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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점 내줬더니, 바로 6점 주는 선발 투수' 이 성적에 4위는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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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베니지아노. 스포츠조선DB
앤서니 베니지아노.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팀 순위 4위를 유지하고 있는 게 오히려 기적이다. 속 터지는 선발 투수. 이번에도 어김 없었다.

SSG 랜더스 앤서니 베니지아노가 또 부진했다. 베니지아노는 14일 수원 KT 위즈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1⅔이닝 4안타(2홈런) 1탈삼진 5볼넷 6실점을 기록하며 '노디시전'으로 물러났다.

그냥 단순히 성적만 보면 일반적으로 부진한 한 경기라고 볼 수도 있지만, 문제는 내용이다.

SSG는 전날 4대18로 대패했다. 너무 큰 실점을 하고 대패한 상황에서, SSG 타자들은 이튿날 1회부터 KT 선발 투수 오원석을 무너뜨리며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1회초 무사 만루에서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2타점 적시타에 이어 김재환이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면서 5점을 뽑았다. 베니지아노는 어깨가 가벼운 상태로 경기를 시작했다.

1회말 시작도 조금 불안했다. 2번타자 김상수에게 볼넷을 내줬고, 2사 후 샘 힐리어드에게 초구에 안타를 허용하며 주자가 2명으로 늘어났다가 유격수 앞 땅볼로 위기를 넘겼다.

SSG는 2회초 1점을 더 뽑았다. 2아웃 이후 주자들이 쌓인 상황에서 에레디아의 1타점 적시타로 경기 초반부터 6-0으로 앞서나갔다.

악몽은 2회말 시작됐다. 베니지아노가 선두타자 장성우에게 볼넷을 허용하더니, 허경민에게 2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그리고 2아웃을 잘 잡고, 최원준에게 안타를 맞으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최원준의 2루 도루 허용에 이어 김상수, 김현수에게 또 연속 볼넷. 만루에서 힐리어드에게 스랜드슬램까지 허용했다. 순식간에 6실점. 타자들이 2이닝 동안 뽑아놓은 6점의 넉넉한 리드를 한순간에 잃은 베네지아노였다.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SSG의 경기. 선발 투구하고 있는 SSG 베니지아노.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5.08/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SSG의 경기. 선발 투구하고 있는 SSG 베니지아노.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5.08/

힐리어드에게 만루포를 맞고 김민혁에게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또 4연속 볼로 볼넷을 내주자 SSG 벤치도 더 기다리지 않고 투수를 김민으로 교체했다. 2회부터 불펜이 가동됐고, SSG는 결국 이로운, 문승원, 노경은, 한두솔까지 마무리 조병현 빼고 필승조 총출동을 한 끝에 16대10으로 이겼다. 그나마 경기 후반 타선이 다시 터졌지만, 경기 중반까지 7-7 동점 접전을 펼친 것을 감안하면 자칫 질 수도 있는 경기였다.

지난 8일 잠실 두산전에서 5⅔이닝 1실점 호투하며 시즌 첫승을 거뒀던 베니지아노는 드디어 살아난다는 희망을 단 한 경기만에 박살냈다. 투구판 위치를 바꾸고, 한국식 볼배합으로 KBO리그 타자들과의 승부에 적응하는듯 했지만, KT전 등판 내용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힘든 수준이다. 150km이 넘는 강속구를 뿌리는 좌완 투수임에도 자신의 이점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홈런 2방을 얻어맞은 것보다 5개의 볼넷이 더 이해하기 힘든 포인트다.

결국 SSG는 주중 KT와의 3연전에서 2승1패 '위닝시리즈'를 했는데도 내상이 더 크다. 타케다 쇼타에 이어 베니지아노까지 무너지면서, 현재 믿을 수 있는 외국인 투수가 한명도 없는 상황. 국내 투수들도 간신히 버티고 있다. 여기에 오늘(15일) LG전에 두번째로 등판하는 긴지로까지 무너지면, 당장 대책을 찾아야 한다.

현재 선발 투수들의 성적을 감안하면, 지금 4위에서 버티는 게 기적인 수준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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