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올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최대 악재가 발생했다.
아메리칸리그(AL) 홈런 1위 무라카미 무네타카가 햄스트링을 다쳐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 화이트삭스는 31일(이하 한국시각) "오른쪽 햄스트링 2등급 염좌 진단을 받은 무라카미를 10일 IL에 등재했다"고 밝혔다.
무라카미는 전날 레이트필드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에서 3회말 1사 1루서 2루수 땅볼을 치고 병살타를 피하기 위해 온힘을 다해 뛰다 오른쪽 허벅지를 다쳤다. 덕분에 1루에서 세이프됐지만, 다시 1루로 돌아올 때 허벅지를 만지며 인상을 찌푸렸다.
윌 베너블 감독과 수석 트레이너가 함께 나와 상태를 살핀 뒤 결국 대주자로 교체했다.
올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무라카미는 팀이 치른 57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240(200타수 48안타), 20홈런, 41타점, 43득점, 44볼넷, 80삼진, 출루율 0.378, 장타율 0.560, OPS 0.9389을 마크했다. AL 홈런 공동 1위, 타점 2위, 득점 1위, 장타율 4위, OPS 3위, 루타(112) 6위였다. 그는 강력한 AL 신인왕 후보이면서 1루수 올스타 및 정규시즌 MVP 후보로도 평가받고 있어 이번 부상이 더욱 아쉽다.
무라카미는 IL 등재 직후 현지 매체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햄스트링 통증에 대해 "아프다"며 "지금 이 시점에 다쳐 정말 실망스럽다. 그러나 팀에 공헌하는 방법은 또 있다. 동료들을 응원하는 일도 된다. 팀이 잘 나가는 일이라면 뭐든 하겠다"고 말했다.
화이트삭스 팬들의 충격도 크다. MLB.com은 '사실 열정적이면서 활기찬 응원을 보내는 팬들이라면 파워히터 무라카미를 지키기 위해 자신들의 햄스트링을 내어줄 수 있을 정도'라며 '다시 말해, 무라카미는 지난 겨울 2년 3400만달러에 계약한 뒤 4개월 동안 화이트삭스를 변혁시켰다는 얘기'라고 전했다.
베너블 감독은 "4~6주 정도 걸린다고 한다. 괴로운 일이다. 그는 필드 안팎에서 팀에 엄청난 임팩트를 준 선수"라며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에너지를 불어넣어주는 선수다. 아마 그는 지금 꽤 우울한 심정일 것이다. 앞으로 몇 주 동안 이곳에서 그런 기분이 다른 형태로 나타날 것임을 알 것"이라고 밝혔다.
화이트삭스는 이날 무라카미 없이 치른 시즌 첫 경기인 디트로이트전을 7대1로 승리하며 시즌 31승27패를 마크, AL 중부지구 2위를 유지했다. 선두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는 2.5게임차다.
작년까지 3년 연속 100패를 당한 화이트삭스를 지금의 위치로 올려놓은 일등공신이 바로 무라카미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화이트삭스는 올해 시즌 초에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6승13패로 올해도 지구 꼴찌가 유력해 보였다. 그러나 지난 4월 18일 애슬레틱스전부터 이날 디트로이트전까지 25승14패의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구 선두 싸움에 뛰어들었다. 최근 홈에서 열린 18경기에서는 15승3패의 가파른 질주를 했다. 1점차 경기에서는 11승6패를 기록했고, 지구 라이벌을 상대로는 10승3패로 강세를 나타냈다.
이 모든 게 무라카미의 활약 덕분이라는 얘기다. MLB.com은 '무라카미는 전성기의 팀 앤더슨 이후 화이트삭스를 대표하는 첫 슬러거로 투철한 직업 윤리의식(work ethic)과 존재감을 발휘하며 수준이 다른 집중력을 화이트삭스에 불어넣고 있다'고 평가했다.
무라카미의 부상을 아쉬워 한 동료 중 하나가 KBO MVP 출신 에릭 페디다.
페디는 전날 디트로이트전 승리 뒤 "긍정적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우리는 오늘 이겼다. 선수들이 열심히 싸웠다. 분명 무라카미는 우리 전력의 핵심이며 놀라운 선수다. 하지만 부상을 당했으니 누군가 또 나타나야 한다. 그건 우리가 가져야 할 정신자세"라고 강조했다.
흥미로운 건 이날 콜업된 트리플A 샬롯의 제이콥 곤잘레스도 똑같은 거포 1루수라는 사실이다. 올해 5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7, 19홈런, 62타점, 42득점, 33볼넷, OPS 1.087, 133루타를 마크했다. 전체 마이너리그에서 타점과 루타 1위이며, 홈런 공동 1위, OPS 5위다.
당초 곤잘레스는 이날 디트로이트전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비행기가 연착돼 레이트필드에 도착한 게 경기시작 90분 전으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곤잘레스는 "팀이 마음을 바꾸지 않았으면 해서 내 휴대폰을 끄고 비행기를 탔다"며 웃은 뒤 "정말 설레고 기쁘다. 어릴 때부터 꿈꿨던 일이다. 빅리그에 올라 행복하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