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한 집'에서 '건강한 집'으로…디지털 헬스케어로 새단장하는 건설업계
입주민의 건강을 챙기는 '든든한 집'이 건설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국내 상황과 AI 기반 헬스케어의 발전이 맞물리면서, 건강 모니터링과 돌봄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 특히 고령 1인가구가 늘면서 이같은 트렌드가 주목받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전체 고령자 가구(가구주 연령 65세 이상) 596만 4000가구 중 혼자 사는 가구(228만 9000가구) 비율은 38.4%로, 전체의 3분의 1을 넘어섰다. 고령 1인 가구는 2021년 35.1%에서 매년 늘고 있으며, 2050년에는 고령자 가구 중 절반이 1인 가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혼자 사는 고령인의 경우 갑작스러운 신체 변화나 사고에 대처하기 어렵다. 특히 '골든타임'을 놓치는 낙상 및 골절은 치명적이다. 구조 요청 지연은 장기 입원과 합병증으로 이어지게 된다. 미끄러운 욕실 바닥, 높은 문턱, 어두운 조명 등이 위험 요소로 꼽힌다. 또한 '혼밥'으로 인한 영양 불균형과 불규칙한 약 복용 등 만성질환 관리 부전, 고립으로 인한 인지 기능 저하 및 치매 등도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주거에서도 '시니어 레지던스'나 '스마트 돌봄'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건설사들도 건강 관리 수요가 늘어난 상황을 반영해 시니어 레지던스는 물론, 일반 분양단지에서도 종합병원 및 전문 업체와 손잡고 입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AI 헬스케어 서비스를 도입·개발하고 있다.
IPARK현대산업개발이 올해 상반기 서울 노원구 월계동 서울원 프로젝트를 통해 2개 동, 768가구 규모로 공급하는 '파크로쉬 서울원'은 웰니스 컨셉트의 민간 임대주택으로, 헬스케어 프로그램을 통해 질병 예방과 사후 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선 아산병원 건강검진센터가 단지 내에 들어서고 연계 클리닉도 운영된다. 또한 24시간 상주 간호사와 웰니스 전문가가 건강 관리를 지원한다. 단지 내 건강관리실에서는 비접촉 센서를 활용해 낙상이나 심혈관 질환 등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하고, 24시간 관제센터와 응급 알림 기능을 연동해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생체 데이터를 분석하고 심박·활동량·수면 등 상시 건강 지표 모니터링도 운영한다. 아울러 생활 양식과 건강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를 제공하고, 테라피 마사지·웰니스 요가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해밀리의왕백운의료복합단지개발피에프브이(이하 해밀리PFV)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경기도 의왕 백운밸리 내 메디컬 콤플렉스에 차세대 'AI 시니어 리빙 솔루션'을 구축하기로 했다. AI·데이터·IoT 등의 첨단 기술을 활용해 시니어 일상과 전문가의 돌봄을 연결하는 디지털 호스피탈리티(Digital Hospitality)가 핵심이다. 2030년 입주 예정인 의왕 메디컬 콤플렉스는 25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과 약 570세대의 시니어 레지던스가 결합된 스마트 복합단지로, 통합의학 권위자인 해밀리 황성주 박사의 비전이 반영된 곳이다. 삼성물산은 기존 홈닉(Homeniq) 등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거주자 실시간 대시보드 및 AI 챗봇 매니저를 제공할 계획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헬스케어 기업 '아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이달 분양하는 단지부터 AI 헬스케어 서비스를 도입한다. 대전 관저28블록(951세대)과 검단 워라밸빌리지(2857세대) 공동주택에 우선 적용하고 향후 준공 및 분양 단지에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분양되는 '오티에르'와 '더샵' 입주민이 단지 내 전용 라운지에서 간단한 건강 측정을 통해 자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혈압, 심박수, 스트레스 지수, 혈중 산소포화도 등 주요 건강 지표를 측정하고, 분기별 정밀 건강 검사와 연령대별 맞춤형 검사 등도 이루어진다. AI 분석을 통해 현재 건강 상태를 평가하고 생활습관 관리 조언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웰니스 프로그램, 맞춤형 운동·식단 제안, 건강 세미나 등 커뮤니티 기반 건강관리 프로그램도 마련해 입주민들이 일상 속에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분당서울대병원과 '주거 기반 AI(인공지능) 헬스케어 플랫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미래형 건강주택 모델 고도화에 나섰다. 양측은 거주자의 일상 데이터와 건강 데이터를 AI로 통합·분석해 개인의 건강 상태와 생활 패턴에 맞는 건강관리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구현하고, 수면·운동·영양·생활습관 등 생활 전반에 걸친 실증을 토대로 서비스를 고도화하며 적용 범위를 점차 넓혀 나갈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주거공간 내 실증 환경 제공과 서비스 시나리오 기획 및 헬스케어 플랫폼 기술 개발을 맡고, 분당서울대병원은 의료·임상 관점 자문과 의학적 적정성 검토를 담당한다.
업계 관계자는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주거산업 역시 맞춤형 라이프케어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AI기술과 헬스케어 서비스를 접목한 서비스가 건설사들의 또다른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김소형 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2026-04-15 14: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