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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주, 41년 만에 만난 친모→입양간 동생 찾은 뒤 "많이 힘들어..차라리 몰랐으면"(일문일답)

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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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6-12 09:38


이건주, 41년 만에 만난 친모→입양간 동생 찾은 뒤 "많이 힘들어..차…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아역배우 '순돌이' 출신 무속인 이건주가 친엄마와 프랑스로 입양 갔던 친동생과의 재회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에는 드라마 '한지붕 세가족' 속 순돌이 역으로 사랑받은 아역스타 출신 무속인 이건주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는 41년 전 헤어진 엄마에 이어 프랑스로 입양된 2살 차이 친동생과의 재회로 시청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가족을 다시 만나겠다는 어려운 결심을 내렸던 이건주는 "가족에 대해 몰랐던 새로운 사실을 계속 알게 되는 게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이건주는 "가족에 대한 의미가 많이 바뀌었다"며 친엄마, 친동생과의 만남 이후로 생각 자체의 변화도 고백했다.

동생의 궁금증 해소를 위해, 자신도 몰랐던 동생의 프랑스 입양에 얽힌 이야기를 '아빠하고 나하고'에서 공개할 예정인 이건주는 일문일답을 통해 속마음을 가감 없이 전했다.

▶ 본인에게 '가족'이란 어떤 의미인가? '아빠하고 나하고' 출연하기 전후로 달라진 게 있다면?

"나에게 가족은 할머니와 고모들밖에 없었지만 '아빠하고 나하고'를 하면서 가족에 대해 생각하는 의미가 많이 바뀌었다. 가족이라는 게 그냥 나와 핏줄이 이어진 사람들이 아니라 '이런저런 마음을 나눌 수 있고 힘들 때 늘 내 편이 되어주는 게 가족이구나'라는 좋은 의미로 받아들이게 된 것 같다."

▶ '아빠하고 나하고'를 통해서 친엄마와 만나게 됐는데, 이 만남은 삶에서 어떤 의미가 되었나?

"엄마라는 존재를 모르고 살아도 괜찮겠다 싶었는데, '우리 엄마는 어떤 사람일까?'라는 단순한 궁금증이 생겨서 한 번쯤은 만나고 싶었다. 물론 이번 만남으로 그동안 안고 살았던 궁금증은 해소가 됐지만 단 한 번의 만남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진 않다. 나를 키워 주지는 않았지만 자식 된 도리로서 늦기 전에 한 번은 찾아봐야 되지 않을까 싶어서 만나기로 결심했던 것이다. 엄마의 입장과 선택을 존중하기에 원망은 전혀 없고, 그저 무탈하고 건강하길 바랄 뿐이다."


▶ 엄마에 이어 이번엔 잃어버린 남동생을 찾았데, 남동생의 존재는 언제 알게 됐나?

"남동생의 존재는 18년 전에 알게 됐다. 그때 동생 건철이가 한국으로 여행으로 오면서 '입양 기록' 문서를 경찰서에 가지고 갔고, 경찰서에서 '입양신청인'으로 등록된 할머니한테 연락을 하게 된 것이다. 당시 할머니가 병원에 계실 때라 큰 고모한테 대신 연락이 왔고, 그날 바로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됐다."

▶ 남동생과 만나면 가장 먼저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인가?

"만나면 어떤 얘기를 해야 할지 생각이 많았는데, 그냥 미안하다는 말 밖에 안 나오더라. 내 잘못도 아니고 건철이의 잘못도 아니지만 그냥 부모님을 대신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꼭 해줘야겠다 싶었다."

▶ 엄마에 이어 남동생까지 재회하기 위해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은데, 가족을 찾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몰랐던 가족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계속 알게 됐을 때 좀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한편으로는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겠다 싶었던 것들도 있었다. 그동안 힘든 내색 없이 나를 키워주신 할머니와 고모들이 '고생을 많이 하셨겠구나' '혼자 많이 삭히셨겠구나' 싶었고, 건철이도 이런 사실들을 알게 됐을 때 괜찮다고 말하긴 했지만 속으로 얼마나 속상했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더라."

▶ 가족을 만나는 과정에서 다시 상처를 받을까 두려워한 적도 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을 만나기로 결심한 이유도 궁금하다.

"동생 건철이는 그냥 죽을 때까지 보고 싶었던 사람이었다. 엄마 같은 경우는 그냥 궁금해서 만나고 싶었던 분이다. 나를 낳아준 분이니까 '어떻게 생기셨을까?'라는 원초적인 궁금증 때문이었던 것 같다. 애틋함이 크진 않지만 미워하는 마음도 없다. 나를 낳아준 건 감사하지만, '낳아준 정'보다 '키워준 정'이 더 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엄마보다 고모에게 더 효도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엄마도 나에게 미안한 마음이 남아 있다면, 이해하고 받아들였으니 지금의 가족들과 행복하셨으면 좋겠다."

▶ '가족'이라는 단어가 상처로 남은 시간도 있었을 것 같은데, 그 상처는 현재는 어떤 모양으로 자리 잡았나?

"가족이란 단어가 내 인생에 상처로 자리 잡은 적은 없다. 부모님은 안 계셨지만, 어쨌든 나한테는 할머니와 고모가 든든한 울타리 같은 가족이 되어주셨기 때문에 상처라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는 것 같다."

▶ '아빠하고 나하고' 출연과, 가족의 재회가 본인의 인생에 앞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 같은가?

"방송에서 '가족'에 대해 알려야 할 의무는 없지만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게 두려웠다. 어찌됐든 '아빠하고 나하고'에 출연하면서 나의 가족에 대해 알게 되었고, 알려지게 됐으니 나름 해소가 된 것 같아서 속이 시원하긴 하다. 동생도 한국에 오면 떳떳하게 돌아다니면서 행복하게 지낼 것 같다. 나와 비슷한 가정환경을 갖고 계신 분들도 많고, 나보다 더 힘든 분들도 많을 걸 알기 때문에 이렇게 된 상황을 감사하게 받아들이려고 한다."

▶ '아빠하고 나하고'에서 이승연 씨와 '울보 남매'로 눈물 케미가 많은데, 두 분만 유독 눈물이 넘쳐나는 이유는 뭘까?

"서로가 너무 공감을 잘 하기 때문 아닐까 싶다. 승연이 누나도 누나대로 아픔이 있었고 나도 나대로 아픔이 있었으니까 뭔가 자세히 얘기하지 않아도 그냥 느껴지는 것 같다. 누나도 나처럼 쉽지 않은 결정을 하기까지 고민을 많이 하셨을 거라 공감이 됐다. 무슨 감정인지 모르는 상태로 우는 게 아니라, 감정을 대입하기 때문에 '저 때 마음이 어땠을지' 눈빛만 봐도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느껴져서 눈물이 많이 났던 것 같다."

41년 전 프랑스로 입양된 동생의 입양과 관련해, 처음 공개되는 이건주의 가족사는 17일 화요일 밤 10시에 방송되는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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