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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가 더위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웃음으로 청량감을 선사하며 나홀로 시청률 상승을 기록했다.
고민주인공은 아버지가 하루 3~4시간은 기본이고 심할 때는 24시간 '태조 왕건'을 시청하기도 하는가 하면 오랜만에 외식할 때도 왕건을 봐야 한다며 서둘러 집에 가자고 한다고 했다.
아버지의 드라마 시청습관도 주인공을 괴롭게 했다. 그녀는 '태조 왕건'을 한 번도 보지 않았음에도 드라마 속 궁예의 대사나 엔딩음이 저절로 외워질 만큼 아버지는 좋아하는 장면들을 여러 번 반복해서 돌려보신다고 했다.
문제는 그 것만이 아니었다. 볼륨을 크게 올려 시청하는 까닭에 주인공은 수면장애는 물론 최근에는 이명증상까지 생겼다고 밝혔다.
이어 등장한 아버지는 "나는 왕건 하나 보는 거잖아요"라며 큰 고민거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에 너무 긴 시간 시청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자 아버지는 환하게 웃으며 '태조 왕건'을 보다 보면 묘한 매력에 빠져든다고 했다.
아버지는 드라마 속 캐릭터의 성대모사를 하는가 하면 퀴즈로 낸 드라마 속 대사를 정확히 맞추며 '태조 왕건'의 열혈 팬임을 입증했다. 아버지의 지나친 왕건 사랑으로 가장 힘든 것은 어머니였다. 드라마로 인해 부부싸움이 발생하는가 하면 TV속 전쟁장면을 들으며 잘 때는 가위에 눌리기도 한다고 했다. 거기에 더해 아버지는 색소폰에도 빠져있어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
큰딸과 아내에 이어 등장한 막내딸까지 아버지의 '태조 왕건' 사랑에 대해 고민을 토로하자 아버지도 심각성을 깨달아가는 듯 했다. 사연 말미 신동엽은 "가족들이 뒤쪽으로 밀려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것이 불만인 것 같다"고 했고 "식탁에서는 가족들과 함께 해주실 수 있지 않나요"라 제안하자 아버지는 신동엽의 말에 동의하며 드라마 시청을 적절히 조절하겠다고 했다.
사연 내내 이어진 아버지의 여유로우면서도 반박하기 어려운 특유의 말투는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고, 출연진들은 틈만 나면 사극 말투로 대화하는가 하면 드라마 속 궁예의 "똥막대기야"란 대사 활용으로 즐거운 분위기를 이어갔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