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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삶을 편리하게 해줄 도구입니다."
이런 가운데 게임 AI 개발에 전념하고 있는 미국 스타트업 기업 새비스탯(SavvyStat)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회사이기는 하지만 이를 이끌고 있는 주인공은 한국인 강정석 대표(26)이기에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강 대표는 현재 하버드대학교에서 응용물리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동시에 MIT 미디어랩에서 신경 과학(neuroscience)을 연구하고 있다. 또 강 대표를 비롯해 MIT에서 딥러닝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한국인 테이 신, 그리고 예일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에 있는 중국인 다이아나 주 등이 창업 멤버로 활약중이다.
이처럼 물리학, 컴퓨터공학, 통계학, 경제학 등의 지식을 갖춘 인력들이 함께 모여 만들고 있는 것은 이른바 '경제학자 AI'이다. 강 대표는 이를 "다양한 예측 모델을 가상 경제에서 구현, 이를 통해 현실 경제에서 가장 실제에 가까운 모델을 추측해낼 수 있는 경제학자처럼 생각할 수 있는 수준의 AI"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왜 게임에 주목했을까? 이에 대해 지난달 26일 스포츠조선과 만난 강 대표는 "현실 세계처럼 숱한 변수를 한꺼번에 투입할 수 있고 이를 구현해 유의미한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게임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MMORPG와 같은 게임에서 구현되는 가상 세계는 현실 세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요소가 그대로 담겨져 있기에 AI의 연구개발에는 최적화된 요소라 할 수 있다.
강 대표는 "이론적으로는 복잡해보일 수 있지만 게임 내에서 구현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AI를 활용해 유의미한 데이터를 뽑아낸다면 이를 통해 아이템 드롭 확률과 몬스터 등장 시간, 퀘스트를 깰 때 걸리는 시간과 보상 등 유저들이 가장 환영할만한 최적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유저들의 잔존율을 높이고 게임의 수명을 늘리며, 궁극적으로 게임사들의 수익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게임을 서비스하는 단계뿐 아니라 개발과정에서도 미리 적용될 수 있다. 많은 시간과 인력, 투자를 통해 알파와 베타버전을 만들고 테스트 등을 통해 계속 수정해 나가는 시간을 줄이고, 빅데이터와 예측치를 통해 게임개발과 운영에 최적의 모델을 제공하는 것이다. 새비스탯이 개발중인 AI는 미국연방은행의 화폐경제예측 툴에 일부 적용된 기술이기도 하다. 또 새비스탯은 구글, 아마존 등과 협력해 기술을 심화시키고 있으며 국내외 몇몇 게임에 실제로 AI 기술을 적용시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실제로 새비스탯이 만들어진지는 이제 1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국내외 회사들로부터 엄청난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다.
강 대표는 "AI가 게임개발과 서비스, 운영에 완벽하게 녹아든다면 지금까지의 개발 패러다임과는 완전히 달라진 세계가 될 것이다"라며 "게임에 적용하는 것을 기반으로 가상 경제에서 사람들의 행동심리 빅데이터에 기반한 알고리즘을 발전시켜, 실제 경제를 미리 예측하거나 적용해볼 수 있는 기술을 완벽하게 구현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말했다. "'알파고' 등장으로 AI에 대한 기대보다는 두려움이 커진 것은 잘 알고 있다"는 강 대표는 "AI와 로봇 시대의 등장에도 불구, 통합적인 사고와 조율 등 인간이 가지고 있는 능력은 여전히 대체 불가하다고 할 수 있다. AI를 실생활에 이로움을 주는 도구로 생각하셨으면 좋겠다"며 'AI 포비아'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