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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월화극 '저글러스'를 마친 배우 강혜정을 만났다.
'저글러스'는 신이 내린 처세술과 친화력으로 프로 서포터 인생을 살아온 여자와 타인의 관심과 관계를 전면 거부하는 철벽형 남자가 비서와 보스로 만나 펼치는 관계역전 로맨스물이다. 강혜정은 극중 15년차 전업주부로 살다 YB 스포츠 사업부 신입비서가 되는 왕정애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에 힘입어 '저글러스'는 9.1%(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월화극 1위로 종영했다.
"엄밀히 말하면 우리 회사에 임세미 씨가 나오는 '투깝스'와 같이 승승장구한 케이스다. 같이 서로 윈윈할 수있었고 '저글러스'가 가볍고 유니크한 부분이 있다. 날씨가 춥다 보니 웃으면서 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는 드라마를 좋아해주실 수 있는 시기라 운도 좋았다. 많이 좋아해주시니까 기뻤다. 제목부터 저글링 한다는 개념이라 뭔가 임팩트가 있어서 호감이 갔다. 대본도 쉽게 읽혔다. 백진희 씨가 너무 잘해줘서 그 역할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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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옷을 입은 느낌이었다. 아이 엄마이고 아이가 나보다 유명한데 아이 엄마가 아닌 척 할 수도 없지 않나. 가족 이야기와 성장 이야기가 매력적이었고 내가 표현하기에 적합한 환경에 살고 있다 보니 편했다. 멜로 사랑 이야기보다 더 편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내 상대역이 상당히 젊고 잘생겼고 핫한 남자 배우다 보니 덩달아 수혜를 입은 것 같다. 이원근은 연기를 굉장히 잘 받아보고 독특했다. 연기자가 가진 정형화된 톤이 있는데 전혀 다르더라. '올드보이' 때 대수(최민식)가 옥상에서 넥타이를 잡고 있는데 선배님께서 호흡하셨던 느낌과 비슷하게 처음 겪는 느낌이었다. 이 친구가 가진 느낌이 중독성 있더라. 재미있는 에너지를 가진 친구구나 싶었다. 자기 게 있다는 건 되게 좋은 거다. 율 정혜 커플은 사건이 많았다. 사건 위주로 이야기 전개가 되다 보니 호기심이 생긴 것 같다. 사실 둘의 관계는 서로 성장해가는 관계다. 또 이혼을 확실히 한 상태도 아니다 자신이 한계로 지었던 곳에서 성장해가는 캐릭터라 지금이 딱 맞지 않았을까 싶다."
항상 주연 배우 롤을 했던 강혜정이 서브 캐릭터를 맡는다는 소식은 센세이션이었다. 그러나 스스로는 굉장히 쿨한 반응이다.
"사실 역할이나 비중에 한정되는 건 매력이 없다. 엄밀히 따지면 '동막골'에서도 나는 굉장히 짧게 나오는 조연이었다. 캐릭터의 중요성이 비중보다 중요하다. 극을 이끌어가는 건 지구력도 있어야 하고 정말 힘든 일이다. 거기에서 벗어나 있다 보니 편하고 좋더라. 나한테는 쉴 수 있는 시간이 진희 씨보다는 상대적으로 많았다. 진희 씨는 거의 못 자면서 연기했다. 굉장히 액티브한 캐릭터이다 보니 정말 고생 많이 했을 거다."
'저글러스'는 최종적으로 시청률 10%대를 넘기진 못했다.
"제작사 대표님이 시청률 13%를 넘기면 여행을 보내주신다고 하셨는데 그 정도가 아쉽다. 수치상으로 10%를 못 넘긴 건 사실이지만 매나이분들이 좋아해주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최다니엘을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더라. 실제로도 만화스러운 느낌이다. 어떻게 그 역할을 했는지 모르겠다. 현장 분위기가 다니엘 씨 덕분에 많이 밝고 재미있었다."
강혜정의 차기작 계획은 어떨까.
"작품을 정해놓는 편은 아닌데 너무 착하고 퓨어한 캐릭터를 했더니 근질근질해서 돌아이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희한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가족이 생기니까 가족 애기가 그렇게 좋더라. 나도 모르게 '황금빛 내 인생'을 매주 챙겨보고 있다. 너무 좋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제공=씨제스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