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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0. 몇프로의 시청률에 연연하며 자극적인 토크쇼를 만들지 않겠다. 평양냉면 같은 슴슴한, 그런 토크쇼이고 싶다." 조미료가 아닌 노력과 정성으로 만든, 잊혀 졌던 1인 게스트 토크쇼의 부활을 알릴 새로운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유머와 감성을 모두 지닌 뮤지션이자 MC 유희열이 진행을 맡은 '대화의 희열'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시대를 움직이는 명사와 사석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는 콘셉트의 토크쇼 KBS '대화의 희열'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취재진과 만나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만남에는 MC유희열을 비롯해 최재형 제작 부장, 연출자 신수정 PD가 참석했다.
KBS 장수 음악 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하 '알쓸신잡'을 통해 편안한 입담과 유머를 보여준 유희열이 MC로 나선다. 여기에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 강원국, 소설가 김중혁, 독일 출신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이 합류해 다양한 시각을 전한다.
이날 유희열은 '대화의 희열' 합류 과정에 대해 "신수정 PD님과 최재형 PD 모두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함께 했었다. 두 분 모두 좋아하고 존경하는 프로듀서다. 올 봄쯤 두분이 회사 근처에 놀러오셔서 함께 쭈꾸미에 소주를 마셨다. 그때 최재형 PD가 이런 토크쇼 프로그램을 생각하고 있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알고 싶은 궁금한 사람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고 아주 담백하게 말했다. 셋이 이러한 이야기를 하다가 바로 합류하게 됐다. 큰 고민하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함께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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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PD는 '대화의 희열'이 여타의 다른 토크쇼와는 완전히 차별화 될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 자신했다. 신 PD는 "기존의 토크쇼는 대본이 있다. 사전 인터뷰를 통해 질문을 만들고 그 질문이 프롬프터로 나온다. MC는 미리 만든 질문지나 프롬프터 보고 게스트에게 질문을 한다"며 "하지만 우리 프로그램은 프롬프터가 없다. 오히려 대화의 현장에 제작진과 스태프들은 빠져있다. 관찰 프로그램을 찍듯이 숨어있는다. 제작진이 최대한 MC의 시야에 걸리지 않게 하고 다만 들을 뿐이다. 그래서 대화의 방향이 어디로 뻗어나갈지 또 어떤 이야기가 나오게 될지 모른다. 사전에 어떤 이야기를 할지 미리 정해놓는 것보다 자유롭게 대화하는 것으로 한다면 더 풍성한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았다"고 말했다.
유희열도 '대화의 희열'의 자유로운 형식에 대해 말을 거들었다. 그는 "처음에는 이 프로그램이 방송이 될 수 있겠냐는 우려를 했을 정도다. 우리의 목표는 누군가를 만나서 편하게 대화를 나누자는 것 뿐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 게스트가 바뀐 다면 대화의 색깔은 자연스럽게 바뀌게 된다. 대본이 없는 자연스러운 대화를 위해 출연하는 게스트에 대해 샅샅이 알고 가려고 노력한다. 촬영하기 전에 100페이지 가까이 되는 자료가 온다. 처음에는 논문이 온 줄 알았다. 표창원 의원이 나온다면, 표창원 의원에 대한 자료를 그만큼 보내는 거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신수정 PD는 인물에 대한 철저한 자료 조사와 이를 MC진과 공유하는 것에 대해 "우리 프로그램에는 MC들에게 정확하게 쥐여주는 대본이 없다. 그런데도 MC분들이 준비해야 할 것들이 아주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통의 토크쇼는 제작진이 게스트와 사전 인터뷰를 갖고, MC들에게 어떤 이야기가 재미있었는지, 또 어떤 질문과 이야기를 꼭 물어야 하는지를 전달한다"라며 "하지만 우리는 제작진이 질문을 쥐여주는 것이 아니라 본인들이 이야기 할 거리를 가져온다. 실제로 대화를 나누는 MC진들이 자신들이 할 이야기를 가져와라 밀도 있는 이야기가 오간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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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게스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1인 게스트 토크쇼가 자취를 감추지는 이미 꽤 시간이 지난 일. 신수정 PD는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건 '왜 1인 토크쇼가 사라졌나'였다. 생각을 해보니 '사람들이 더이상 이 사람에 대해 궁금하지 않아서'가 답인 것 같더라"고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작은 궁금증이 생기면 포털 사이트 이름 검색 한 번 하면 그 사람과 관련된 모든 이야기가 정리돼 나온다. 예전에는 어떤 인물에 대해 궁금한 게 있으면 TV 토크쇼를 보면서 그 사람에 대해 알아갔지만 지금은 포털에 검색하는 게 가장 빠른 거다. 그러니 '1인 게스트 토크쇼'가 점차 사라진 거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하지만 뒤이어 신 PD는 '대화의 희열'은 "포털에 치면 나오는 이 사람의 양력이나 일화가 아니라 포털에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 이 사람에 대한, 이 사람을 들여다 보는 진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목표"라며 확실한 차별점과 승부수를 내밀었다.
유희열은 "예를 들어 저희가 모실 게스트 중 한 분인 외과의사 이국종 선생님을 모셨을 때 물론 이분께 현재 의료환경의 현실, 관련한 법안과 정책적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꼭 '대화의 희열'에서 해야하나 싶기도 하다"며 "사실 그런 것에 대한 더욱 심도 깊고 자세한 이야기는 '뉴스룸'에서 할 수 있다. 사실 저는 이국종 교수님께 가장 묻고 싶었던 건 '왜 안 웃는지'였다. 방송 같은 걸 보면 항상 웃지 않으시니까. 우리는 실제 사석에서 나올 법한 대화를 포착하려 한다. 그런 자연스러운 대화를 하다가 더 확장된 이야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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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PD는 유희열을 메인 MC로 발탁한 이유에 대해 묻자 "유희열님의 장점은 단연 비주얼, 외모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물론 토크쇼의 대화도 중요하지만 TV프로그램이고 눈으로 보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잘생긴 사람을 찾았다. 제가 '유희열의 스케치북'도 했었고 인연이 닿았다. 유희열 님의 MC 선택은 너무 만족스럽다. 진쩨 제가 웃기려고 이런 말을 하는게 아니라. 진짜 유희열 님의 잘생기 외모가 MC 선정의 주된 이유다. 방송 보면 알겠지만 유희열 님이 굉장히 예쁘게 나온다"고 힘줘 말했다. 옆에서 민망한 표정으로 신 PD의 이야기를 들은 유희열은 "신수정 PD가 제일 좋아하는 가수가 '페퍼톤즈'라고 하더라. 그쪽 얼굴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신수정 PD는 외모 외의 MC 유희열의 가장 큰 장점을 '성실함'과 '호감'으로 꼽았다. '유희열의 스케치북' 연출을 맡았을 때 유희열의 성실함과 꼼꼼함에 반했다는 신 PD는 "유희열 님은 프로그램에 관련한 모든 내용과 자료를 전부 숙지해서 현장에 오신다. PD 생활을 하면서 그렇지 않은 분들이 굉장히 많다는 걸 알기 때문에 유희열 님의 성실함에 더욱 놀랐다. 이분에 머리 속에는 모든 대본이 다 들어가 있다. 그리고 스스로 공부도 굉장히 많이 해서 오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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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게스트를 모시기 전에 유희열 님께 게스트에 대한 자료가 담긴 자료를 거의 100페이지를 넘겨 드린다. 그 게스트에 대해서 많이 알아야 대화도 풍성해질 수 있으니까. 그런데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았을 거다. 읽어오지도 준비 해오지 않을거라 걸 아니까"라며 "하지만 유희열 님은 100페이지를 드려도 모두 보시고 준비를 해오실 분이다. 그리고 유희열 님은 그런 준비를 해오는 과정을 호기심을 가지고 기꺼이 즐겁게 임해주신다"고 말했다.
또한 유희열 특유이 따뜻한 분위기와 인간적 매력에 대해 "유희열 님은 왜 인지 모를, 알 수 없는 '호감'을 주는 분"이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이 프로그램은 편하게 대화를 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게스트가 MC를 좋아해야 한다. 그런데 모든 분들이 유희열 님을 좋아하신다"며 "게스트를 섭외 할 때도 게스트가 가장 많이 물어보는 게 '그럼 MC가 누구냐'이다. 그럴 때마다 MC가 유희열 님이라고 말하면 모두들 좋아해 주신다. 모든 게스트 분들이 유희열 님이라면 자신의 이야기를 왜곡하거나 자극적으로 만들지 않을거라는 신뢰를 가지고 계신다. 그래서 유희열 님이 MC라는 이유로 섭외가 성사된 게스트분들도 많다. 대표적인 분이 외과의사 이국종 교수님이다"고 설명했다.
유희열은 스스로가 생각하는 자신만의 '대화의 기술'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굳이 이야기를 한다면"이라고 쑥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그는 "제가 라디오 DJ도 오래했고 오랜 시간 '스케치북'도 진행했는데, 그때마다 나는 항상 똑같다. 내가 사용하는 언어는 쉽다. 뭐랄까. 내 언어 수준은 초·중학생 수준에 맞춰있다.(웃음) 심지어 'K팝스타' 심사위원을 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음악 용어를 써가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부분임에도 내가 계속 단순한 단어들을 사용하더라. 난 단순한 단어로 이야기를 나열하는 사람인 것 같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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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PD는 독특한 패널들의 조합에 대해 이야기 했다. 유희열의 추천으로 전 청와대연설비서관 강원국 작가에 러브콜을 보내게 됐다는 신 PD는 "유희열 님께 JTBC '말하는 대로'를 진행하셨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이 누구였냐고 물었었는데, 강원국 작가님이라고 하시더라. 실제로 만나 뵈니 정말 독특하고 재미있는 분이더라. 이력이 굉장한 분임에도 불구하고, 뭐랄까, 그냥 '아저씨'스러운 못나보이는 매력이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소설가 김중혁 작가와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에 대해서는 "김중혁 작가님은 이미 이동진 영화 평론가님과 함께 '빨간 책방' 팟캐스트에서 활동하시면서 팟캐스트계에서 아이돌 같은 인기를 누리시고 있는 분이다. 프로그램을 기획 할 때 우리 프로그램의 타깃이 30대~40대 직장인 분들, 팟캐스트를 즐겨 듣는 분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분들에게 익숙하신 김중혁 작가님을 모시게 됐다"며 "다니엘은 젊은 시각을 줄 수 있는 분이다. 젊은 뿐 아니라 친숙하면서도 우리는 잘 모르는 외국인의 시각을 제공해 줄 수 있는 분이다"고 설명했다.
이를 들은 유희열은 "진행자와 패널의 형태가 아니다"고 말을 보탰다. 그는 "저는 제가 진행을 한다기 보다 그냥 모임 같은 느낌이다. 익숙한 네 명의 사람이 함께 하는 모임이 있고, 새로운 손님이 와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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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 선정 기준에 대해 "분야별로 다른 분들을 모시고 싶었다. 현재로서 프로그램이 10회로 예정돼 있는데 닥치는 대로 섭외하다기 보다는 분야별로 다른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분을 모시려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화의 희열' 측은 개그우먼 김숙을 시작으로 표창원, 외과의사 이국종 교수, 래퍼 겸 프로듀서 지코,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문정인 교수, 국민 MC 송해, 천종호 판사,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등이 게스트로 출연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신 PD는 첫 게스트로 개그우먼 김숙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김숙 씨가 많은 프로그램에서 재미있는 모습 혹은 센 모습으로 웃음을 주고 계신데, 우리는 김숙 씨와 함께 자극적인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그 재미있는 김숙을 데려다 놓고 저런 이야기만 나누냐고 말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일반적인 예능 프로그램에서 비춰지는 희극인의 스테레오 타입이 아닌, 우리가 몰랐던 김숙 씨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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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사실 우리 프로그램이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할 거란 기대가 없다.(웃음) TV 시청률이라는 게 사실 몇 십 퍼센트 정도가 아니면 큰 의미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이 0.몇 퍼센트를 올리기 위해 자극적인 이야기를 끄집어 내려한다거나 편집하지 않겠다. 슴슴하니 평양냉면 같은 프로그램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희열도 인상적이었던 첫 게스트 김숙에 대해 "사실 저는 김숙 씨를 개인적으로 잘 몰랐다. TV 화면으로 보여지는 센 모습, 재미있는 모습, 많은 분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모습만 알고 있었다. 한 번도 김숙 씨의 첫 시작과 그분이 가진 공백과 여백에는 주목한 적이 없다"며 "김숙 씨가 큰 개그 프로그램에서 큰 상을 받고 개그우먼 생활을 시작하셨는데도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력이 없더라.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다시 나타나셔서 상을 휩쓸고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계신다. 우리는 바로 그 사이, 이력이 없는 그 십 몇 년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우리는 그동안 이 사람의 햇빛이 드는 면만 보고 그 뒤의 그림자를 본 적이 없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유희열은 꼭 모시고 싶은 게스트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기자가 'K팝스타'에서 심사위원으로 함께 호흡을 맞춘 YG엔터테인먼트의와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장 양현석과 박진영은 어떠냐고 묻자 "제가 그 사람들을 왜 이 프로그램에서 만나야 하냐"며 너스레를 떨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이어 "그쪽으로는 전혀 생각을 못해봤다. 왜 생각을 못했었나 싶다. 기자님께서 좋은 아이디어를 주셨다"며 웃었다.
그려면서 그는 "제작진이 게스트로 모시고 싶은 분을 물었을 때는 두분을 언급했다. 첫 번째는 조용필 선배님. 도대체 왜 '스케치북'에 안나오시는 건지 묻고 싶다. 10년간 출연을 부탁드리고 있는데.(읏음) 두 번째는 류이치 사카모토다. 개인적으로 류이치 사카모토의 팬이기도 하고 또 한국 영화 '남한산성'(황동혁 감독)의 음악 작업도 하신 적이 있으니 세계적인 뮤지션으로 꼭 모시고 싶더라. 그래서 제작진에게 부탁했는데 답은 없다"며 웃었다.
한편, '대화의 희열'은 9월 8일 오후 10시 45분 첫 방송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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