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이보다 극적인 드라마가 있을까. 지난달 31일. 한화 이글스는 LG 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패배하며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쳤다. 올 시즌 한화는 돌풍의 팀이었다. 2018년 이후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했던 한화는 시즌 초반 10위로 출발했다. 투·타가 어긋났고, 이기는 날보다는 지는 날이 많았다. 지난 6년과 같은 모습이 이어지는듯 했다. 한 번 흐름을 탄 한화는 무섭게 승리를 쌓아갔다. 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류현진-문동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리그 최강으로 이름을 날렸다. 3년 차에 마무리투수로 올라선 김서현은 배짱 가득한 피칭으로 타자를 압도하며 뒷문을 단속했다. 타선이 살아나면서 승리로 이어지기 시작했고, 8연승-12연승-10연승을 맛보며 어느덧 1위로 올라섰다. 전반기를 1위로 마친 한화는 후반기 상승세를 탄 LG에 밀려 2위로 시즌을 마쳤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꺾고 2006년 이후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비록 마지막 순간 우승자로 남지 못했지만, '만년 하위권'이라는 오명을 벗어던지기에 충분한 1년이었다. 시즌을 모두 마친 뒤 채은성은 "플레이오프부터 지금까지 왔는데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한 시즌이 드라마틱 했다. 1년을 돌아보니 그런 기분도 많이 든다. 아쉽긴 한데 좋은 시즌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시즌 초반 최하위에 머물던 시간. 채은성도 막막한 마음은 있었다. 채은성은 "사실 앞이 안 보인다 싶었다. 그래도 감독님께서 선수들을 많이 북돋아 주시고 코치님들도 많이 고생해 주셨다. 선수들이 다 같이 힘내서 어려운 분위기를 이겨내서 계속 연승하면서 상위권으로 달려갔던 그런게 생각났다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치르고 온 탓에 체력적인 한계가 분명했다. 푹 쉬며 준비를 한 LG를 이기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았다. 채은성은 "한 경기 한 경기 데미지가 시즌과는 다르긴 했다. 쉽게 풀린 경기가 많이 없고 어렵게 가는 경기가 많다 보니 그 부분이 많이 힘들긴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핑계는 없었다. 채은성은 "사실 계속 힘들었지만, 결과적으로 체력 문제라기 보다는 우리가 못했다. 그래서 졌다"고 했다. 비록 준우승으로 마지막에 웃지 못했지만, 젊은 선수가 많은 한화로서는 이번 기회가 앞으로 나아갈 천금의 시간이 될 전망이다. 채은성은 "엄청나게 도움이 될 거 같다. 나 역시도 LG에서 가을야구를 경험하고 나서 야구를 보는 시야가 많이 넓어졌다. 단기전을 할 때만해도 집중도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거 같고, 좋은 효과가 있을 거 같다"라며 "미팅 때도 이야기했지만, 상처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배움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는 같은 상황이 올텐데 그런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경험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부족한 걸 채우고 다음에 그렇게 되지 않겠다는 뭔가 준비하는게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선수단에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주장으로 2025년 마지막으로 선수단에 전하고 싶은 말도 남겼다. 채은성은 "정말 자랑스럽다. 초반만 해도 하위권이었는데 선수들이 다 이겨내고 한국시리즈까지 왔다. 대단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너무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에 대해서는 "한국시리즈에 올라온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나도 처음 경험했다. 또 초반에 분위기가 많이 좋지 않았을 때 그 때가 기억에 남는다"고 떠올렸다. 팬들에게도 인사를 남겼다. 채은성은 "감사하다. 항상 많이 와주시는데 그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잘하라고 응원도 해주셔서 감사하다. 내년에도 이런 기분을 느끼고 싶다"고 밝혔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2025-11-03 01:25:25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번 한국시리즈는 지난해까지 열렸던 한국시리즈와는 달랐다. 1,2-3,4-5,6,7차전으로 열린 시리즈가 아니라 1,2차전 후 3,4,5차전이 3연전으로 열리고 6,7차전이 열리는 2-3-2 구조로 바뀌었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한국시리즈의 5차전이 바뀐 것에 주목했고 이에 맞춰 전략을 짜면서 우승을 이뤄냈다. 1차전 선발을 요니 치리노스가 아닌 앤더스 톨허스트로 바꾼 것도 5차전 때문이었다. 일반적인 시리즈로 본다면 치리노스가 1차전 선발로 나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올시즌을 풀타임 뛰며 13승6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해 LG의 선발진을 이끌었다. 체력적으로 다소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24일을 쉬고 한국시리즈에 나서는만큼 1차전 선발로는 손색이 없었다. 톨허스트가 후반기에 와서 좋은 피칭을 해줬지만 1선발의 의미를 담는다면 치리노스가 나가는 것이 맞았다. 5차전이 지난해처럼 열렸다면 치리노스가 1차전에 나갔을 것. 1차전 선발이 5일 휴식후 5차전에 나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엔 1차전 선발이 나흘을 쉬고 나가야 하는 상황이 됐다. 치리노스는 올시즌 나흘 휴식후 성적이 안좋았다. 회복 속도가 늦다는 뜻. 결국 톨허스트가 1차전 선발로 낙점됐다. 염 감독의 생각대로 톨허스트는 1차전 6이닝 2실점에 이어 5차전에선 7이닝 1실점의 눈부신 호투로 두번 모두 승리투수가 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4차전에서 불펜 기용은 충격적이었다. 선발 치리노스가 6이닝 1실점으로 막았으나 타선이 한화 선발 와이스에게 막혀 0-1로 지고 있었는데 7회말 수비 때 장현식이 등판했다. 필승조를 쓴다면 함덕주나 김진성 혹은 송승기가 나오는 것이 맞는데 장현식이 등판했다는 것은 질 것을 생각하고 추격조를 낸다는 의미였다. 포스트시즌, 그것도 한국시리즈에서 겨우 1점차에 추격조를 꺼내는 것은 의아한 일이다. 결과적으로 추격조를 내고도 LG는 9회초 대거 6점을 뽑아 7대4의 기적같은 승리를 거두고 2승2패가 될 위기에서 3승1패의 우세로 바꾸면서 우승에 한발 더 다가섰다. 염 감독은 2승2패가 되더라도 이후 필승조 불펜을 5,6,7차전에 모두 쓰기 위한 전략을 썼다. 4차전서 필승조를 다 쓰고 진다면 3,4차전에 필승조가 연투를 하고도 지는 상황이라 분위기가 나빠질 가능성이 컸고 5차전에 필승조를 쓰기도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생기기 때문이었다. 겨우 1점차였지만 과감하게 필승조를 쓰지 않고 5,6,7차전에 승부를 거는 것으로 전략을 쓰면서 불펜 운영을 원활하게 가져가려 했다. 만약에 LG가 4차전에서 패했더라도 LG는 마운드를 한화보단는 훨씬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남은 3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매 경기가 총력전인 한국시리즈에서도 한정적인 자원에서 최대치를 끌어내려는 염 감독의 전략이 빛났던 시리즈였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2025-11-03 00:40:56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우리가 10월을 지배했다.(We Rule October)!' LA다저스는 연장 11회말 1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2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2025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최종 7차전 무대였다. 토바로 직전 연장 11회초 윌 스미스의 솔로홈런이 터지며 5-4로 리드를 잡자마자 다시 닥친 위기다. 극복한다면 월드시리즈 2연패의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 월드시리즈 연속 우승은 극히 까다로운 업적이다. 가장 최근에 메이저리그에서 월드시리즈 2연패 이상을 달성한 건 1998년부터 2000년까지 3연패를 달성한 뉴욕 양키스였다. 심지어 내셔널리그팀이 월드시리즈 연패를 달성한 건 1975~1976년 신시내티 레즈가 마지막이었다. 다저스는 기어코 그 위대한 업적을 달성했다. 11회말 마운드에는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서 있었다. 전날 열린 6차전에서 선발로 나와 96개의 공을 던지며 5안타 1볼넷 1실점으로 3대1 승리를 이끈 야마모토는 7차전에도 나왔다. 4-4로 맞선 9회말 1사 후 블레이크 스넬이 안타와 볼넷을 내주자 마운드에 등장했다. 야마모토는 나오자마자 알레한드로 커크에게 몸 맞는 볼을 내줘 1사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달튼 바쇼를 2루 땅볼로 유도했다. 2루수 미겔 로하스가 정확한 홈송구로 카이너-팔레파를 아웃시켰다. 야마모토는 어니 클레멘트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위기를 넘겼다. 10회말 공격도 무실점으로 막은 야마모토는 11회말에도 변함없이 마운드에 등장했다. 선두타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에게 좌전 2루타를 맞았다. 카이너-팔레파의 희생번트에 이어 애디슨 바거의 볼넷으로 1사 1, 3루가 됐다. 9회말에 이은 두 번째 위기. 하지만 야마모토는 흔들리지 않았다. 알레한드로 커크를 힘으로 눌렀다. 볼카운트 2S에서 3구째 바깥쪽 스플리터를 던졌다. 커크가 받아쳤지만, 방망이가 부러지면서 타구가 유격수 무키 베츠 앞으로 굴러갔다. 베츠는 공을 잡은 즉시 스텝을 밟아 2루 베이스를 직접 찍은 뒤 정확하게 1루로 송구했다. 더블플레이로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2연패가 완성됐다. 양키스 이후 25년 만의 월드시리즈 2연패이자 신시내티 이후 49년 만에 내셔널리그팀 월드시리즈 2연패 달성이다. 다저스 선수단은 미리 준비한 우승 기념 티셔츠를 입었다. 셔츠 등판에는 '우리가 10월(가을)을 지배했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문구 그대로 다저스는 와일드카드시리즈부터 시작해 디비전시리즈와 챔피언십시리즈 그리고 월드시리즈까지 모두 거치며 메이저리그 가을야구를 제대로 지배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드라마같은 결과였다. '가을의 전설'이라는 포스트시즌 야구의 정수가 모두 월드시리즈 7차전에 담겨 있었다. 다저스 선발로 나온 오타니 쇼헤이가 0-0이던 3회말 선제 3점포를 허용하고 강판됐다. 1사 1, 3루에서 토론토 3번타자 보 비셋에게 던진 초구 변화구를 강타당했다. 선제 3점포 이후 토론토의 유리한 흐름이 계속 이어졌다. 선발로 나온 맥스 슈어저가 4회초 1점을 내줬지만, 4⅓이닝 동안 4안타 1실점 1볼넷 3삼진으로 호투했다. 5회초 1사 1루 때 루이스 발랜드와 교체됐다. 발랜드는 첫 상대인 오타니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지만, 윌 스미스와 프레디 프리먼을 연이어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넘겼다. 6회에 양팀이 1점씩 뽑았다. 다저스가 6회초 1사 2, 3루에서 토미 에드먼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따라붙었다. 그러나 토론토는 3-2로 앞선 6회말 무사 2루에서 안드레스 히메네스의 적시 2루타가 타지며 4-2로 달아났다. 토론토가 2점차로 앞선 가운데 경기 후반에 접어들었다.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2연패 꿈이 점점 사라져가는 듯 했다. 하지만 다저스의 저력은 살아있었다. 8회초 1사 후 맥스 먼시가 예세비지를 상대로 우월 1점 홈런을 날려 3-4로 따라붙으며 불씨를 다시 살렸다. 승부가 점점 미궁으로 빠져들어갔다. 다저스는 8회말 선발요원인 스넬을 올렸다. 스넬은 8회말을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그러자 다저스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토론토 마무리 호프먼을 상대로 9회말 1사 후 미구엘 로하스가 다시 동점 솔로포를 가동했다. 승부는 4-4로 원점이 됐다. 다저스는 9회말 1사 후 스넬이 비셋에게 좌전안타, 바저에게 볼넷을 내주자 야마모토를 다시 호출했다. 전날 96개의 공을 던졌던 야마모토는 처음에는 흔들렸다. 첫 상대인 커크를 몸 맞는 볼로 내보냈다. 1사 만루 대위기상황. 하지만 야마모토의 심장은 강철이었다. 바쇼를 2루수 땅볼로 유도해 로하스의 송구로 3루 주자의 득점을 막았고, 클레멘트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9회말 교체 투입된 중견수 앤디 파헤스가 끝까지 쫓아가 좌익수와 충돌하면서도 잡아내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갔다. 연장 10회초 다저스가 리드 기회를 놓쳤다. 1사 후 베츠의 볼넷, 먼시의 중전안타, 테오스카의 볼넷으로 만루찬스를 잡았지만, 파헤스가 유격수 땅볼, 키케 에르난데스가 1루 땅볼에 그쳤다. 하지만 야마모토가 10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자 11회초 공격 때 윌 스미스가 역전 솔로홈런을 날리며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야마모토가 11회말에도 나와 혼신의 역투로 승리를 지켰다. 야마모토는 월드시리즈 MVP로 선정됐다. 이견의 여지가 없는 결정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2025-11-03 00:23:35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개인 기록이 내게 좋은 것이지만, 일단 작년처럼 우승을 하고 가을야구에 가면서 달성했더라면 더 뜻깊었을 텐데. 아쉬움과 허무함이 제일 커요." KIA 타이거즈 전상현은 올해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그는 지난 6월 28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구단 44년 역사상 최초로 통산 100홀드를 달성한 투수가 됐다. KBO 역사적으로 아주 특별한 기록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전상현에 앞서 18명이 먼저 100홀드 고지를 밟았기 때문. 하지만 KBO 역대 최다인 한국시리즈 12회 우승을 자랑하는 명문 구단 타이거즈에서 최초로 100홀드를 달성했다고 생각하면 의미가 조금은 다르게 다가온다. 전상현은 "명문 구단에서 이런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어릴 때부터 구단에서 많이 신경 써 주시고, 기회도 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구단에 감사를 표했다. 올 시즌 전상현은 KIA 불펜에서 가장 고생한 투수였다. 74경기에 구원 등판해 7승, 25홀드, 1세이브, 70이닝, 평균자책점 3.34를 기록했다. KIA 불펜 가운데 경기 수 1위, 이닝 1위였다. 전상현은 후반기에 필승조 정해영과 조상우가 급작스럽게 부진에 빠져 차례로 2군에 다녀올 때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중심을 잡아줬다. 비록 KIA 불펜 평균자책점은 5.22에 그쳐 최하위권인 9위에 머물렀지만, 전상현은 박수받아 마땅한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전상현은 웃을 수 없었다. 어쨌든 야구는 팀이 이겨야 하는 스포츠기 때문. KIA가 지난해 통합 우승을 달성하고 올해 2년 연속 우승을 목표로 삼았을 때 8위까지 추락하는 것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그림이었을 것이다. 적어도 가을야구에는 진출할 줄 알았던 기대도 후반기가 흘러가면서 점점 무너졌다. 전상현은 "아쉬움도 크고, 솔직히 허무함이 제일 크다. 모든 팀들은 가을야구를 하는 게 목표고, 우리는 작년에 우승을 했기에 올해는 아쉽게 시즌을 마치고 지켜보는 입장이 되니 아쉽기만 하더라. 개인 기록이 좋은 것은 내게는 좋은 일이지만, 작년처럼 우승을 하고 가을야구를 했더라면 더 뜻깊고 최고의 시즌이 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웠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불펜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등판하고도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던 시간의 잔상이 더 남아 있다. 전상현은 "초반에 내가 부진한 기간이 조금 길었다. 게다가 팀 성적도 안 좋다 보니까 만족할 시즌은 아닌 것 같다. 그래도 시즌 내내 부상 없이 끝까지 풀로 뛰었다는 것이 그나마 좋았던 것 같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다음 시즌에도 전상현은 KIA 불펜의 핵심 전력이다. 2023년 64경기, 지난해 66경기에 이어 올해까지 3년 연속 60경기 이상 등판하면서 누적된 피로는 없을까. 전상현은 "어릴 때 부상을 많이 당하고 다쳐봤던 게 내게는 많은 경험이었고, 깨닫고 느낀 게 많았다. 이동걸 코치님과 트레이닝 파트, 그리고 감독님께서도 풀타임을 뛸 수 있는 이닝과 경기 수를 계속 확인해 주신다. 내 몸 상태를 보고 내게 맞춰 주셔서 작년과 올해 부상 없이 풀타임으로 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동걸 투수코치의 조언이 특히 도움이 됐다. 전상현은 "코치님이 풀타임을 뛸 수 있게 준비하고 관리하는 법을 많이 알려 주시면서 신경도 많이 써 주셨다. 불필요한 캐치볼은 최대한 줄이면서 경기 나가기 전에 훈련하는 루틴들, 공 던지기 전에 루틴들을 알려주셨다. 그것들을 꾸준히 하다 보니 이제 자연스럽게 내 루틴이 됐다. 그래서 나는 코치님께 정말 감사하다. 그 도움이 내게는 정말 컸던 것 같다"고 감사를 표했다. 한때는 세이브 투수를 꿈꾸기도 했지만, 전상현은 이제 홀드에 더 매력을 느낀다. 전상현은 "홀드라는 기록도 정말 좋은 것 같다. 그냥 홀드를 하고 싶다는 것보다는 부상 없이 매년 꾸준하게 하면서 홀드나 세이브, 승수를 쌓으면 팀과 내게 모두 도움이 되는 것이다. 내가 야구를 그만할 때까지는 그냥 최대한 많이 기록을 쌓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다음 시즌에는 불펜이 약점으로 꼽히지 않도록 겨우내 더 열심히 시즌을 준비하려 한다. 지금은 광주에서 회복 훈련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전상현은 "기록으로 보다시피 작년과 비교했을 때 불펜 쪽에서 기록이 많이 안 좋았다. 나 포함해서 불펜이 다들 작년보다 안 좋았기 때문에 내년에는 잘 준비해서 우리 투수들이 조금 힘을 내서 다 같이 뭉쳐서 지키는 야구를 하면, 자연스럽게 팀도 승수를 더 많이 쌓을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2025-11-03 00:11:00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박병호와 서건창, 키움에서 마지막을 장식하는 건 불가능인가. 이제 2025 시즌 야구는 모두 끝났다. 하지만 선수들의 운명은 이제부터 갈리는 시기다. FA 시장이 열리면 '대박'을 터뜨리는 영광의 주인공들도 나오고, 방출 칼날을 맞은 선수들은 은퇴를 고민해야 할 수도 있다. 올해는 또 2차 드래프트도 열린다. 본의 아니게 팀을 옮겨야 하는 선수가 나올 수도 있다. 그래서 박병호와 서건창 두 베테랑 스타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히어로즈에서 야구 인생 최전성기를 열고, 이후 팀을 떠나 선수 생활을 해야했던 두 사람. 40세를 바라보는 나이가 되며 황혼기에 접어들었다. 아니, 더 냉정하게 얘기하면 은퇴를 생각해야 할 시기라고 하는 게 맞을 듯 하다. 박병호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계약이 끝났다. FA 재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삼성은 박병호가 FA 신청을 하든, 안 하든 계약을 하지 않을 거라는 걸 일찌감치 언론 등을 통해 알렸다. 서건창은 일찍 KIA 타이거즈에서 방출 통보를 받았다. 충격적이었다. 지난해 KIA 우승에 공헌하고, 4수 끝에 감격의 1 1년 FA 계약을 체결했는데 1년 계약은 진행하지도 못하고 짐을 싸야하는 신세가 됐다. 하지만 두 사람 입장에서는 아직 은퇴라는 단어를 꺼내기 힘들 듯 하다. 박병호는 올해 디아즈가 대폭발하며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그래도 15홈런을 쳤다. 서건창은 1989년생으로 1985년생 박병호보다 어리다. 현역 연장에 대한 의지가 강한 걸로 알려졌다. 문제는 데려갈 팀들이 있느냐는 것이다. 이미 여러 팀들을 돌았다. 상위권 후보나 좋은 전력을 갖춘 팀들의 관심을 받기는 쉽지 않다. 세월이 흐르면, 갈 수 있는 후보팀들이 점점 줄어드는 처절한 현실이다. 그런 와중에 생각나는 팀이 바로 키움이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두 사람을 KBO리그 최고 스타로 키워냈고, 영광의 시절을 함께 했었다. 두 선수 모두 팀에 대한 애정이 강했지만, 당시 선수 개인의 출전과 팀 사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헤어진 경우다. 얼굴 붉히며 떠난 게 아니었다. 서건창의 경우에는 KIA로 이적할 때 키움이 데려오기 위해 애를 쓰기도 했다. 베테랑으로 선수들에게 모범을 보인 후, 지도자로 가는 길까지 생각해서 제안했지만 경기 출전이 간절했던 서건창은 KIA를 택했다. 당시 키움은 김혜성이 2루 터줏대감으로 있으니, 서건창 입장에서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는 했다. 키움은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10개 구단 중 객관적 전력이 가장 떨어진다. 누구라도 있으면 좋다. 리빌딩을 하고 있지만, 리빌딩이라는 게 중심을 잡아주는 베테랑들과 함께 할 때 효과가 극대화 된다. 또 마지막에 집으로 돌아온다는 스토리도 훌륭하다. 두 사람을 반기지 않을 키움 팬들은 없을 듯 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신생팀. 보잘 것 없는 팀을 팬들에게 각인시킨 건 두 사람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박병호는 리그 최고의 홈런 타자로 성장하며 메이저리그에까지 진출했다. 서건창은 KBO리그 최초 200안타 타이틀을 달았다. 신고 선수 출신 MVP 신화를 썼다. 물론 계약이라는 게 쉽게 이뤄지지는 않는다. 키움 구단이 두 사람을 원해야 한다. 젊은 선수들에게 최대한 기회를 주는 구단 시스템상, 어색한 옷이 될 수도 있다. 만약 관심이 있더라도, 두 사람이 현실에 맞는 조건 등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야 한다. 주전 자리, 많은 연봉 등을 보장받지 못 할 수도 있다. 과연 박병호, 서건창과 키움의 재회는 이뤄질 수 있을까.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2025-11-03 00:07:07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다저스가 그들을 품은 것은 정말 행운이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이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일본인 트리오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사키 로키에게 경의를 표했다. 다저스의 올가을은 이 3명이 다 책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저스는 2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연장 11회 승부 끝에 극적인 5대4 역전승을 거뒀다. 안방마님 윌 스미스가 11회초 4-4 균형을 깨는 결승 솔로포를 터트려 토론토를 울렸다. 다저스는 시리즈 4승3패를 기록,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월드시리즈 MVP의 영광은 야마모토에게 돌아갔다. 야마모토는 이번 포스트시즌 6경기(선발 5경기)에 등판해 5승1패, 37⅓이닝, 평균자책점 1.45를 기록했다. 이 중 2경기가 9이닝 1실점 완투승일 정도로 마운드에서 압도적인 구위와 스태미나를 자랑했다 야마모토는 특히 월드시리즈에서 무려 3승을 챙기며 엄청난 존재감을 뽐냈다. 2차전 9이닝 1실점 완투승, 6차전 6이닝 1실점 승리에 이어 7차전 2⅔이닝 무실점 구원승을 거뒀다. 전날 96구를 던진 선발투수가 불펜에서 몸을 푸는 시늉만 하는 줄 알았는데 진짜 마운드에 올랐다. 9회말 1사 1, 2루 위기에 등판해 무실점으로 34구를 던지며 다저스의 우승을 이끌었다. 토론토 강타선을 잠재운 일등공신은 단연 야마모토였다. 오타니는 가뜩이나 힘든 포스트시즌에 투타 겸업을 해내는 괴력을 뽐냈다. 투수로 4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1패, 20⅓이닝, 평균자책점 4.43을 기록했고, 타자로는 17경기에서 타율 0.265(68타수 18안타), 8홈런, 14타점, OPS 1.096를 기록했다. 오타니가 가장 빛난 경기는 지난달 18일 밀워키 브루어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이었다. 1번 선발투수로 선발 출전, 마운드에서 선발 6이닝 2안타 3볼넷 10삼진 무실점, 타석에서 3타수 3홈런 1볼넷 3타점을 기록하는 원맨쇼로 다저스의 5대1 승리를 이끌었다. 오타니는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통틀어 메이저리그 역사상 한 경기에 홈런을 3개 이상 치면서 삼진을 10개 이상 잡은 최초의 선수가 됐고, 챔피언십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사사키는 약점으로 꼽히던 다저스 불펜의 구세주였다. 마무리투수 태너 스캇을 비롯한 불펜 투수들이 부진할 때 시즌 막바지 어깨 부상을 털고 돌아온 사사키가 큰 힘이 됐다. 사사키는 포스트시즌 9경기에 구원 등판해 2홀드, 3세이브, 10⅔이닝, 평균자책점 0.84를 기록했다. 덕분에 로버츠 감독은 부진에 종기 수술까지 받은 스캇을 전력에서 과감히 제외할 수 있었고, 가족 문제로 월드시리즈 직전 로스터에서 제외된 좌완 필승조 알렉스 베시아의 빈자리도 크게 느끼지 않을 수 있었다. 로버츠 감독은 우승 뒤 기자회견에서 일본인 트리오의 활약과 관련해 "3명 모두 다 달랐다. 오타니는 세계적으로 야구를 대변하는 얼굴이다. 그를 향한 전 세계의 기대를 어깨에 짊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가 해낸 일은 정말 특별하다. 그는 내셔널리그 MVP가 될 것이다. 정말 좋은 사람이자 선수"라고 먼저 오타니를 극찬했다. 로버츠 감독은 이어 "야마모토는 야구계 최고 투수 가운데 한 명이다. 야마모토는 올해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에 그런 투구를 보여줬다. 그리고 사사키는 초반에는 힘든 시간을 보낸 어린 선수고, 건강해진 뒤로는 반등할 방법을 찾으면서 팀에 큰 기여를 했다. 올해 사사키는 정말 많이 성장했다. 일본 사람들이 이 선수들을 정말 자랑스러워 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우리가 이들을 품은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고 이야기했다. 다저스에 행운이 당연하게 찾아온 것은 아니다. 그만큼 돈을 많이 썼다. 투자한 만큼 거둔 셈이다. 다저스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FA 최대어였던 투타 겸업 슈퍼스타 오타니를 10년 총액 7억 달러(약 1조17억원) 초대형 계약으로 품었다. 야마모토 역시 지난 시즌에 앞서 포스팅 시스템으로 다저스와 12년 총액 3억2500만 달러(약 4650억원)에 계약했다. 막내 사사키는 올 시즌에 앞서 다저스와 계약금 650만 달러(약 93억원)에 6년 계약을 체결했다. 사사키는 만 25세 미만 국제 아마추어 선수로 분류돼 계약 규모가 가장 작았다. 세 선수의 몸값 총액은 10억3150만 달러(약 1조4760억원)에 이른다. 특히 오타니와 야마모토는 다저스와 계약하고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복덩이들이다. 올해는 사사키까지 가세해 2연패에 앞장서며 다저스가 10억 달러 이상 투자한 보람을 느끼게 했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2025-11-03 00:04:00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그 무대의 주연이 되지 못한 것은 분명 아쉽지만, 그래도 웃으며 마쳤다.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마친 김혜성이다. 김혜성의 소속팀 LA 다저스는 2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5대4로 승리했다. 5차전 패배로 벼랑 끝에 몰려있던 다저스는 6차전에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타일러 글래스노우까지 쓰면서 잡는데 성공했고, 7차전까지 연장전에 터진 포수 윌 스미스의 역전 결승포, 야마모토의 투혼의 불펜 투구를 앞세워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에 이어 '백투백' 우승이다. 우승의 기쁨은 한국인 메이저리거 김혜성도 만끽했다. 다사다난했던 김혜성의 루키 시즌이 생애 첫 지구 우승,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화려한 타이틀로 막을 내렸다. 월드시리즈 전까지 대주자로 한차례 나와 결승 득점을 올렸고, 월드시리즈 시작 이후 6차전까지 한번도 출장 기회를 잡지 못했던 김혜성은 7차전 마지막 이닝 수비때 2루 대수비로 나섰다. 직접 아웃카운트를 처리하지는 않았지만, 매끄러운 수비 움직임으로 팀의 승리를 지킨 마지막 아웃카운트 3개를 합작했다. 모든 야구선수들이 꿈꾸는 바로 그 그라운드에 직접 선 것이다. 아쉬움도, 벅찬 성취감도 있었던 루키 시즌이다. 김혜성이 1년전 원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 구단의 동의를 얻어 메이저리그 포스팅에 나섰을 때까지만 해도, 미래가 불투명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관심을 보였던 것은 맞지만, 실제 어느정도 수준의 오퍼를 받을 수 있을지 확답하기가 어려웠다. 몇몇 구단들과 협상을 이어가던 김혜성은 결국 다저스를 택했다. 김혜성에게 관심을 보였던 구단들 중에, 다저스보다 더 나은 조건을 내밀거나 김혜성이 주전으로 뛸 가능성이 더 높았던 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저스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으로, 이미 어지간한 특급 선수들도 주전으로 명함을 못내밀 수준의 뎁스를 가지고 있다. 아시아 출신의 루키, 장타력이 약한 김혜성이 과연 다저스에서 로스터 생존 경쟁을 해나갈 수 있을지 부정적인 전망이 지배했다. 다저스와의 계약 조건도 3 2년 최대 2200만달러(현재 환율로 약 314억원)로, 메이저리그에서는 거의 헐값 계약에 해당된다. 특히 '스몰마켓'팀이라면 모를까, 수천억 몸갑 선수들이 여럿인 다저스에서는 더더욱 존재감이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시범경기에서 주전 경쟁에 밀린 김혜성은 트리플A에서 개막을 맞이했다. 타격 메커니즘이 빅리그 레벨이 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게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평가였다. 다행히 김혜성이 트리플A에서 좋은 성과를 성적으로 보여줬고, 시즌 초반 빠르게 콜업 기회가 찾아왔다. 그 기회를 김혜성이 잡았다. 김혜성은 올해 정규 시즌에서 71경기를 뛰었고, 161번 타석에 서서 타율 2할8푼 3홈런 17타점 OPS 0.699를 기록했다. 팀내에서의 입지는 후순위 내외야 백업 멀티 요원이자 대주자. 아직 타격에 대한 확실한 믿음을 주지는 못하고 있지만, 연봉을 감안했을때 첫 시즌 이정도의 활약도 훌륭한 백업 수준이라는 현지 팬들의 평가를 받고 있다.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내내 일부 주전 선수들의 지독한 타격 부진 때문에 고민하고 있을때, '김혜성을 좀 써보라'는 현지 다저스팬들의 원성이 과장은 아니었다. 김혜성이 헐값 계약을 하며 다저스를 선택한 것이 어리석은 선택이 될 것이라는 악담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김혜성은 돈을 주고도 사지 못할 경험을 했다.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프레디 프리먼, 무키 베츠, 클레이튼 커쇼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뛰고, 함께 호흡하고, 함께 기뻐하며 세계 최정상의 자리를 맛 봤다. 전설적인 선수들 중에서도 얻지 못한 사람이 수두룩한 월드시리즈 반지를 비록 비중 적은 조연으로라도 손에 넣었다. 역대 한국인 선수로는 김병현에 이은 두번째, 한국인 야수로는 첫번째 역사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2025-11-03 00:03:46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적응을 끝낸 내년이면 더 좋은 투수가 된다는 확신이 있다. 그런데 재계약이 고민된다. 대체 무엇 때문일까. SSG 랜더스 투수 미치 화이트는 포스트시즌에서 자존심을 구겼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준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에이스' 드류 앤더슨이 장염 여파로 정상 출격이 어려워지자 이숭용 감독은 순서대로 화이트를 1차전 투수로 낙점했다. 그런데 화이트는 경기 시작부터 고전했다. 1회초 선두타자 이재현에게 초구에 좌월 선제 홈런을 얻어맞고, 2사 1,2루 추가 실점 위기를 간신히 막아낸 후 2회 또 무사 1,2루 추가 실점을 어렵게 틀어막았다. 그러나 3회 김영웅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하자 벤치도 더이상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 결국 화이트는 2이닝 3실점으로 물러났고, SSG는 이 경기를 2대5로 패했다. 화이트는 설욕을 위해 4차전 불펜 대기까지 자청했으나 경기 막판 재역전패를 당하면서 등판 기회 없이 시리즈가 끝났다. SSG의 포스트시즌 성적이 아쉬웠던 것과는 별개로, 구단과 화이트에게 또다른 숙제를 남긴 마무리였다. SSG 구단은 준플레이오프 탈락 후 재빨리 다음 시즌 구상에 돌입했다. 외국인 선수 계약 역시 최우선으로 중요한 업무다. 올 시즌 함께했던 앤더슨, 화이트, 기예르모 에레디아 모두 리그 최상급 선수들이지만, 다음 시즌에도 함께할 수 있을지는 지금으로써는 물음표다. 일단 앤더슨의 경우,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들도 이미 복수의 메이저리그 팀이 앤더슨에게 관심을 표했고,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먼저 관심을 보일 정도라면, SSG가 풀베팅을 하더라도 금액 싸움에서 이길 수가 없다. 2년전 에릭 페디가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계약할 당시 2년 총액 1500만달러(약 214억원)에 사인했다. 화이트는 KBO리그 1년차였던 올해보다, 적응을 이미 끝낸 내년 더 나은 투구를 할거라고 구단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올해 개막 직전 부상이 있었던 영향도 있고, 전반기보다는 후반기들어 확실히 KBO리그 타자들을 상대하는 요령을 익혔다. 원래 직구 구위나 힘이 좋은 유형의 투수라 공 자체는 좋기 때문에 2년차가 되는 내년에는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일종의 확신이다. 당연히 재계약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지만, 한가지 고민해봐야 하는 포인트가 있다. 올 시즌 화이트가 보여준 수비 불안이다. 미국에서 메이저리그까지 경험했던 화이트는 올해 유독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여러 차례 노출했다. 땅볼을 잡아 내야수, 포수들에게 송구를 해야하는 상황에서 악송구가 여러 차례 나왔다. 투수 앞 땅볼때 1루에 황당 악송구가 나오기도 하고, 심지어 준플레이오프에서도 1루주자 김성윤이 뛰자 평범하게 던져도 아웃이었을 타이밍에 2루 악송구를 저지르며 어려운 상황을 자초했다. 미국에 있을때는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던 수비 문제가 한국에서 나온 것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본인에게 어떤 원인이 발생한 것인지는 면밀히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이런 화이트의 약점을 노려, 미국과는 다르게 상대팀 타자들이 도루나 기습 번트를 높은 비율로 시도하기도 하고, 투수가 조급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 부분이 2년차때는 과연 얼마나 개선되고 안정될 수 있느냐가 재계약 여부를 확정짓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재계약 가능성 자체는 높게 보인다. 이제 월드시리즈가 끝나서 본격적으로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선수단 정리에 나서겠지만, KBO리그에 올 수 있을만한 선수들 가운데 화이트 이상급의 투수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단, 고민하는 포인트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또 화이트가 혹시 미국 무대 재도전을 희망하느냐에 따라 변수는 남아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2025-11-03 00:03:38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그는 현대 야구에서 전례가 없는 일을 해냈다." 1m78의 '왜소한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LA 다저스의 영웅이 됐다. 다저스는 2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5대4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4승3패 다저스의 '백투백' 우승이다. 다저스는 5차전까지 2승3패로 벼랑 끝에 몰려있었다. 그런데 극적으로 6,7차전을 연속해서 잡아내면서 토론토의 우승을 저지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월드시리즈 주인공은 오타니 쇼헤이가 아닌, 야마모토였다. 다저스가 야마모토 때문에 우승을 했다고 표현해도 절대 과장이 아니다.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거뒀던 야마모토는, 팀이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패배한 직후 2차전 선발 중책을 맡았다. 그리고 9이닝 1실점 완투승으로 팀에 첫승을 안겼다. 포스트시즌 2경기 연속 완투. 대단한 기록이었다. 다저스가 5차전에 패배하면서 벼랑 끝에 몰린 6차전. 또 한번 야마모토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6차전 선발로 나선 그는 6이닝 1실점 호투로 토론토 타선을 식혔고, 또 팀을 수렁에서 건졌다. 그리고 7차전에서는 9회말 불펜 투수로 구원 등판해 경기 종료까지 2⅔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쳐 다저스의 승리를 지켰다. 다저스가 이긴 4경기 중 3경기가 야마모토의 투구로 힘을 얻었다. 특히 2차전 완투 이틀 후 연장 18회 접전에서 불펜 대기를 했던 그는 6차전 선발 등판 바로 다음날 휴식없이 불펜 투수로 2⅔이닝을 던지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아무리 단기전 승부인 포스트시즌이라고 하지만, 전날 선발투수가 불펜 투수로 등판한 것은 '혹사' 논란이 일어날 수 있는 대목이다. 그것도 아웃카운트 1,2개가 아닌 거의 3이닝을 혼자 던졌다. 그만큼 야마모토가 대단한 투수라는 뜻이지만, 반대로 어깨를 갈아가며 만든 승리로도 볼 수 있다. 사실 다른 리그, 다른 팀, 다른 결과가 나왔다면 감독 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다저스가 야마모토를 그렇게 쓰면서 우승을 했기에 모든 것이 아름답게 마무리 됐다. 야마모토는 메이저리그 데뷔 2년차만에 월드시리즈 MVP를 수상했다. 샴페인 파티 후 기자회견을 가진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야마모토가 오늘 해낸 것은 현대 야구에서 전례가 없는 것"이라면서 "불펜에서 '폼이 괜찮다', '부상 위험은 없을 것 같다'고 확신의 보고가 올라와서 기용했다. 10회를 마치고 교체하려고도 했지만, 11회에 들어가기 전에 그가 나에게 '다이죠부(괜찮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그를 믿었고, 그는 그 신뢰에 답했다"고 극찬을 쏟아냈다. 로버츠 감독은 "그에게는 강한 정신력, 완벽한 투구 실력, 흔들리지 않는 멘털이 있다. 이런 선수는 본 적이 없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1m78의 왜소한 체격이 유일한 약점으로 꼽히는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는 지난해 적응기를 지나, 올해 메이저리그 최상급 투수로 만개했다. 그리고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맞붙는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자신의 가치를 전세계에 증명해냈다. 야마모토가 감독도 살린 셈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2025-11-02 20:00:34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 구본혁이 7월 25일 두산전서 9회말 2사 1,3루 위기에서 이유찬의 파울 플라이를 불펜 펜스 위에 올라가 잡는 '끝내기' 수비는 올시즌 최고의 장면 중 하나로 꼽히는 '씬스틸러' 플레이였다. 한국시리즈에서 또하나의 '씬스틸러' 장면이 있었다. 이번엔 잡지 않은 게 화제가 됐다. 2025시즌의 마지막 경기가 된 지난 10월 31일 한국시리즈 5차전. 2-1로 LG가 앞선 3회말 수비때 위기의 순간 구본혁이 엄청난 수비 센스를 보여줬다. 무사 1,2루의 위기에서 잘치는 타자 3번 문현빈이 희생번트를 댔다. 2B1S에서 4구째 문현빈이 3루쪽으로 번트를 댔는데 조금 떴다가 3루 라인 안쪽에 떨어졌다. 3루수 구본혁이 달려와 잡으려다가 잡지 않았고 타구는 라인을 벗어나 파울이 됐다. 중계 리플레이를 보면 바운드를 못맞춰 못잡은 것이 아니라 일부러 안잡은 게 보였다. 혹시나 다리에라도 맞지 않으려고 왼다리를 넓게 벌리며 들어 올리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볼카운트는 2B2S가 되며 문현빈은 이제 번트가 아닌 타격을 해야하는 상황. 그리고 결과는 2루수앞 땅볼이 되며 병살타로 연결돼 2사 3루가 됐고, 노시환까지 삼진으로 처리하며 무실점 이닝 종료. 구본혁은 문현빈이 병살타로 잡히자 오른팔로 어퍼컷 세리머니까지 하며 자신의 판단이 옳았다는 것에 기뻐했다. 문현빈의 타격 결과에 따라서 아쉬운 플레이로 지적받을 수도 있었던 플레이였다. 문현빈의 한국시리즈 타격 컨디션이 좋았기 때문에 자칫 안타를 쳐서 실점을 했다면 차라리 번트 타구를 잡아 1루만 잡고 1사 2,3루서 노시환을 상대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았을 수도 있었다. 구본혁에게 그때를 물었다. 돌아온 답변은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였다. 구본혁은 "스핀이 보여서 파울이 될 것을 확신했다"며 "(문)현빈이가 계속 잘치고 있었지만 그때쯤이면 못칠 때가 됐다고 생각했고, 톨허스트가 좋아서 믿었는데 잘 막아줘서 감사하다"며 웃었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였던 병살로 잡았을 때의 소감을 묻자 "너무 좋아서 투수가 해야할 세리머니를 내가 했다"면서 "파울로 처리하고 더그아웃을 봤을 땐 다들 걱정하는 눈빛이었다. 나도 걱정하면 안될 것 같아서 그냥 '나한번 믿어봐'하는 표정으로 당당하게 있었다. 병살되니 형들이 다 잘했다고 칭찬했다"며 웃었다. 한국시리즈 전엔 문성주의 부상으로 인해 좌익수 연습을 했었지만 정작 한국시리즈에 와서는 3루수로만 출전. "좌익수는 많이 안나가서 걱정을 했는데 3루수로 나가게 돼 행복했다. 아무래도 3루가 더 자신있었기 때문에 더 좋았다"는 구본혁은 "다음에 한국시리즈에 나가게 되면 영양가 있는 안타를 치고 싶다"며 첫 한국시리즈의 소감을 말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2025-11-02 19:40:53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데뷔 18년 만에 감격의 첫 우승을 차지한 베테랑. 그런데 왜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세리머니? 김재호(43)가 오랜 침묵을 깨고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김재호는 2일 경기도 여주시 페럼클럽에서 열린 KPGA 투어 렉서스 마스터즈 최종 라운드에서 연장 승부 끝에 우승을 확정했다. 김재호는 황중곤, 최진호, 이유석과 치른 연장전 첫 홀에서 홀로 버디를 잡아 2008년 KPGA 투어에 데뷔한 후 처음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무려 210번째 출전 만에 최고 자리에 이름을 써내렸다. 우승 상금은 2억원. 천신만고 끝에 거둔 첫 승이었다. 김재호는 3라운드까지 5언더파로 공동 선두를 달렸다. 시즌 4승에 도전하는 옥태훈과 나란히 챔피언조에서 공을 치게 됐다. 올시즌 가장 페이스가 좋은 강자와의 맞대결 모양새라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최종 라운드. 코스 세팅이 더 어려워지고 날씨도 추워진 탓에 선수들이 부진했다. 옥태훈이 무려 5타를 잃으며 무너졌다. 김재호도 3타를 손해봤다. 하지만 선두 싸움에서는 밀리지 않았다. 2언더파에 4명의 선수들이 몰렸는데, 1위 자리를 지키지 못한 부담을 떨처낸 김재호가 마지막 승자가 됐다. 김재호는 오래 KPGA 무대에서 뛴 베테랑 프로로도 유명하지만, 아버지 때문에 이름을 더 알린 케이스이기도 하다. 김재호의 부친은 '미스터 롯데' 김용희 현 롯데 자이언츠 2군 감독의 아들이다. 그래서 김재호는 이번 대회 이벤트 홀로 진행된 파3 16번홀에서 아버지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16번홀은 선수가 지정한 음악을 틀고 흥겹게 치르는 홀이었는데, 김재호는 노래도 롯데 자이언츠 응원가를 골랐다. 심지어 우승이 확정된 후에도 아버지 이름과 등번호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감격을 맛봤다. 한편, 시즌 4승은 놓쳤지만 옥태훈은 이번 대회 결과로 올해 제네시스 대상 수상을 확정했다. 27위 안에만 들면 됐는데, 공동 7위로 대회를 마쳤기에 안정적으로 대상을 확정지었다. 신인상은 한국오픈 우승자 태국의 사돔 깨우깐자나에게 돌아가게 됐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2025-11-02 18:05:12
[고양=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빠른 피치클락에 적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류지현 새 감독이 이끄는 한국야구대표팀의 첫 훈련이 시작됐다. 내년 3월에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전초전인 체코(8,9일 고척), 일본(15,16일 일본 도쿄)과의 K-베이스볼 시리즈를 위해 2일 고양 야구국가대표 훈련장에 모여 첫 훈련을 가졌다. 한국시리즈를 치른 LG(김영우 손주영 박동원 문보경 신민재 박해민), 한화(문동주 김서현 정우주 최재훈 노시환 문현빈) 선수들은 4일부터 훈련에 합류할 예정. 처음 뽑은 35명 중 두산 최승용과 NC 김영규, 삼성 구자욱, LG 문성주 등 4명이 부상으로 빠졌고, 롯데 이민석과 삼성 이호성, 상무 이재원 등이 새로 합류, 총 34명의 선수들이 평가전을 치르게 된다. 대표팀 류지현 감독은 "일본과의 평가전이 끝난 뒤 빠르게 전력강화위원회를 열어 내년 1월(1월9~21일)에 열리는 사이판 1차캠프에 가는 선수들을 확정해 선수들에게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알려줄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내년 2월 3일까지 제출해야 하는 WBC 최종 엔트리는 30명이다. 이보다는 많은 수의 선수들을 사이판에 데려갈 계획. 류 감독은 "선수들의 컨디션을 봐야하고 혹시 모를 부상도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엔트리 보다 많은 선수들을 데려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평가전이 KBO리그와 다른 것은 ABS와 피치클락이다. KBO리그는 2년간 ABS시스템으로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정해왔지만 WBC 등 다른 국제대회에선 주심이 직접 판정을 한다. 지난해 프리미어12에서도 주심이 판정을 내렸다. 가장 큰 문제는 피치클락이다. 한국은 도입 첫해라 주자 없을 때 20초, 주자 있을 때 25초로 느슨하게 적용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선 주자 있을 때 15초, 주자 있을 때 18초로 한국보다 훨씬 짧다. 류 감독은 "피치클락이 15초, 18초로 굉장히 짧은데다 우리 리그 심판들보다 단호하게 체크한다"면서 "우리 선수들이 미리 경험을 해봐야 한다. 타자들도 타석에서 준비하는 것들, 투수들도 투수판 이탈에 대한 부분 등을 경기를 하면서 느껴야 될 것"이라고 했다. 시즌 후에 치르는 국가대표 평가전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에 대한 찬반여론이 있었지만 내년 WBC를 생각했을 때 KBO리그와 다른 규칙 적용을 미리 경험하는 부분에서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다. 류 감독도 "지금 치르는 4경기를 WBC규정 대로 할 예정이다. 선수 부상 방지를 위해 연장전만 없이 치른다. 미리 규정을 숙지하는데 굉장히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투수들은 이날부터 내년 WBC에 쓰이게 될 WBC 공인구로 훈련을 시작했다. 고양=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2025-11-02 17:11:40
[고양=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세계에서 제일 비싼 투수라던데 가성비가 제일 좋은 것 같다." 한국야구대표팀에 합류한 원태인도 월드시리즈 7차전을 봤다. LA 다저스의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투혼에 꽤 놀랐다. 오죽하면 3억2500만달러(약 4650억원)짜리 투수에게 "가성비가 좋다"라는 표현까지 썼다. 다저스는 2일(한국시각)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월드시리즈 7차전서 연장 11회 끝에 윌 스미스의 결승 솔로포로 5대4의 승리를 거두고 4승3패로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스미스의 홈런으로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번 월드시리즈의 진짜 영웅은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였다. 최고의 실력을 보여줌과 동시에 투혼과 투지를 불살랐다. 야마모토는 하루전 열린 6차전서 6이닝 동안 96개의 공을 던졌다. 그리고 7차전 9회말에 등판해 11회말 경기를 끝냈다. 2⅔이닝 동안 34개를 던지며 최고구속이 무려 97.3마일(157㎞)을 찍는 괴력을 보였다. 야마모토는 2차전서 105개의 공을 뿌리며 완투승을 거두고 하루 쉬고 열린 3차전서 18회 연장까지 가며 불펜 투수를 모두 소모하자 19회가 열릴 경우에 자신이 등판하겠다며 불펜에서 몸을 풀어 모두를 감동시켰는데 이번엔 6차전 등판하고 다음날 구원 등판을 하는 기적같은 야구를 펼쳐 모두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에이스 원태인에게도 충격적인 일. 프로야구 선수이자 선발 투수인 원태인은 선발 등판한 다음날 또 던진다는게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원태인은 "진짜 말이 안되는 것 같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투수라고 하는데 가성비가 좋은 것 같다"라며 "2경기 연속 완투승을 하고 6차전서 팀을 벼랑 끝에서 구해내는 피칭을 하고 96개를 던졌는데 7차전에 9회 1사 1,2루상황에서 올라와서 또 막아내는게 나라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가 먼저 생각이 들었다"라고 야마모토에게 더할 수 없는 극찬을 했다. "우리보다 더 큰 무대에서 더 큰 중압감 속에서 그런 피칭을 하고 다음날 더 강한 공을 뿌리더라. 난 선발 다음날 팔이 안올라가던데…"라면서 "와 진짜 저런 무대가 저런 에너지가 나올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을 느꼈고, 마지막 위기도 병살로 막더라. 그 기운을 무시못하겠더라. 야마모토 선수에게 '우주의 기운'이 몰린 것 같더라. 인가의 한계를 뛰어넘고 진짜 최고의 경기를 보여준 것 같아서 존경스러운 피칭이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저스에서 뛴 김혜성이 부러운 순간. 원태인은 "그런 경기는 직접 뛰지 않더라도 보는 것만으로도 진짜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사실 어제 혜성이 형과 연락을 했었다. 너무 부럽고 기대된다고. 꼭 우승하면 좋겠다고 했는데 진짜 우승을 해서 나중에 축하한다는 연락을 다시 해야할 것 같다"라고 했다. 다저스의 우승에 일조한 야마모토를 비롯한 오타니 쇼헤이, 사사키 로키 등 일본 선수들이 내년 WBC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대표팀이 상대해야 한다. 야마모토와 WBC에서 선발 맞대결을 하면 어떻겠냐는 질문에 원태인은 "한편으로는 영광스러운 경기라고 생각하지만 팬이 아닌 상대와 상대로 붙기 때문에 무조건 이겨야된다는 그 생각만으로 경기에 임할 것이다"라면서 "오타니 선수가 WBC 결승전서 오늘 만큼은 미국을 동경하지 말자라고 한 말이 너무나도 인상적이었다. 나도 그말을 되새기고 경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원태인은 올시즌 삼성에서 국내 에이스로 맹활약하며 12승4패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서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팀을 준플레이오프에 올려놓았고, SSG와의 준PO 3차전서 6⅔이닝 1실점으로 또 승리투수가 됐다. 한화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선 5이닝 4실점으로 버티며 팀의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었다. 이번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2승무패 평균자책점 2.55로 큰 경기에서도 강한 면모를 과시했었다. 이번 체코, 일본과의 평가전 중 어느 경기에 나설지는 알 수 없다. 원태인은 "더 강한팀과의 경기는 재밌고 선수로서 얻는게 많을 것 같다"면서 "아무래도 일본전에 좀 더 배울 것도 많을 것 같고 재미있는 승부가 될 것 같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고양=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2025-11-02 16:40:51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올해 82경기를 소화한 정현수의 부담을 덜어줄 좌완을 찾는다. 롯데는 2일 일본 미야자키로 2차 마무리캠프를 떠난다. 오는 24일까지 열리는 마무리캠프를 통해 2026시즌을 대비해 전력을 갈고 닦을 예정이다. 김태형 감독은 그 어느 때보다 치밀한 겨울 준비를 예고했다. 앞서 1차 마무리캠프에는 김원중-박세웅을 비롯해 황성빈 나승엽 등 주력 선수들이 대거 참여, 기초 체력 강화 및 개인 기술 보완에 힘썼다. 롯데는 이번 미야자키 마무리캠프를 김태형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16명과 더불어 투수 9명, 포수 4명, 내야수 9명, 외야수 6명 등 총 44명으로 꾸렸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총 9명의 투수 중 5명이 좌완투수라는 점이다. 올시즌 선발 감보아, 불펜 정현수 정도를 제외하면 좌완 기근으로 고민이 많았던 롯데다. 특히 정현수는 무려 82경기 47⅔이닝을 소화하며 2승12홀드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했다. 김태형 감독은 정현수의 활용도에 대해 좌타자를 상대하는 불펜보다는 조금 더 폭넓은 역할을 소화하는 투수로 활용하고자 하는 속내를 여러차례 드러낸 바 있다. 이번 마무리캠프에서 송재영 장세진 김기준 이영재 중 1~2명이 1군급으로 확실하게 올라와준다면, 정현수가 주력 불펜으로 올라설 수 있다. 야수진의 주축을 이루는 '윤고나손전(윤동희 고승민 나승엽 손호영 전민재)'가 모두 포함됐다는 점. 여기에 올시즌 시즌 중 전력 공백을 쏠쏠하게 메웠던 장두성 김동혁, 그리고 신예 조세진 한태양 박찬형 이호준 김세민 박건, 'Fall 리그 홈런왕' 김동현 등이 더해졌다. 신인 중에는 3라운드 거포 내야수 이서준, 9라운드 포수 정문혁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한태양과 전민재는 인근의 지바롯데 마무리캠프를 통해 선진야구를 체험할 예정이다. 고승민과 나승엽은 이병규 타격코치와 함께 츠쿠바대학교에서 타격 메커니즘을 가다듬는 훈련을 소화할 예정. 이들 외에 김진욱 박준우 정우준 박건우, 임경완 코치 등은 국군체육부대-롯데 연합팀의 형태로 대만 윈터리그로 향한다. 롯데 구단은 "2차 마무리캠프에서 야수들은 수비 훈련에 집중하며 팀 조직력 향상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선수별 기량 향상에 맞춰 적합한 훈련 환경을 제공하고, 실전 중심 프로그램과 전문 트레이닝을 접목해 팀 전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2025-11-02 15:35:52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가 대망의 V4를 달성했다. LG는 지난달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서 선발 앤드류 톨허스트의 7이닝 1실점 호투 속 김현수의 3안타 2타점 활약으로 4대1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1990년 1994년 2023년에 이은 4번째 우승이다. LG 염경엽 감독은 2023년에 이어 두번째 우승이자, 역대 두차례 이상 우승을 거둔 9번째 감독이 됐다. 한화는 2006년 준우승 이후 19년 만에 다시 정상에 도전했으나 아쉬움 속에 다음 기회를 노리게 됐다. 준우승에 그친 김경문 감독의 5번째 우승 도전도 다음을 기약해게 됐다. 최근 3년 새 두번째 우승. 이로써 LG 트윈스는 왕조의 기틀을 마련했다. 일단 팀 구성을 보면 조화롭다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 LG에서 큰 오지환 임찬규 홍창기 등과 같은 터줏대감들이 있고, 김현수 박해민 박동원 장현식 등 외부에서 온 구원군들이 있다. 그리고 문보경 문성주 손주영 유영찬 송승기 등 새롭게 자라나는 영건들도 있다. 기존 선수들에 꼭 필요한 부분에 외부에서 좋은 선수를 데려와 현재를 강화하고, 유망주들을 키우면서 미래를 만든다. 그렇게 노장청이 조화를 이룬 최고의 팀이 만들어졌다. LG는 2002년 준우승 이후 2013년 2위로 플레이오프에 오를 때까지 10년간 가을야구를 하지 못하는 암흑기를 버텨야 했다. 약팀의 이미지가 굳어졌던 LG는 2019년 이후 7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르고 3년 새 두번의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는 최강팀으로 자리매김 했다. 2025년 통합 우승은 'LG 왕조'의 기틀을 잡았다고 볼 수 있는, 육성까지 동시에 이뤄낸 성과라 더욱 뜻깊다. 2023년 우승 이후 2024년 재도전 때 LG는 베테랑 포수 이성우를 방출하고 김민성이 FA로 이적하는 등 주전 뒤를 받쳐주던 백업 선수들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어린 선수들이 새로 백업을 맡아야 했다. 하지만 생각만큼 성장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주전들의 체력 부담이 커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KIA와의 우승 경쟁에서 밀리더니 삼성에게 마저 추월당해 3위로 시즌을 마쳐야 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에 패하며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도 무산됐다. 아픔을 교훈 삼은 LG는 또 한 뼘 성장했다. 올 시즌 성적과 성장,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목표로 출발한 염경엽 감독은 주전들의 체력 유지를 위해 필요한 순간마다 백업 선수들을 과감하게 기용했다. 구본혁 이주헌 송찬의 최원영 천성호 이영빈 박관우 등 새 얼굴에게 기회를 주면서 유망주 성장과 함께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줬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모든 유망주들이 다 성장할 수는 없지만 수비를 잘해 전전후 내야수였던 구본혁은 타격에서도 눈을 떠 주전급으로 성장했다. 최원영도 확실한 외야 백업, 천성호는 내외야가 모두 가능한 천천후 자원이 됐다. 마운드 역시 풍성해졌다. 지난해 5선발로 9승을 올린 손주영은 2년차 징크스 없이 11승을 올리며 확실한 좌완 에이스로 거듭났다. 데뷔 첫 한국시리즈에서도 3차전서 5이닝 무실점 호투로 큰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송승기는 깜짝 5선발을 맡아 무려 11승을 거두는 엄청난 활약으로 통합우승에 힘을 보탰다. 전체 국내 투수 중 단 10명만 성공한 규정이닝도 채웠다. 한국시리즈에선 불펜으로 보직을 바꿔 1,2차전서 안정적인 호투를 했다. 고졸 신인 김영우도 필승조까지 올라섰다. 올해 입단한 신인 중 가장 성공한 케이스로 꼽힌다. 내년에 군에서 돌아오는 좌우 선발 요원 김윤식 이민호와 거포 이재원 등이 가세하면 공수에 걸친 LG 전력은 더 강해질 수 있다. 무엇보다 2년간 미국에 있던 클로저 고우석이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올시즌 내내 불펜 고민을 털지 못했던 LG로서는 천군만마이자, 최강 전력의 화룡점정이 될 수 있다. 1군에서 타격 재질을 보여준 박관우, 강속구를 뿌렸던 박시원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어갔다. 염경엽 감독은 "경험 차원의 몫"이라고 미래를 위한 배치였음을 분명히 했다. 비록 경기에 나서지는 못했지만 LG의 투타 미래는 더그아웃에서 선배들의 경기를 직접 보면서 큰 경기 분위기를 익혔다. 1라운드 신인 양우진까지 내년에 키울 가능성 있는 유망주들도 수두룩 하다. 염 감독은 10월 31일 5차전서 우승을 차지한 뒤 "일주일만 즐기겠다"면서 "올해 가장 힘들었던 게 중간 투수다. 내년에도 김영우 같은 신인 투수 2명 정도를 키우려고 한다. 이정용 함덕주 장현식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겠다. 내년에 돌아오는 김윤식은 풀시즌이 어려울 수 있어 6선발로 쓰려고 한다. 기존 선발의 과부하를 막아주면서 시즌을 운영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내년 시즌 우승을 위한 구상을 분명하게 밝혔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2025-11-02 15:34:44
[스포츠조선 김용] 전 세계 야구팬들을 홀려버린 '먹튀' 투수 투혼의 감동 드라마. 영화 시나리오로 만든다 해도 이보다 극적이지는 못 할 듯 하다. LA 다저스가 정말 '기적'이라는 말로밖에 설명이 안 되는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다저스는 2일(한국시각)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월드시리즈 7차전 외나무 다리 승부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5대4로 승리,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정말 극적인 승부였다. 2승3패 패배 위기에서 원정 2연전을 온 다저스. 6차전 선발 야마모토의 호투에 힘입어 기사회생했다. 하지만 7차전 믿었던 오타니 쇼헤이가 보 비셋에게 3점포를 얻어맞으며 경기가 꼬이기 시작했다. 하루 전 사사키 로키가 마무리로 나와 흔들리며 선발 요원 타일러 글래스노우를 마무리로 써버린 게 화근이었다. 다저스는 4회와 6회 1점씩을 내며 따라갔지만, 6회말 안드레스 히메네스에게 적시타를 맞는 장면은 너무 뼈아팠다. 흐름상 쐐기타 느낌이었다. 그래도 다저스는 포기하지 않았다. 8회 맥스 먼시가 1점차로 좁히는 홈런을 때려냈다. 그리고 9회 대수비 요원 미겔 로하스가 그림같은 동점포를 터뜨리며 토론토를 불안에 떨게했다. 그리고 10회초 윌 스미스가 역전 결승포를 때려버렸다. 타자들도 잘했다. 하지만 이 선수 없이 이번 월드시리즈 얘기는 할 수가 없다. 바로 야마모토. 이날 9회 1사 1, 2루 위기서 구원등판했다. 알레한드로 커크를 사구로 내보내며 1사 만루 절체절명의 끝내기 위기를 맞이했지만 여기서 무실점으로 막아버렸다. 그리고 연장 10회에도 선두 블리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에 2루타를 맞았고, 희생번트로 1사 3루 위기를 자초했지만 커크를 병살로 유도하며 영웅이 됐다. 그냥 막은 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야마모토는 6차전 선발이었다. 하루 전 선발로 96개의 공을 던진 투수라고는 믿기 힘든 연속 등판이었다. 한국이나 일본 선수들은 고교 시절까지 에이스로 뛰면서 극한의 연투를 경험하기는 하지만 그것도 오래 전의 일. 하지만 야마모토는 팀 승리를 위해 아무렇지도 않게 던졌다. 이미 몸을 푼 것만으로도 전 세계 야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었다. 3차전 연장 18회 승부를 벌일 때, 투수가 없자 2차전 선발이었던 아먀모토는 자원해서 몸을 풀었다. 이 자세만으로도 미국의 야구팬들이 큰 감동을 받았다. 요즘 철저하게 과학화, 분업화 된 야구에서 이런 희생을 발휘하는 선수는 없다. 몸값이 재산인 선수들은 팀보다 자신의 컨디션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용적으로도 영양가 만점이었다. 1차전을 지고 위기서 2차전을 잡아냈다. 탈락 위기 6차전에서도 팀을 구해내더니, 7차전 화룡점정을 찍었다. MVP는 당연히 그의 몫. 야마모트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12년 총액 3억2500만달러(약 4650억원)라는 역대 투수 최고액 계약을 체결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첫 시즌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먹튀' 오명을 써야했다. 이런 투구를 어떻게 12년 동안 더 보느냐는 비아냥도 들어야 했었다. 그런 가운데 올해 정규시즌 12승과 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대반전에 성공했고, 월드시리즈를 그야말로 '야마모토 시리즈'로 만들어버렸으니, 이제 '먹튀' 얘기는 누구도 꺼내지 않을 듯 하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2025-11-02 15:07:07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2025년 야구에서 월드시리즈 4승 가운데 3승을 독식하는 투수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일까. 그 말도 안 되는 일을 빅리그 역대 최고액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해냈다. 다저스는 2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연장 11회 극적인 5대4 역전승을 거뒀다. 안방마님 윌 스미스가 연장 11회초 4-4 균형을 깨는 결승 솔로포를 터트려 토론토를 울렸다. 다저스는 시리즈 4승3패를 기록,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야마모토는 다저스가 4-4 균형을 맞추고 맞이한 9회말 1사 1, 2루 위기에 구원 등판했다. 선발투수 오타니 쇼헤이가 2⅓이닝 3실점에 그쳐 조기 강판한 가운데 타일러 글래스노우, 블레이크 스넬 등 다저스가 쓸 수 있는 선발투수는 모두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치고 있었다. 다저스는 내일이 없는 경기인 만큼 굳이 팀의 약점인 불펜 투수들을 쓰면서 선발들을 아낄 이유가 없었다. 6차전 선발투수였던 야마모토도 예외는 없었다. 야마모토가 긴 이닝을 책임지리라 예상한 이는 없었을 것이다. 야마모토는 하루 전 열린 6차전에서 6이닝 동안 96구를 던졌다. 현대 야구에서 선발투수가 이틀 연속 등판하는 일은 당연히 없고, 불펜도 하루 30구를 넘기면 다음 날 연투는 어렵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야마모토는 괴물이었다. 전날 96구를 던지고도 이날 2⅔이닝을 책임지면서 투구 수 34개를 기록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97.3마일(약 157㎞)까지 나왔고, 평균 구속은 96.9마일(약 156㎞)로 형성됐다. 올해 직구 평균 구속은 95.4마일(약 154㎞)이었는데, 오히려 1.5마일(약 2.4㎞) 상승한 수치였다. 사력을 다해서 던졌다는 뜻이다. 야마모토는 첫 타자 알레한드로 커크를 사구로 내보내면서 1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역시나 다저스가 무리했나 싶던 차. 야마모토는 달튼 바쇼에게 2루수 땅볼을 유도했고, 2루수 미구엘 로하스가 침착하고 정확하게 홈에 송구해 3루주자 이시아 키너-팔레파를 포스아웃시켰다. 이어 어니 클레멘트를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면서 고비를 넘겼다. 중견수 앤디 파헤스와 좌익수 엔리케 에르난데스가 서로 타구를 보고 전력질주해 충동하면서 놓칠 위험도 있었지만, 파헤스가 에르난데스를 밀치며 타구를 잡아냈다. 연장 10회에도 승부가 나지 않으면서 야마모토는 11회 등판도 대기해야 했다. 더 길어지면 힘든 상황. 다행스럽게도 11회초 스미스가 결승포를 터트리면서 야마모토에게 승리투수 요건을 안겼다. 야마모토는 1점 리드를 기어코 지켜냈다. 선두타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에게 2루타를 맞아 큰 위기에 놓였고, 키너-팔레파의 희생번트로 1사 3루가 됐다. 애디슨 바거는 볼넷. 야마모토를 이제는 교체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었지만, 로버츠 감독은 끝까지 에이스를 믿고 끌고 갔다. 야마모토는 1사 1, 3루에서 커크를 유격수 병살타로 돌려세우고 다저스의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뒤 포효했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뒤 월드시리즈 MVP로 선정된 야마모토를 향해 "Yamamoto is GOAT"라고 경기장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크게 외쳤다. GOAT는 Greatest Of All Time의 줄임말로 해당 종목에서 역사상 최고의 선수를 칭할 때 쓴다. 사실 다저스 선발진을 야마모토를 제외하면 전부 토론토 타선에 고전하고 있었다. 5차전까지 오타니와 글래스노우, 스넬까지 3명이 월드시리즈 평균자책점 6.45에 이를 정도로 위태로웠다. 때문에 다저스는 홈에서 우승을 확정하지 못하고 시리즈 2승3패로 역전된 상태로 캐나다로 이동해야 했다. 야마모토는 홀로 토론토 타선을 완벽히 잠재웠다. 지난달 26일 월드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해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거뒀고, 6차전도 6이닝 1실점 호투로 승리를 이끌며 시리즈 3승3패 균형을 맞췄다. 그리고 7차전까지 승리 투수가 되면서 월드시리즈 성적 3경기 3승, 17⅔이닝, 평균자책점 1.02를 기록했다. 토론토는 야마모토에게 진 게 맞다. 야마모토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12년 총액 3억2500만 달러(약 4649억원) 초대형 계약을 해 눈길을 끌었다. 투수 FA 역대 최장 기간, 최고액 계약이었다. 지난해는 부상으로 정규시즌 18경기밖에 등판하지 못하면서 다저스 너무 큰 금액을 안겼다는 의심을 샀지만, 올해 정규시즌 사이이영상 투수급 활약에 포스트시즌 성과까지 더해 더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에이스라는 것을 증명했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2025-11-02 14:14:43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4차전 그대로 1-4로 끝났다면, 5차전도 졌을 겁니다." LG 트윈스의 2025 시즌 통합 우승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 LG는 31일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4대1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1일에는 잠실구장에 팬들을 모아놓고 성대한 축승연까지 열었다. 2023년 29년 만에 감격의 우승을 차지하더니 지난해 3위, 올해 우승으로 왕조의 기틀을 마련했다. 뭐니뭐니해도 이번 시리즈 하이라이트는 4차전. LG는 잠실에서 열린 1, 2차전을 모두 잡았지만 3차전 대전에 넘어가 상대 에이스 폰세 공략에 실패하며 추격을 허용했다. 만약 4차전까지 한화에 내준다면 시리즈 분위기가 한 순간에 상대쪽으로 넘어갈 뻔 했다. 그리고 실제 그렇게 될 뻔 했다. 한화 최강 원투펀치 와이스가 혼신의 피칭으로 LG 타선을 압도했다. 8회 2사 상황서 그가 내려가기 전까지 1-4로 밀렸다. 사실 패색이 짙었다. 그런데 LG는 상대 마무리 김서현을 공략해 9회 6점을 내며 기적같은 역전승을 일궈냈다. 여기서 한화는 완전히 전의를 상실했다. 5차전 선발 문동주가 문제가 있는 듯 빠른 공을 던지지 못하고 1회 만에 강판되며 사실상 승기는 LG쪽으로 넘어갔다. 4차전 기적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 김용의 코치는 이번 한국시리즈 퀄리티 컨트롤(QC) 코치로 선수들과 함께 했다. 원래는 2군에서 작전, 주루 파트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1군 송지만 1루베이스코치의 상으로 인해 임시로 1군에 올라왔다. 그런데 선수 때부터 유명했던 파이팅 넘치는 모습이 코치로도 여전했다. 이를 눈여겨본 염경엽 감독은 선수단에 긍정의 에너지를 전하는 김 코치를 1군에 동행시켰다. 그리고 한국시리즈 때는 정식으로 엔트리에 등록시켰다. 이미 다른 코치들은 보직이 다 있으니,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QC 코치 명함을 붙여줬다. 보통 QC 코치는 팀에서 수석코치 바로 아래 높은 자리로 통한다. 선수 시절 LG 암흑기를 함께 했으니, 우승 구경은 해보지도 못했다. 2023년에는 해설위원으로 LG의 우승을 지켜봤다. 김 코치는 "살면서 우승이라는 걸 처음 경험해봤다. 대단했다"고 말하며 "더그아웃에서 감독님, 코치 선배님들이 단기전을 어떻게 끌어가시는지 지켜본 건 엄청난 행운이었다. 정말 많은 공부가 됐다"고 말했다. 야구, 특히 단기전은 분위기와 흐름 싸움이다. 현장에 있는 선수단이 느끼는 촉은 거의 맞는다. 김 코치는 "4차전때 더그아웃 분위기는 솔직히 좋지 않았다. 만약, 1-4 스코어로 경기가 끝났다면, 내 경험상 5차전도 우리가 졌을 것이다. 흐름이라는 게 있어서다. 그런데 박동원이 엄청난 일을 해냈다"고 했다. 김 코치는 김현수의 역전 결승타도 중요했지만, 그 앞에 나온 박동원의 홈런이 결정적이라고 봤다. 김 코치는 "9회 박동원이 1점차로 따라가는 투런 홈런을 쳤다. 그러니 더그아웃에서 '오늘 지더라도, 내일 다시 해볼 수 있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이것만으로도 큰 소득이었는데 경기를 뒤집어버렸다. 정말 기적같은 일이었다"고 돌이켰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2025-11-02 14:04:54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LA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영화같은 승리로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위업을 이뤘다. 김혜성은 마지막 대수비로 '꿈의 무대'를 밟았다. 다저스는 2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연장 11회 승부 끝에 5대4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4승3패. 다저스는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에 성공했고, 토론토는 1993년 이후 32년만에 통산 세번째 우승에 도전했지만 단 한걸음 앞두고 좌절됐다. 다저스는 벼랑 끝 6차전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5차전 패배로 이미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호투와 불펜 총력전을 앞세워 6차전을 어렵게 잡았다. 하지만 6차전 막판 마무리 사사키 로키가 흔들리자, 결국 7차전 선발인 글래스노우를 구원 투수로 등판시켰다. 어렵게 6차전은 3대1 스코어로 잡았지만, 7차전 선발 투수로 3일 쉰 오타니가 등판할 수밖에 없었다. 진짜 내일이 없는 경기. 가용 가능한 모든 투수가 등장했다. 오타니가 경기 초반 투구할 때, 이미 글래스노우가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었다. 절체절명 위기에 등판했지만, 오타니도 결국 사람이었다. 이미 포스트시즌 누적 등판, 출장으로 인해 피로가 많이 쌓인 상태. 월드시리즈도 7차전까지 간데다 18회 연장 혈투도 한차례 치렀다. 여기에 3일 휴식 후 등판치파 결코 좋은 컨디션일 수 없었다. 초반부터 구위가 평소에 비해 눈에 띄게 저하된 상태였던 오타니는 매 이닝 위기를 맞았다. 1회 스프링어에게 좌중간 안타를 허용한 후, 2사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를 삼진 처리하며 첫 위기는 넘겼다. 그러나 2회에도 선두타자 보 비셋에게 안타, 애디슨 바저에게 안타로 무사 1,2루. 이후 어렵게 2아웃을 잡은 오타니는 어니 클레멘트에게 다시 단타를 허용해 만루에 몰렸지만 삼진으로 또 한번 실점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세번째 위기는 끝내 넘지 못했다. 3회 선두타자 스프링어에게 좌전안타. 이후 희생번트로 1사 2루에서 폭투가 나와 주자를 3루. 게레로 주니어를 고의 4구로 걸렀다. 비셋과의 승부를 선택했지만, 초구 밋밋한 88.7마일(약 142.7km)짜리 슬라이더를 던졌다가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 홈런을 허용하며 0-3으로 리드를 빼앗겼다. 비셋에게 홈런을 허용하자마자 오타니는 고개를 숙이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러나 다저스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다저스는 글래스노우, 블레이크 스넬까지 총출동하는 총력전을 펼쳤다. 타자들도 8회초 맥스 먼시의 추격 솔로포, 9회초 미겔 로하스의 동점 솔로포로 4-4를 만들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가는데 성공했다. 9회말 위기 상황에 전날 선발 등판했던 야마모토까지 구원으로 나서는 '초강수'를 둔 끝에 승리를 쟁취할 수 있었다. 연장 11회초 마침내 포수 윌 스미스가 셰인 비버를 상대로 역전 솔로 홈런을 터뜨리면서 다저스가 이날 경기 처음으로 리드를 잡았다. 토론토팬으로 가득찬 로저스센터 관중석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1점 차로 앞선 마지막 11회말 1사 1,3루에서 커크의 유격수 앞 땅볼을 무키 메츠가 직접 병살 처리하며 2년 연속 우승을 확정지었다. 야마모토는 하루 전인 6차전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해 6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펼친데 이어, 휴식일 없이 바로 다음날 7차전 불펜으로 구원 등판, 2⅔이닝 1안타 무실점 투혼의 호투로 월드시리즈 MVP를 수상했다. 김혜성은 6차전까지 단 한번도 월드시리즈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디비전시리즈, 챔피언십시리즈, 월드시리즈까지. 김혜성이 경기에 나설 수 있었던 기회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4차전 연장 11회말 대주자 출격 딱 한차례 뿐이었다. 당시 김혜성은 대주자로 나가 끝내기 득점을 기록한 바 있다. 타석과 수비는 한번도 소화하지 못했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을 로스터에 계속 포함시키면서도 출전 기회는 주지 않았다. 6차전을 앞두고 팀 훈련 때 느닷없이 김혜성과 달리기 시합을 제안한 로버츠 감독은 끝내 김혜성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김혜성으로서는 월드시리즈 우승 경험이라는 짜릿함 만큼 아쉬움도 크게 남은 월드시리즈 무대였다. 발목이 안 좋은 토미 에드먼이 다시 중견수 수비를 소화하고, 타격 부진이 심각한 앤디 파헤스를 라인업에서 제외하면서도 김혜성은 연장 18회 혈투에서 조차 출전시키지 않았다. 그리고 다저스가 5-4로 역전한 마지막 7차전 11회말. 수비를 앞두고 로버츠 감독이 김혜성을 마침내 2루 대수비로 내보냈다. 11회말 무사 2루 위기에서 아이재아 카이너-팔레파의 희생번트때 투수 야마모토가 직접 잡은 번트 타구를 김혜성에게 송구했지만, 주자는 3루까지 갔다. 이후 이어진 1사 1,3루 실점 위기에서 알레한드로 커크의 병살 타구를 유격수 무키 베츠가 잡고, 김혜성에게 토스 없이 직접 2루 베이스를 밟은 후 1루 프레디 프리먼에게 던져 우승을 완성했다. 김혜성은 월드시리즈 마지막 경기, 마지막 이닝에 대수비로 동료들과 기쁨의 우승 세리머니를 함께할 수 있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2025-11-02 13:58:33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LA 다저스 김혜성이 끝내 꿈의 무대인 월드시리즈에 대수비로 출전하면서 한국인 메이저리거 역대 2번째로 월드시리즈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다저스는 2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연장 11회 극적인 5대4 역전승을 거뒀다. 안방마님 윌 스미스가 4-4 균형을 깨는 결승 솔로포를 터트려 토론토를 울렸다. 다저스는 시리즈 4승3패를 기록,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김혜성은 한국인 메이저리거 역대 2번째로 우승 반지를 낀 선수가 됐다. 역대 최초는 투수 김병현으로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우승을 이끌었다. 김혜성은 연장 11회말 2루수 미구엘 로하스의 대수비로 처음 그라운드를 밟았다. 와일드카드 시리즈부터 월드시리즈 6차전까지 김혜성은 단 한번도 타격과 수비 기회를 얻지 못했는데, 무려 16경기를 기다린 끝에 글러브를 끼고 그라운드에 나섰다. 다저스가 연장 11회초 5-4로 역전하고 우승 확정하기 위한 1이닝 수비를 책임진 거라 의미가 있었다. 김혜성은 거의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출전하면 임팩트는 확실했다. 김혜성은 지난달 10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 연장 11회말 대주자로 출전해 2대1 끝내기 승리를 확정하는 득점에 성공했다. 김혜성은 출전한 2경기 모두 자기 몫을 100% 해내며 메이저리그 루키 시즌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김혜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3 2년 최고 2200만 달러(약 314억원) 조건에 계약하고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김혜성이 다저스와 계약했을 때 긍정적인 여론은 없었다. 생존이 너무 힘들 게 분명했다. 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등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즐비한 팀. 1억 달러(약 1430억원)부터 7억 달러(약 1조14억원)까지 초고액 몸값을 자랑하는 선수들 사이에서 고작 총액 2200만 달러를 받는 김혜성이 생존할 수 있을지 미지수였다. 우려대로 김혜성은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맞이했다. 로버츠 감독을 비롯한 다저스 코치진이 스프링캠프 기간 김혜성을 지켜보며 빅리그 투수들을 공략하기엔 무리인 타격을 한다고 판단한 것. 마이너리그에서 일단 뛰면서 타격 개조 작업부터 하도록 시간을 줬다. 구단의 관점에서는 배려였다. 로버트 반 스코욕 다저스 공동 타격코치는 로스앤젤레스 지역매체 'LA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김혜성은 스윙할 때마다 그라운드에서 튀어 오르는 경향이 있었고, 그래서 그가 가진 힘을 다 쓰지 못하고 있었다. 그건 큰 문제였지만, 전체적인 스윙이 더 기능적으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김혜성은 지난 5월 토미 에드먼의 부상 이탈로 드디어 빅리그로 콜업됐다. 미국 언론은 '1주일짜리 시한부'라고 김혜성을 평가했지만, 김혜성은 트리플A에서 타격을 고친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5월 타율 0.422(45타수 19안타)를 기록하며 단숨에 신인왕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다만 로버츠 감독은 정규시즌부터 김혜성에게 온전히 1인분을 맡기진 않았다. 플래툰으로 기용하면서 한참 감이 좋았던 김혜성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어쨌든 김혜성은 메이저리그 콜업 이후 정규시즌 끝까지 생존에 성공했다. 71경기 타율 0.280(161타수 45안타), 3홈런, 17타점, OPS 0.699를 기록했다. 이후 포스트시즌까지 끝까지 생존에 성공하면서 당당히 우승 반지를 동료들과 함께 꼈다. 김혜성이 다저스의 우승에 엄청난 기여를 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어쨌든 로버츠 감독이 대주자든 대수비든 필요해서 로스터에 남겼고 단 2번 주어진 기회를 충분히 살렸다. 김혜성의 빅리그 데뷔 시즌은 물음표가 가득했고, 또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하면서 불안했으나 힘든 시간을 버텨 기적을 썼다. 메이저리그 괴물팀 다저스의 우승 멤버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빅리그 첫해 김혜성은 충분히 대단한 1년을 보냈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2025-11-02 13:3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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