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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포메이션은 심플하다. 4-4-2다.
답은 역시 스리백이다. 투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중앙 수비 숫자가 하나 많은 스리백이 제격이다. 신 감독과 전문가들이 스웨덴전 해법으로 스리백을 꼽는 이유다. 여기에 좌우 윙백이 내려와 파이브백을 이루면 상대의 측면 공격까지 효과적으로 막아낼 수 있다. 하지만 1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1대3 패)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스리백으로는 안된다.
신 감독은 이날 기성용(스완지시티)을 '포어리베로'로 활용한 '변형 스리백' 카드를 꺼냈다. 기성용을 스리백의 가운데에 두고, 기성용의 위치에 따라 수비와 미드필드진의 숫자를 늘리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이는 완벽한 실패로 끝이 났다. 스리백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투톱과의 싸움에 맞서 페널티박스를 장악하기 위해서다. 최근 들어 구시대의 유물로 평가받았던 스리백이 부활한 이유도 좌우 윙포워드들이 대각선으로 쇄도하는 커트인 플레이을 막기 위해, 박스 안에 수비숫자를 늘린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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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포어리베로는 대단히 어려운 전술이다. 독일조차 당대 최고의 리베로였던 마티아스 잠머를 앞세워 유로96 우승을 차지한 이후, 적합한 리베로 후계자를 찾지 못하고 포백으로 전환했다. 포어리베로를 완벽히 소화하기 위해서는 전술 소화능력, 포지셔닝, 패싱력, 공격 가담능력 등 모든 것을 갖춰야 한다. 신 감독이 포어리베로 후보로 생각 중인 기성용 장현수(FC도쿄)는 좋은 선수지만, 월드컵 레벨에서 이 전술을 소화할 수준의 선수는 아니다. 월드컵에서, 특히 제공권이 좋은 스웨덴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스리백을 쓸 필요가 있다.
그래야 좌우 윙백의 포지셔닝도 확실히 할 수 있다. 보스니아전처럼 공격적으로 활용하다가는 상대에 뒷공간을 내주기 쉽다. 지금처럼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잘츠부르크) 투톱을 제로톱에 가깝게 운용할 경우, 넓게 벌려설 필요가 없다. 실제 오른쪽의 이 용(전북)은 보스니아전에서 여러차례 좋은 공간을 만들었지만 전방에 사람이 없어서 크로스 타이밍을 놓쳤다. 차라리 안쪽으로 좁혀서 중앙을 두텁게 하고, 수비시에 빠르게 커버 플레이를 하는 편이 낫다.
보스니아전 이후 안되는 스리백 대신 포백으로 가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스리백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진짜 문제는 '형태'다. 신 감독이 고민할 부분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