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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 '단순 체험'? 최초 교도소예능 '착하게살자'의 수박 속 핥기 (종합)

박현택 기자

기사입력 2018-01-18 14:57


[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예능 방송 프로그램을 넘어선, 하나의 실험'

단순 교도소 체험이 아닌 구속부터 재판, 수감까지 사법 시스템이 작동하는 일련의 과정을 리얼하게 보여주는 국내 최초 사법 리얼리티가 온다.

JTBC '착하게 살자'는 '우리가 죄를 지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물음에서 시작된 이야기. 출연자들은 실제 교도소에 수감되며, 교도관의 통제를 받고 다른 일반인 수감자들과 함께 생활한다. 또한 실제 검사에게 판결을, 경찰에게 조사를 받으며 포승줄에 묶인 '죄인'이 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아 온 틀에 박힌 이야기나, 수박 겉?기 식의 '체험'이 아닌 프로그램 곳곳에 긴장감과 공포, 눈물까지 스며있어 '반 다큐멘터리'라 부를 만하다. 단숨에 타 예능과의 차별성을 가지고 가진 프로그램.

18일 오후 서울 상암동 JTBC 사옥에서는 새'착하게 살자'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YG엔터테인트 김민종, 제영재 PD를 비롯, 김보성, 박건형, 돈스파이크, 유병재, 권현빈, 김진우 등의 출연자가 참석했다.

'착하게 살자'는 19일 오후 9시에 첫 방송된다.


연출을 맡은 제영재 PD는 "MBC에서 나온 후, 처음으로 연출한 프로그램인데 '과연 이 프로그램이 될까' 라는 의구심이 있었다"며 운을 뗐다.

그는 이어 "교도소란 소재는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빈번하게 다뤄져 온 소재인데, 예능에서는 처음이라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신다"며 "우리는 누군가 구속되었다, 는 말은 듣지만 실제로 그 후로 어떤 일들이 펼쳐지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 그러한 궁금증을 예능으로 풀어보고자 했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교도소에 가실 일이 없고, 가셔서도 안되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그곳 (교도소)이 정말 가면 안될 곳이고, 사람이 살 공간이 아님'을 처절하게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민종 PD는 "물론 출연하는 연예인 분들은 죄를 지은 분들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을 통해 교도소의 삶을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에게 현실을 알려드리고자 했다"며 "한편으로는 수감자 외에도 교도관 등 교도소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의 고된 삶에 대해서도 알려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보성은 평소 '의리'를 강조하는만큼, 법 없이 살법한 이미지. 그는 출연계기에 대해 "이 예능은 말그대로 '착하게 살자'는 계몽의 메시지를 담는다"며 "대한민국이 더 안전한 나라, 범죄가 없는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실제 출연해보니 정말 죄를 짓지 않고 착하게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죗값'이 무거?m던 걸까. 박건형 역시 거들었다. 그는 "촬영 시작부터 끝까지 이 생각만 들었다. 무조건 '착하게 살자'는 생각만 들더라"고 말했다. 다른 출연자들 역시 제작발표회의 첫 인사로 "힘들었다,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은 고되고 리얼했던 촬영 현장을 대변했다.

'교도소 소재'라면 늘 받는 우려, '범죄 희화화'에 대한 비판은 어떻게 비껴갔을까. 유병재는 "'범죄희화화'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출연하는 저도 그런 걱정을 했다"며 "촬영에 임하면서 첫번째로는 '웃기려고 하지 말자'라는 다짐을 했다. 웃기기위해 우스꽝스럽게 넘어지는 등 '쇼'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 두번째로는 가치 판단을 하지 말자는 생각을 했다. 범죄를 저지른 분들을 미화하거나, 죗값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 범죄자가 아닌 '예능에 출연중인 연예인' 임에도 철창이 갑갑하고 교도관의 호령이 무서우며 검사의 판결에 심장을 졸일 수 있을까. 조금이라도 설정을 두거나 '캐릭터'로 임하고 있음이 느껴진다면 프로그램에 대한 몰입은 저하된다.

이에대해 김보성은 "촬영을 시작했는데, 폐쇄공포증과 같은 갑갑한 느낌이 들더라. 그리고 언제 재판을 받고 조사를 받는지 등에 대한 정보가 없고 불안한 느낌이 들더라"며 교도소만의 분위기를 묘사했다.


이어 돈스파이크는 "예능은 웃겨야 한다는 기본적인 생각을 가지고 교도소에 들어갔는데, 전혀 웃길 수 있는 공간도 아니며 어떠한 (제작진의) 지시도 없이 리얼하게 머물렀다"며 "실제 들어가보면, 환경이나 상황이 주는 압박감이 상당해서, 어리둥절하고 허둥지둥거리다가 나중에는 누명을 썼다는 억울함까지 들었다. '재밌게 하기'는 커녕, 매일밤 눈물 흘렸다"고 말했다.

박건형도 "이것은 분명이 예능이고, 촬영 중임을 알면서도 순간의 감정들이 어떻게 그렇게 생생하고 압박이 전해오는지, 나조차도 이해할 수 없었다"며 "이 예능의 주인공은 출연진이 아닌 '교도소'라는 공간이다. 출연진은 그저 양념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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