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 FC서울, 꽃이 더 화사한 비결은 뭘까

기사입력 2016-04-10 18:19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바야흐로 '서울의 봄'이다.

그저 그런 봄이 아니다. 봄꽃이 만개했다. 되는 집안은 뭘 해도 된다. 이번에는 '극장 PK(페널티킥) 골'이 터졌다.

FC서울이 올 시즌 K리그 원정에서 첫 승을 신고하며 3연승을 질주했다. 서울은 10일 광양전용구장에서 벌어진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전남 드래곤즈과의 원정경기에서 경기 종료 직전 아드리아노의 PK 결승골을 앞세워 2대1로 승리했다.

'슬로 스타트'는 서울의 어두운 그림자였다. 최근 3년간 4월 순위표는 10위권을 넘나들었다. 2016년 더 이상 치욕은 없다. 전북과의 개막전에서 0대1로 패한 서울은 상주 상무(4대0 승), 인천(3대1 승)에 이어 전남을 격파하며 승점 9점(3승1패)을 기록했다. 순위도 3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선두 성남(3승1무)과의 승점 차는 불과 1점이다.

서울은 내심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와 K리그 우승을 꿈꾸고 있다. FA컵 2연패도 포기할 수 없다. 2~3중의 날개를 달았다. ACL 조별리그에서는 승점 10점(3승1무)으로 16강행 마침표만 남았다. 섣부른 전망은 금물이지만 K리그에서도 차곡차곡 승점을 쌓으며 2012년 K리그 제패 이후 4년 만의 정상 탈환에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하고 있다.

화사한 서울의 봄, 그 비결은 뭘까.

또 하나의 걸작 로테이션, 작품 연출

최용수 서울 감독의 용병술이 빛을 발했다. 변화가 작품을 연출했다.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했다. 스리백에 박용우, 중앙 미드필더에 이석현, 왼쪽 윙백에 김치우가 선발 출격했다. 투톱의 틀은 깨지 않았다. 데얀과 아드리아노가 호흡했다.


공교롭게도 새롭게 베스트 11에 진입한 인물들이 3연승의 선봉에 섰다. 후반 6분 선제골은 이석현의 발끝에서 터졌다. 골에어리어 왼쪽에서 아드리아노의 패스를 받은 그는 침착하게 오른발로 화답,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31분 전남의 배천석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경기 종료 직전 김치우가 번쩍였다. 인저리타임은 4분이었다. 후반 48분 김치우가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최효진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바로 앞에 있던 주심은 지체없이 PK를 선언했고, 아드리아노가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대세를 갈랐다. 천금같은 승점 3점이었다.

최 감독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졌다. 그는 "호흡을 길게 가져가기 위해서는 시즌 초반에 선수들을 많이 활용해야 한다. 새로 투입된 선수들의 플레이에 만족스럽다. 최선을 다해줬다"며 "혼자서 2012년 K리그 우승할 때와 비교를 많이 한다. 당시 과감한 선수 기용이 있었다. 시각을 넓히지 않으면 한 시즌을 가기가 쉽지 않다. 믿고 과감하게 출전 기회를 줘야된다"고 강조했다.

'아데박'의 위용, 원정도 안방

올 시즌 K리그에 '아데박(아드리아노-데얀-박주영)' 주의보가 내려진 지 오래다. 전남도 예외는 아니었다. 전북, 상주, 인천에 이어 전남도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노상래 전남 감독은 "서울이 최근 좋은 흐름이어서 오늘 파격적인 포메이션으로 준비를 했다"고 밝혔다. 최용수 감독은 "상대의 변칙적인 포메이션에 우리 선수들이 당황하며 혼란스러워 했다"고 했지만 결국 승리는 서울의 몫이었다.

부인할 수 없는 '아데박'의 위용이었다. 서울은 전남전이 올 시즌 초반의 분수령이었다. 원정에서 매듭을 풀어야 더 큰 꿈을 노래할 수 있었다. 전남과의 경기 전 서울이 K리그에서 거둔 2승은 모두 홈에서 기록한 연승이었다. 1패는 전북 원정이었다. 최 감독은 전남전을 앞두고 원정 부담을 털어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전남전의 승점 3점은 더 특별했다. 아드리아노는 K리그에서 3호골을 기록하며 올 시즌 12골을 터트렸다. 도움까지 올린 그는 1골-1도움으로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최 감독은 "모든 원정경기는 힘들 수밖에 없다. 상암에서 많은 팬들 앞에서 펼치는 화려한 플레이의 절반 이상을 끌어내기가 쉽지 않다. 그런 분위기에서 원정 첫 승을 거뒀다. 이번 경기는 '슬로 스타트'를 불식시킬 수 있는 결과였다"고 기뻐했다.

전남은 전반 스테보를 아끼면서 선수비-후역습 카드를 꺼내들었다. 후반 선제골을 허용한 후인 21분 승부수를 띄웠다. 스테보와 배천석을 투입했다. 하지만 서울에 다시 일격을 당하며 4경기 연속 무승의 늪(2무2패)에 빠졌다. 최 감독은 "선제골 이후 다득점에 심취돼서 더 많은 무게 중심을 공격에 뒀다. 역습 한방에 실점을 허용한 것은 좋은 본보기가 됐다. 올 시즌 우리는 한 골을 허용해도 두 골을 넣는다는 콘셉트다. 내용보다 결과를 가져왔다. 3연승을 해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서울은 13일 광주 원정경기를 치른다. 서울은 올 시즌 분명 '태풍의 눈'이다.
광양=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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