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 프란츠 카프카의 '성(城)' 국내 첫선

국립극단(예술감독 이성열)이 '2018년 세계고전 시리즈'의 하나로 프란츠 카프카 원작, 구태환 연출의 '성(城)'을 오는 23일부터 4월 15일까지 명동예술극장 무대에서 공연한다.

'카프카가 남긴 작품 중 가장 매혹적인 소설'(뉴욕타임즈)로 꼽히는 '성'은 지난 2002년 미국 드라마 리그 어워즈(Drama League Awards)에서 베스트 연극으로 노미네이션되었으며 독일에서는 도이체스 테아터, 민중극단 등에 의해 수차례 상연되었다. 국내에서는 첫 공연이다.

실존주의 문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카프카의 '성'은 그의 작품 중에서도 '변신', '심판'과 함께 미완의 3대 걸작으로 알려져 있다. 성으로부터 부름을 받고 한 마을에 도착한 주인공 'K'는 성에 가려고 하지만 주변 인물과 상황에 의해 번번이 실패한다. 그럼에도 K는 끊임없이 성에 가려고 하고, 카프카는 그를 통해 소외와 불안 속에서 투쟁하는 고독한 현대인의 모습을 투영해냈다.

이번 작품은 2007년 카프카의 '심판'을 연출해 평단의 주목을 받은 연출가 구태환이 맡는다. 또한 '심판'을 함께 하며 동아연극상, 유인촌신인연기상을 수상한 배우 박윤희가 주인공 K로 분하고, 당시 호흡을 맞춘 박동우 무대디자이너가 다시 한 번 뭉쳐 카프카의 철학을 세련된 현대미학으로 구현한다.

고전 '성'을 국내 최초로 무대에 선보이는 작업인 만큼, 각색에 심혈을 기울였다. 현실의 부조리를 위트 있게 그려낸 '그게 아닌데'로 알려진 이미경 작가가 카프카의 원작을 리듬감 있는 희곡으로 옮겨냈다.

국립극단은 올 한 해 세계고전 시리즈로서 '성' 외에도 실존주의 문학의 계보를 잇는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를 무대화할 예정이다. 티켓 가격은 2만원~5만원.
김형중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