고, 주문은 폭주했다. 공장에서는 웃는 버전과 우는 버전을 동시에 생산하기 위해 생산 라인을 늘렸고, 도매 중심이던 판매는 라이브커머스까지 확장됐다. 실수로 태어난 인형이 오히려 야근을 부르는 아이러니한 장면이 도출됐다. 쿠쿠마 열풍은 하나의 사실을 분명하게 말해준다. 사람들이 사는 건 장식용 인형이 아니라 자기 얼굴을 닮은 표정이라는 점이다. 공감의 배경에는 중국 청년들의 고단한 현실이 녹아 있다. 9시 출근, 9시 퇴근, 주 6일 근무로 상징되는 '996' 문화는 오랫동안 번아웃의 다른 이름이었다. 최근 공식 통계에서 중국인의 평균 근무 시간이 다소 줄었다는 발표가 나왔지만, 체감은 여전히 팍팍하다. 근무 시간이 조금 줄어든다고 해서 삶의 무게가 가벼워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이 발표하는 경제 지표도 이를 뒷받침한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과의 관세 전쟁과 내수 투자 악화 등에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 안팎'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발표했지만, 성장세가 둔화하며 회복의 탄력은 약해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여기에 청년 실업률은 여전히 16∼17% 안팎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노력하면 된다던 성장 신화에 대한 믿음이 옅어지면서 청년들이 웃는 말 대신 우는 말을 선택한 것이다. 가만히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가진 '탕핑'(?平)이라는 단어가 몇 년 전 유행한 데 이어 경기 중 두 팀의 점수 차가 커 승부를 뒤집을 수 없게 됐을 때 남은 시간을 가리키는 스포츠 용어 '가비지 타임'(????)이 경제가 나빠 개인은 어쩔 수 없다는 의미로 사용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이러한 풍경은 비단 중국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한국의 청년들 역시 불확실한 미래로 비슷한 피로를 겪고 있다. 웃는 표정을 요구받는 사회에서 울음을 숨기지 않는 장식품이 위로가 되는 역설은 국경을 넘는다. 한국과 중국은 각각 설과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가 시작됐다. 중국은 춘제 연휴 전후로 연인원 95억명이 이동할 것으로 전망되고, 한국 청년들 역시 고향과 휴식처를 오가며 잠시 숨을 고를 것이다. 붉은 말의 해가 시작되는 이 명절만큼은 "더 달려라"보다 "잠시 멈춰도 괜찮다"는 메시지가 필요해 보인다. 쉬는 것은 그 자체로 충분히 의미가 있고, 그 휴식이 다시 달릴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다. 붉은 말의 해에 실수로 태어난 우는 말은 우리에게 묻는다. 계속 웃어야만 하는가? 아니면 울음을 인정할 용기가 필요한가? jkhan@yna.co.kr <연합뉴스>
2026-02-14 08:30:35
인공지능(AI)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실재하지 않는 사건이나 논문·판례를 그럴듯하게 설명하는 답변을 접할 때가 있다. 이른바 '세종대왕의 맥북 던짐 사건'처럼 존재하지 않던 일을 실제 있던 사건처럼 풀어내거나, 논의된 바 없는 연구를 구체적 출처까지 덧붙여 제시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AI 환각'이라고 부른다. 문장은 매끄럽지만 내용은 사실과 다른 생성형 AI 고유의 오류다. AI 환각은 단순한 오타나 계산 착오와는 다르다. 특히 법률 자문, 의료 상담처럼 정확성이 핵심인 영역에서는 심각한 위험 요인이 된다. 문제의 출발점은 대규모 언어모델(LLM)의 작동 원리에 있다. 생성형 AI는 질문의 의미를 인간처럼 이해해 진위를 판별하는 구조가 아니라, 방대한 학습 데이터를 토대로 다음에 올 단어를 확률적으로 예측해 문장을 완성한다. 내부에 독립적인 사실 검증 장치가 있는 것이 아닌 통계적으로 가장 자연스러운 표현을 산출하는 체계다. 이 때문에 학습 데이터에 충분한 정보가 없거나 생소한 질문을 주면 모델은 답을 멈추기보다 기존 지식을 조합해 빈칸을 메우려는 경향을 보인다. "모르겠다"고 답하기보다는 불완전한 정보라도 구성해 제시하는 쪽이 학습 과정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과신' 문제로 지적한다. 결과적으로 문법적으로 완결되고 논리적으로 정연해 보이지만 사실과 어긋난 답변이 생성되는 것이다. 학습 데이터의 한계도 환각을 부추긴다. AI는 인터넷과 각종 문서 등 과거에 수집된 텍스트를 학습한다. 이 과정에서 오류 정보나 편향된 주장, 풍자·소설 같은 허구까지 함께 흡수될 수 있다. 특정 주제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하면 기존 패턴을 과도하게 일반화하는 현상도 나타난다. 또 학습 시점 이후의 최신 사건이나 정책 변화는 즉각 반영되지 않아 과거 정보를 토대로 현재를 추정하다가 부정확한 결론에 도달하기도 한다. 최근 빅테크와 AI 업계가 모델 규모를 키우고 있지만 환각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모델이 커질수록 전반적인 정확도는 개선될 수 있으나 '확률 기반 생성'이라는 구조적 특성 자체는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를 줄이기 위한 기술적 보완도 병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방식이 '검색 증강 생성'(RAG)이다. 모델이 내부 지식만으로 답변하지 않고 외부 데이터베이스나 실시간 검색 결과를 참고해 근거 기반으로 응답하도록 하는 구조다. 인간 피드백 기반 강화학습(RLHF)을 통해 부정확한 답변에는 낮은 보상을 주고 신중한 응답을 장려하는 방식도 활용된다. 역설적으로 환각은 AI의 창의성과도 맞닿아 있다. 기존 데이터를 재조합해 새로운 문장과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창작과 기획 영역에서 강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한 업계 전문가는 "생성형 AI는 '사실 판단 기계'가 아닌 판단을 돕는 도구"라며 "기술의 진화와 함께 인간의 교차 검증과 비판적 수용 능력이 필수적이다"라고 했다. binzz@yna.co.kr <연합뉴스>
2026-02-14 08:30:26
경인국철(서울지하철 1호선) 급행열차가 정차하지 않는 승강장에서 선로 무단 진입으로 인한 인명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14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8시 57분께 경기도 부천시 경인국철 중동역에서 20대 A씨가 전동차에 치여 숨졌다. A씨는 중동역 선로에 무단으로 들어가 엎드려 있다가 승강장을 통과하던 용산발 동인천행 급행열차에 부딪힌 것으로 조사됐다. 급행열차 선로 쪽에는 추락이나 실족을 방지하기 위해 높이 1.2m 정도의 철제 시설물이 설치돼 있었지만, A씨의 진입을 차단하지는 못했다. 중동역은 급행열차 정차역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승강장 안전문(스크린도어)은 완행열차 탑승 구역에만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2016년부터 수도권 전철 모든 구간에서 안전문 설치 사업이 추진돼 대부분 승강장이 안전문을 갖췄으나 여전히 취약 지점이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중동역 사례처럼 안전문 대신 안전 펜스가 설치된 경인국철 승강장에서는 선로 무단 진입으로 인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월 15일 인천시 남동구 간석역에서는 50대 남성이 역을 통과하던 동인천발 용산행 급행열차에 치여 중상을 입었다. 2024년 9월 미추홀구 도화역에서 30대 여성이 전동차에 치여 숨졌고, 같은 해 12월 부평구 부개역에서 50대 남성이 열차에 부딪혀 크게 다쳤다. 사고가 발생한 전철역들은 모두 급행열차가 정차하지 않는 승강장으로 중동역처럼 완행열차 탑승 구역에만 안전문이 설치된 상태다. 국토교통부의 '도시철도 정거장 및 환승·편의시설 설계 지침'은 승강장 안전 펜스의 높이를 '1.2m 이상, 1.5m 이하'로 정하고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승객 부주의에 따른 추락을 예방할 수 있으나 높이 2m 이상으로 설치되는 안전문에 비하면 무단 진입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 다수가 이용하는 전철 특성상 무단 진입 사고에 따른 여파도 적지 않다. 중동역 사고 열차에 탑승했던 40대 윤모 씨는 "20분간 열차에 갇혀 불안에 떨다가 겨우 내렸다"며 "사고 현장이 눈앞에 펼쳐져 충격을 받은 승객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김의수 한국교통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안전 펜스 설계 지침을 스크린도어에 준하는 규격(높이)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안전 취약 지점을 보완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goodluck@yna.co.kr <연합뉴스>
2026-02-14 08:30:17
동부산과 서부산의 이동시간을 10분 내외로 획기적으로 단축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부산 만덕~센텀 고속화도로 만덕 진출입로 주변이 개통 초기부터 극심한 정체에 시달리고 있다. 14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기존에도 상습 정체 구역이었던 만덕대로(만덕터널~덕천교차로)가 대심도 개통 후 출·퇴근 시간 극심한 정체에 시달리고 있다. 만덕터널을 빠져나와 남해고속도로로 진입하는 차들이 이용하는 만덕대로는 평소에도 부산에서 상습 정체 구역으로 손꼽히는데 평소보다 훨씬 심각한 차량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 출퇴근 시간에는 차량 정체가 만덕터널 전인 미남교차로까지 이어지는 모습도 보였다. 부산시와 경찰은 대심도에서 빠져나온 차량과 기존 만덕터널을 이용한 차량이 'X' 자로 뒤엉켜 개통 후 정체가 더 심해졌다고 분석했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대심도 진출입로(IC) 때문에 일시적으로 차선이 감소하는 병목현상이 생기기 때문이다. 대심도를 이용하지 않는 일부 시민들은 출퇴근이 "너무 힘들어졌다"며 입을 모아 말했다. 부산 동래구 사직동에서 경남 김해로 출근하는 시민 김모(41)씨는 "동래 IC(대심도)까지는 거리가 있어 평소 다니던 만덕터널을 이용해 출근하는데 평소보다 30분 이상 더 걸렸다"며 "기존 도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은 더 불편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대심도 진입이 너무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해공항에서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방면으로 퇴근하는 심모(31)씨는 "대심도 안에서는 8분이 걸렸지만, 대심도를 진입하기 위해서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소요돼 해운대까지 가는 시간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동래구 주민 박모(40대)는 "집에서 동래IC까지 가는 길이 너무 막혀 앞으로 대심도를 이용할 생각이 없다"며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건설됐는데 해운대구 주민들이 서부산을 갈 때만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 같다"고 꼬집었다. 현재 대심도 중간지점인 동래IC에서 해운대 방면으로 진입이 불가능하다. 부산시와 부산경찰청 등은 지난 11일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시는 우선 대심도와 진출입로 주변 교통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용역을 발주해 차량 흐름을 분석하기로 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차량 흐름을 분석해 시민들이 불편하지 않은 방향을 도출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우선 노면 색깔 유도선 등을 개선할 예정"이라며 "개통 초기 교통량이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섣부른 대책이 나오면 안 되기 때문에 교통량이 일정해지는 시기에 차량흐름을 분석해 현실에 맞는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부산시는 명절 연휴 기간 극심한 차량 정체가 예상됨에 따라 만덕∼센텀 고속화도로(대심도) 정체 시 우회로를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만덕∼센텀 대심도는 18일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19일부터 요금이 징수된다. handbrother@yna.co.kr <연합뉴스>
2026-02-14 08:30:05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군의 영웅이었으나 1945년 5월 대독 승전의 날에 프랑스군의 알제리 동포 학살을 보고 치를 떨며 적으로 돌아선 남자. 그와 함께 무장투쟁에 나선 알제리인들의 막대한 피 흘림 끝에 132년에 걸친 프랑스 식민 지배에 마침표를 찍고 1962년 알제리 독립 후 이듬해 초대 대통령이 된 아흐메드 벤 벨라(1916∼2012) 이야기다. 그는 1916년 12월 25일 알제리 서북부 오랑주의 한 산촌 농가에서 태어났다. 모국어인 아랍어가 아닌 프랑스어 교육을 받았지만, 인종차별 속에 민족주의자들과 접촉하기도 했다. 중학교 졸업 후 10대 후반 프랑스군에 징집돼 이탈리아 전선에서 함께 싸웠다. 레지스탕스 지도자 샤를 드골(후에 프랑스 대통령)에게서 직접 받은 무공훈장을 비롯해 여러 개의 훈장을 받은 '전쟁영웅'이었다. 그러나 그 '전우' 레지스탕스들이 정작 식민주의 철폐와 민족 독립을 요구하며 세티프 등에서 시위하던 알제리인 최대 4만5천여명을 무참히 학살하는 것을 보고 충격에 빠졌다. 프랑스 군대에 남아서 장교가 되라는 상사의 조언을 일언지하에 거절한 그는 귀국해 민족해방을 위한 지하투쟁에 헌신한다. "민족독립을 위한 유일한 협상은 전쟁"이라면서 활동하던 중 체포됐으나 1952년 감옥 창살을 쇠톱으로 자르고 탈출에 성공한다. 그 뒤 이집트 카이로로 피신해 가말 압델 나세르 대통령의 지원을 받으며 외국에서 독립항전을 지휘한다. 그가 1954년 11월 창설한 알제리민족해방전선(FLN)은 8년간에 걸쳐 프랑스에 대항한 무장투쟁을 이끌었다. 이 과정에서 희생된 알제리인은 최대 150만명(알제리 측 추산)에 달한다. 알제리인들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유럽 식민 지배국에 맞서 최초의 대규모 유혈 독립을 이룩했다. 벤 벨라는 범(凡)아프리카주의를 옹호하며 현 아프리카연합(AU)의 전신인 아프리카통일기구(OAU) 창설에 기여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가 1962년 그의 후원 아래 모로코 접경지대의 FLN 캠프에서 군사훈련을 받은 뒤 아파르트헤이트(흑백차별정책) 투쟁에 대한 깊은 영감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벤 벨라는 튀니지 등을 오가며 독립투쟁을 하던 중 1956년 10월 다른 FLN 지도자들과 탑승한 민간 여객기가 프랑스 정보국에 의해 강제착륙 돼 체포됐다. 국가에 의한 최초의 민항기 납치사건으로 붙잡힌 그는 6년간 투옥됐다. 그러나 알제리인의 거센 저항 속에 드골 정부가 궁지에 몰리면서 1962년 3월 석방됐다. 1963년 9월 제헌국민회의에서 알제리 인민공화국의 초대 총리가 됐고 나중에 초대 대통령에 선출됐다. 그는 프랑스 자본에 종속돼 있던 알제리의 풍부한 석유와 가스를 관리하기 위해 국영 공사(소나트락)를 설립해 에너지 자원 등 경제 주권의 초석을 놓았다. 사회주의 국가를 지향해 실시한 무상의료제 덕분에 알제리는 아프리카에서 평균수명이 가장 높은 국가의 하나가 됐다. 또 정부 예산의 약 4분의 1을 교육에 쏟아부어 수천 명의 구두닦이 소년들을 위한 학교를 세우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국제 무대에서는 비동맹 중립 노선을 선포하고 유엔 가입 후 일주일 만에 미국을 방문해 존 F. 케네디 당시 대통령과 만나 미국의 원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패한 관료제를 통해 토지를 배분하는 등 국가를 잘못 운영하는 과정에서 동지들이 떠났다. 권력층 내부 알력 다툼도 커졌다. 독립 투쟁 동지였던 우아리 부메디엔의 세력이 커지자 이를 견제하려다가 오히려 1965년 부메디엔 당시 국방장관에 의한 군사 쿠데타로 축출당하고 만다. 15년간 가택연금 생활을 하던 중 인터뷰를 하러 온 여성 기자와 결혼해 이슬람에 귀의했다. 부메디엔 사망 후 석방됐으나 다시 10년 넘게 스위스 등 해외 망명길에 올라야 했다. 벤 벨라는 1990년 9월 첫 다당제 총선 참가를 위해 귀국해 정치적 재기를 노렸으나 참패했다. 1992년 1월 군평의회는 이슬람 원리주의 정당의 승리를 부정하면서 '검은 10년'이라 불리는 내전 속에 사실상 군부 통치를 이어갔다. 그는 해외에서 반전평화운동과 빈곤퇴치, 인권 옹호 등 알제리 양심을 대변하는 현자로 변신했다. 2002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반대하는 카이로 집회를 주재하기도 했다. 2012년 4월 11일 수도 알제의 자택에서 95세를 일기로 파란만장한 생을 마감했다. 알제리는 1990년 한국과 수교했다. 2011년 남수단 분리독립으로 영토가 줄어든 수단을 대신해 아프리카 최대 국토(238만1천741㎢·한반도 약 11배)를 가진 나라가 됐다. 성 아우구스티누스 등 초대교회 교부들이 과거 알제리 땅에서 활동했으며, 소설 '이방인'으로 유명한 작가 알베르 카뮈가 알제리 출신이다. 축구 스타 지네딘 지단도 역시 알제리계 프랑스인이다. 지금도 약 200만∼500만 명의 알제리인이 프랑스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sungjin@yna.co.kr <연합뉴스>
2026-02-14 08:29:28
오는 5월 15일부터 2자녀를 둔 가정도 광안대교 통행료 감면 혜택을 볼 수 있다. 부산시의회는 해양도시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임말숙 의원(해운대2)이 대표 발의한 '부산광역시 유료도로 통행료 징수 등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이 최근 열린 제333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조례 개정으로 자녀가 2명인 다자녀가정의 비사업용 차량도 광안대교 통행료의 50%를 감면받게 됐다. 임 시의원은 "스마트 요금징수로 운영되는 광안대교 통행료 징수 시스템을 바꾸는 데 일정 시간이 필요해 5월 15일부터 2자녀 감면 혜택이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례는 부산시가 이미 다자녀 가정 기준을 '3자녀 이상'에서 '2자녀 이상'으로 완화했음에도, 광안대교 통행료 감면 제도는 여전히 3자녀 가정에만 적용되고 있는 정책 간 불일치를 바로잡기 위해 추진됐다. 임 시의원은 "광안대교 통행료 감면은 단순한 요금 인하를 넘어,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지원 정책"이라며 "주거비, 교육비뿐 아니라 교통비도 양육 부담의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다자녀 가정의 실질적인 생활비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osh9981@yna.co.kr <연합뉴스>
2026-02-14 08:29:18
"사람이 너무 많아요."(人多 人多·런둬 런둬) 13일 오후 중국 베이징 도심의 관문인 베이징역.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를 앞두고 역사 안팎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한 손에는 대형 캐리어, 다른 손에는 고향에 가져갈 선물 꾸러미를 든 사람들이 끊임없이 밀려들었다. 기차표 구매 사실을 확인하고 공항에서나 볼 수 있는 검색대를 통과하고 나서야 기차역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기차역 내부 전광판에는 각지로 향하는 열차 편이 빼곡히 표시됐다. 중국은 오는 15일부터 23일까지 9일간 춘제 연휴를 보낸다. 14일은 토요일이지만 중국 당국은 연휴를 위해 대체 근무일로 지정했다. 하지만 이미 귀성 행렬은 본격화한 모습이었다. 베이징에 직장을 둔 왕모(42) 씨는 고향인 랴오닝성 선양으로 향하는 고속열차를 탈 예정이었다. 그는 "고속열차로 4시간 정도 걸린다"며 "친구 중에는 6∼7시간 가야 하는 사람도 있어 비교적 가까운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베이징 사람들은 상하이보다 가까우면 고속철도를 이용하지만, 그보다 먼 남부나 서부 지역은 비행기를 탄다"고 설명했다. 역 출구 쪽에는 반대 방향의 흐름도 눈에 띄었다. 고향에 가지 않고, 부모를 베이징으로 모셔 오는 '역귀성'이다. 대학원생 천모(28) 씨는 "안후이에 계신 어머니가 처음으로 베이징에 오신다"며 "고궁과 만리장성, 톈안먼 광장을 함께 둘러볼 계획"이라고 웃었다. 베이징역과 연결된 지하철역 역시 인파로 가득 찼다. 양방향에서 오는 열차 문이 열릴 때마다 사람들은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중국인들이 흔히 말하는 '런둬 런둬'를 실감하게 하는 순간이었다. 중국 교통당국에 따르면 올해 춘제 특별수송기간은 1월 중순부터 40일간 이어지며, 전국적으로 연인원 약 90억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보다 증가한 수치로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다. 이 가운데 철도 이용객은 약 5억명 이상으로 전망된다. 항공 이용객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연휴 직전 이틀과 연휴 마지막 이틀이 가장 붐비는 '피크' 구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베이징을 비롯해 광저우·상하이 등 대도시에서 중서부·동북 지역으로 향하는 노선이 가장 혼잡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역에서 승용차로 40분가량 떨어진 차오양역의 상황은 더 극적이었다. 차오양역은 주로 랴오닝, 지린, 헤이룽장 등 주로 동북 3성 방면 열차가 배정돼 있다. 이날 체감 온도는 영하권이었지만, 대합실 안은 인파와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베이징에서 지린성 창춘까지 5시간 동안 기차를 탄 뒤 다른 기차로 갈아타고 3시간 이상 가야 한다는 황모(30) 씨는 "고속열차 표를 구하려고 끊임없이 휴대전화 앱을 새로고침했다"며 "춘제 기차표를 구하는 것은 전쟁"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북 지역은 멀어서 비행기를 타는 사람도 많지만, 비행기 푯값이 너무 비싼 데다가 가족과 짐이 많으면 기차가 더 편하다"고 말했다. 올해 중국 경제는 부동산 침체와 소비 위축 등으로 둔화 압박을 받고 있지만, 춘제는 여전히 연중 최대 소비 시즌이다. 교통·관광·외식·선물 수요가 집중되면서 단기 소비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낸다. 중국 당국도 내수 확대를 위해 춘제 연휴 기간 소비 촉진을 위해 20억5천만위안(약 4천298억원)의 지원금을 배정하고, 이를 소비 상품권·보조금·현금 형태로 제공한다. 최대 소비 기간이라는 점을 반영하듯 기차역 내부 상점들은 붉은 장식과 할인 문구로 가득했고, 기념품 판매대에는 고향에 가져갈 특산품이 빠르게 팔려나가고 있었다. 베이징역에서 기념품점을 운영하는 류모(47) 씨는 "냉동 베이징 오리구이가 가장 잘 팔린다"며 "고향의 부모님과 친지들에게 베이징 특산품인 오리구이를 선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춘제는 단순한 명절을 넘어 '세계 최대 인구 이동'으로 불린다. 대도시에서 일하던 수억 명의 노동자가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과 재회하는 시간이다. 베이징역 대합실 스피커에서는 끊임없이 출발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고 사람들은 짐을 끌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9일간의 연휴를 앞두고 지구촌 최대 대이동이 이미 시작됐다. jkhan@yna.co.kr <연합뉴스>
2026-02-14 08:29:12
[※ 편집자 주 = 부산으로 이전한 해양수산부가 올해 출범 30주년을 맞았습니다. 바다 안전부터 해양 연구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해양수산 행정을 펼치고 있지만 그 역할과 중요성은 쉽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연합뉴스는 해양수산부와 소속 기관의 업무를 하나씩 '분해'해 살펴보는 기획 기사를 매주 1차례 송고합니다.] 먹기 좋게 잘라 빨간 양념에 버무린 오징어젓갈. 원형조차 알아보기 힘든 이 젓갈의 원산지는 어디일까. 이 오징어가 실제로 어디서 잡혔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을까. 정답은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수품원)에 있다. 지난해 수품원은 오징어 가격이 급등해 이른바 '금징어'로 불렸던 당시 원산지 표시 위반을 확인하기 위한 단속에 착수했다. 먼저 고객인 척하는 '미스터리 쇼퍼'(암행 평가원)로 위장한 뒤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국내산 오징어젓갈 가운데 유독 가격이 낮거나 인기가 많은 상품을 골라 구매했다. 전국 각지에서 배송된 30여곳의 젓갈이 수품원에 속속 모였고, 연구사들은 하나씩 원산지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이장욱 수품원 해양수산연구사는 "젓갈 한 통 안에도 국내산과 수입산이 섞여 있을 수 있어 잘게 잘린 오징어 몸통 50∼100개를 꺼내 일일이 시료를 채취해야 했다"며 "젓갈이나 냉동, 가공 수산물은 맨눈으로 원산지를 판별하기 어려워 과학적 분석이 필수"라고 말했다. 유전자 분석은 시료 전처리와 DNA 추출, PCR 유전자 증폭, 염기서열 분석 순으로 진행된다. 이렇게 확보한 유전자 염기서열을 모든 수산물의 표준 유전자가 등록된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해 국산 여부를 판정하는 방식이다. 분석 결과 일부 오징어는 우리나라에서 잡히지 않는 대서양산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연구사는 "한 달 가까이 검사하다 보니 평소 오징어젓갈을 즐기던 직원들조차 당분간은 먹기 어렵겠다고 할 정도였다"며 웃음을 지었다. 해양수산부 소속 기관인 수품원은 원산지 단속을 비롯해 수산물 수출 지원, 수산생물 질병 관리, 친환경 인증, 안전성 조사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 설 연휴처럼 수산물 유통이 급증하는 시기에는 특히 분주하다. 국민들이 제수용으로 많이 찾는 참조기와 전복, 명태, 옥돔 등을 대상으로 집중 점검이 이뤄진다. 전국 14개 지원에서 원산지 관리 공무원 42명과 지도·단속 조사원 61명이 현장을 누빈다. 이들은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음식점 등에서 수산물 형태를 살피는 맨눈 검사를 실시하고, 매입·매출 내용과 수입·유통 이력 신고 내용을 확인해 원산지 표시 위반 여부를 점검하기도 한다. 이후 국내산과 수입산을 구분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유전자 분석을 의뢰하는 것이다. 수품원이 시행한 연간 점검 횟수는 평균 1만1천∼1만3천건, 점검 업체 수는 13만∼14만 곳. 원산지 표시 위반 업체는 2022년 519곳, 2023년 788곳, 2024년 463곳, 2025년 455곳으로 집계됐다. 수품원 관계자는 "수입산보다 국내산을 선호하는 소비자 심리를 악용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산을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표시하는 행위, 여러 국가명을 함께 기재해 소비자를 혼동하게 하는 행위 등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가 복병으로 떠올랐다. 우리나라 해역에서 보기 힘들던 어종이 출몰하면서, 원산지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사는 "과거에는 지느러미나 체형 등 외형 비교로 원산지를 판단하기도 했지만, 수온 변화 등으로 생김새가 다양해지고 있다"며 "한 품종이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잡히는 경우 유전자가 같아 분석에 한계가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어종이 우리 바다에 출현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기술이 고도화되는 만큼 원산지 판별에서도 과학기술의 역할은 커지고 있다. 그는 "과거 관능적 판단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과학적 근거를 확보하는 단계로 발전했다"며 "더 신속하고 정확한 분석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인력 확충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수품원 관계자는 "디지털 포렌식과 특별사법경찰 수사까지 병행하다 보니 인력이 절실해 올해도 원산지 단속 등 관련 인력 30여명 증원을 요청한 상태"라며 "최근 실시한 저가 중국산 뱀장어 원산지 확인에도 많은 인력이 투입돼 여러 직원이 힘을 합쳐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악의적 원산지 표시 위반을 차단해 소비자가 수산물을 믿고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psj19@yna.co.kr <연합뉴스>
2026-02-14 08:28:44
프랑스 파리의 랜드마크인 개선문 인근에서 경찰을 향해 흉기를 휘두른 괴한(48)이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남성은 이날 개선문 아래 '무명용사의 묘'에서 횃불 재점화 의식을 거행하던 경찰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고, 이에 대응한 경찰이 쏜 총에 맞았다. 용의자는 부상 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을 포함해 행사를 관람한 시민들은 다치지 않았다고 국가대테러검찰청은 전했다. 용의자는 벨기에 몰렌비크시에서 경찰관 3명을 대상으로 저지른 테러 연계 살인 미수로 2013년 징역 17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12년을 복역한 뒤인 작년 12월 출소했으며 그 이후로 사법 당국의 감시를 받았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프랑스 검찰은 용의자의 단독 범행인지 테러 조직과 연계된 범행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 로랑 누네즈 내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을 통해 "테러 위협 앞에서 침착하고 단호하게 대처하며 개입한 경찰관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유동 인구가 많은 개선문 인근에서 강력 사건이 발생하자 경찰은 대규모 경력을 인근에 배치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파리 지하철과 시내버스 운영사인 파리교통공사(RATP)는 경찰의 요청에 따라 보안상의 이유로 개선문 인근 지하철역을 폐쇄했다. 개선문을 둘러싼 회전교차로의 차량 통행은 정상적으로 유지됐다. 파리의 대표적인 랜드마크 중 하나인 개선문은 유동 인구가 많은 샹젤리제 거리 끝에 자리 잡고 있다. buff27@yna.co.kr <연합뉴스>
2026-02-14 08:28:2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올해 11월 연방 상·하원 의원 등을 뽑는 중간선거에서 "의회에 의해 승인되건 안 되건 유권자 신분증 제도가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나는 이 주제에 대해 아직 제시되거나 검증되지 않은 법적 논거를 깊이 연구해왔으며, 매우 가까운 미래에 반박할 수 없는 것을 제시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미국의 주(州)에서 유권자가 투표 등록을 할 때 미국 시민권 증명을 제시하고 투표 때도 신분증을 제시하는 등 내용의 'SAVE(Safeguard American Voter Eligibility·투표자격보호) 법안' 처리를 촉구해왔다. 이 법안은 공화당 주도로 지난해 하원을 통과했지만, 상원까지 통과할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유권자 신분증 의무화에 집착하는 것은 불법 이민자의 대리투표로 부정선거가 저질러졌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미국에 불법으로 체류하는 이민자는 애초 투표권이 없는 데다 상당수의 시민이 시민권 증빙 서류를 갖추고 있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게시글에서는 "우리가 의회에서 통과시키지 못한다면 이 사기극이 왜 허용되면 안 되는지에 대한 법적 근거들이 있다"며 "나는 곧 행정명령 형태로 그것(근거)들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적 근거를 구체적으로는 제시하지 않은 채 신분증 확인 제도가 중간선거 때 시행될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SAVE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않은 채 현실화할 가능성은 불분명하다고 미국 언론은 지적하고 있다. 미 CNN 방송은 "의회 승인 없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통령이 전국에 걸쳐 유권자 신분증 제도를 합법적으로 의무화할 방안은 불분명하다"며 "선거는 주로 주(州) 및 지역 공무원들이 운영하며, 헌법은 대통령에게 선거 운영을 관리할 역할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2건의 트루스소셜 게시글에서 유권자 신분증 제도에 반대하는 민주당을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민주당이 더 이상 유권자 신분증 없이 선거를 치르게 놔둘 수 없다. 이들은 끔찍하고 위선적인 사기꾼들"이라며 "그들은 법안이 통과돼서는 안 된다는 온갖 이유를 댄다. 그들은 말도 안 되는 발표 후에, 뒷방에서 뻔뻔하게 웃는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당인 공화당을 향해선 "모든 연설을 할 때 이 문제를 가장 위에 올려야 한다"며 "중간선거 재선을 위해 그리고 그 이상을 위해 실패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min22@yna.co.kr <연합뉴스>
2026-02-14 08:2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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