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순간적으로 생각이 들어서…."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최근 2년 차 외야수 박재현(20)을 1번타자로 기용하고 있다.
2025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전체 25순위)로 KIA에 입단한 박재현은 지난해 58경기에 출전해 경험을 쌓았다. 타율은 8푼1리로 썩 좋지 않았다.
1년의 경험을 바탕삼아 박재현은 한 단계 성장했다.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그는 4월5일부터 꾸준하게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9번타자로 주로 나서다가 4월말부터는 1번타자로 자리를 잡았다.
이범호 KIA 감독은 박재현을 1번타자로 낙점한 배경에 대해 "분위기를 바꾸는 느낌이 있었다. 치고 난 뒤에도 열심히 뛰고, 실수를 해도 위축되지 않고 다음 플레이를 열심히 한다. 그런 선수가 팀에 필요하다"고 했다.
이 감독은 "처음에는 9번으로 넣으면서 경기 감각적인 걸 익히게 했다. 잘 익혀 놓으니 이제 1번타자로 가도 되겠다 싶어서 넣었다. 1번에서도 9번에 있을 때처럼 편하게 하더라. 그러면서 잘 정착하고 있는 거 같다"고 했다.
타격감은 확실하게 물이 올랐다. 9일까지 최근 10경기 타율은 4할1푼5리. 지난 2일 광주 KT전과 5일 광주 한화전에서는 4안타를 몰아쳤고, 8일 부산 롯데전에서는 1회초 선두타자 홈런을 비롯해 멀티홈런을 날렸다.
9일 부산 롯데전에서는 멀티히트를 기록한 가운데 주루에서도 센스를 제대로 보여줬다.
3회초 우익수 앞에 안타 때는 처음부터 전력 질주를 해서 단타를 2루타로 바꿨다. 아웃될 위험이 있는 타이밍이었지만, 세이프가 되면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백미'는 8회초. 1-1로 맞선 가운데 선두타자로 나와 기습번트로 안타를 만들었다. 상대의 허를 완벽하게 찌르면서 출루에 성공했다. 후속 한승연이 삼진 아웃됐지만, 도루를 하면서 득점권 주자가 됐다.
집중력도 돋보였다. 김선빈의 3루 땅볼 때 3루수가 1루로 송구한 틈을 타서 3루에 안착했다. 이후 아데를린 로드리게스의 안타 때 여유있게 홈을 밟으면서 이날 경기 결승 득점을 했다.
경기를 마친 뒤 박재현은 8회초 상황에 대해 "기습번트는 작전은 아니었고, 판단해서 이뤄진 것"이라며 "2루에서 3루로 갈 때는 사실 2아웃이라 필요한 플레이는 아니었다. 그런데 상대 투수인 김원중 선배님이 포크볼이 많으니 빠질 때를 생각해 일단 3루에 가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순간적으로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이 감독은 박재현을 두고 "차분한 면이 있어서 하루 이틀 딱 잘치고 안 좋고 유형은 아니다. 또 원래도 잘 나가고 공도 잘 보는 유형"이라고 꾸준한 활약을 기대했다.
박재현은 "4월부터 이렇게 나가기 시작했는데 그렇다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직 내가 한 경기보다 할 경기가 많아서 매경기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부산=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