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힘든 한주였는데, 선수들이 고생많았다."
최후의 순간 대타 기용이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타구가 2루수의 키를 넘는 순간, 이강철 KT 위즈 감독도 참았던 한숨을 토해냈다.
KT는 1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9회말 터진 이정훈의 끝내기 안타로 8대7, 힘겨운 1점차 신승을 거뒀다.
선발 사우어는 5이닝만에 내려가고, 필승조는 물론 대부분의 야수들이 총동원된 혈투였다. 가까스로 따낸 승리의 열매는 달콤하다. KT는 이날 승리로 3연패 탈출은 물론 리그 선두까지 지켜냈다. 함께 선두를 다투던 삼성 라이온즈는 KIA 타이거즈에 패했지만, LG 트윈스는 승리하면서 만약 이날 경기를 놓쳤다면 4월 26일 이후 지켜온 1위를 내주는 상황이었다.
3-6까지 뒤졌던 경기를 따라잡고, 7-6으로 역전하고, 7-7 동점을 허용했지만 끝끝내 8대7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6회 한승혁을 필두로 7회 스기모토, 8회 우규민에 이어 마무리 박영현이 등판했다. 박영현이 멀티이닝을 책임졌고, 동점을 내줬지만 9회까지 마무리지었다. 그리고 9회말 귀중한 승리에 입맞춤했다.
마지막 순간도 드라마틱했다. 한화 역시 불펜을 총동원한 경기, 7번째 투수이자 마무리인 이민우가 첫 타자 볼넷을 내주자 8번째 강재민이 등판했다. 베테랑 김상수의 차분한 희생번트에 이어 오윤석의 안타가 나왔지만, 공교롭게도 선두타자이자 선행주자는 발이 느린 장성우라 안타 하나가 더 필요했다. 이미 선발포수 한승택-교체 포수 강현우를 소모하고, 지명타자였던 장성우가 마스크를 쓴 상황이라 교체도 불가능했다.
1사 1,3루에서 '끝내주는 남자' 배정대의 타석. 배정대는 통산 끝내기 9번(홈런 2, 안타 6, 희생플라이 1)의 클러치 강자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은 올시즌 타율 2할4푼5리의 배정대보다는 4할에 가까운 이정훈의 타율과 전문 대타의 존재감, 사이드암 투수를 저격하는 좌타자의 가능성에 승부를 걸었다.
모험은 멋지게 성공했다. 이정훈은 힘들이지 않고 2루수 키를 넘는 끝내기 안타를 치며 이날의 영웅이 됐다.
경기 후 이강철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연패를 끊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힘든 한주였는데 선수들 고생 많았다"는 말로 지친 속내와 복잡한 심경을 담아냈다.
이날 경기는 한화 류현진의 한미통산 200승 도전 경기이기도 했다. 앞서 6-6 동점을 이루며 류현진의 승리를 저지한 KT는 뒤이어 역전승까지 거두며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날 경기는 경기 시작 15분전인 오후 1시45분 부로 1만8700장의 티켓이 매진됐다. 수원은 올해 9번째 매진이다.
이강철 감독은 "주말 시리즈, 만원 관중속에 열성적으로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는 말로 승리 소감을 마쳤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