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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김순옥 사단의 새 작품, '판도라 : 조작된 낙원'이 반전만 남기고 마무리됐다.
모든 게 조금씩 제자리로 돌아가고 있었다. 홍태라는 진짜 이름인 문하경으로 새로운 삶을 살았다. 상처를 극복하고 한걸음 나아가는 홍태라와 고해수의 '워맨스'는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고해수는 "나랑 약속해. 여기에서 있었던 악몽 같은 일들은 다 잊겠다고. 내가 못되게 군 것도 다 잊어. 다음엔 우리 꼭 웃으면서 보자"라고 미소를 지었다. 홍태라 역시 "내 인생에 나타나줘서 너무 고마워"라며 고해수를 안았다.
고해수와 장도진은 이혼하고 친구로 남기로 했다. 두 사람의 눈물의 이별은 안타까움을 안겼다. 장금모(안내상)는 미안하다는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 채 아들 장도진의 교도소 면회를 거부하면서도, 죗값을 모두 치러야 자신이 죽게 만든 친구 고태선(차광수)에게 부끄럽지 않다며 독한 기세로 버텼다.
탈출한 표재현은 폭주했다. 그는 고해수를 납치해 홍태라를 유인했다. 홍태라는 고해수가 무사하다는 사실에 안도했고, 고해수는 자신 때문에 다시 위기에 놓인 홍태라를 살려달라고 표재현에게 빌었다. 홍태라는 표재현이 총을 겨누자 "그냥 죽여. 재현씨. 그게 당신이 원하는 거잖아. 당신 나 없으면 안돼. 그러니까 우리 여기서 같이 죽자"라며 표재현을 파멸시키기 위해 스스로를 내던졌다. 표재현은 "그럼 지우가 날 너무 미워할 것 같은데. 태라 너한테도 난 나쁜 놈이야? 미안해. 너무 늦게 알았어. 선택할 수 없는 삶이 어떤 건지. 난 그냥 널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는데. 마지막으로 가까이에서 한번은 보고 싶었어. 내가 사랑한 홍태라"라면서 스스로 최후를 맞이했다.
몇 년 후 홍태라는 스위스에서 딸 표지우(김시우)와 함께 행복을 찾았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반전이 펼쳐졌다. 홍태라를 찾아온 장교진의 얼굴에는 비밀연구소 폭파 사고 당시 입었던 화상 흉터가 말끔히 사라져 있었다. 대신 몸에는 어찌 된 영문인지 번개를 맞아 생긴 큰 상처가 있었다. 앞서 표재현이 홍유라(한수연)를 죽인 그날 밤 번개로 인해 생긴 그 상처와 동일했다. 그 순간 거울에 비친 사람은 방금까지 선한 미소를 짓던 장교진이 아닌 서늘한 표재현이었다. 죽은 줄 알았던 표재현의 섬뜩한 미소를 보는 홍태라의 충격은 미스터리를 남기며 강렬한 여운을 선사했다.
'판도라 : 조작된 낙원'은 김순옥 사단의 작품으로 출발했지만, 기대 이하의 반전 연속으로 인해 시청자들의 흥미를 잃게 했다. 속도감 있는 전개를 펼치기는 했으나, 예상을 벗어나는 전개들이 설득력보다는 개연성 부족을 가져왔다는 것이 문제.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인물들의 면면이 이어졌지만, 최종회 죽은 줄 알았던 표재현이 등장하는 엔딩에서는 시청자들의 피로도가 높아졌다.
배우들은 지금껏 보여주지 않았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홍태라를 연기한 이지아는 킬러 액션과 복잡한 감정선을 선보였고, 이상윤은 섬뜩한 악마 본색을 숨긴 표재현으로 등장해 소름 끼치는 표정을 수없이 선보일 수 있었다.
다만, 초반 5.7%를 넘길 정도로 파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여줬던 시청률과는 반대로 최종회에서는 4%대로 마무리됐다.(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