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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은 세계 최고의 무대다.
'만약 리오넬 메시가 스페인 국적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랬다면 진짜 예술적인 축구를 볼 수 있었을 것 같다. 메시는 축구로 표현할 수 있는 현존 최고의 예술가다. 개인적으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의 비교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골을 넣는 것에 한정한다면 호날두가 위일 수도 있지만, 골을 만드는 능력, 경기를 만드는 능력까지 감안한다면 메시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메시는 터치 하나로 차이를 만들 수 있는 선수다.
그런 메시가 이번 월드컵에서 최악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아르헨티나 선수들과 메시의 궁합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의 미드필드진으로는 메시의 예술가적 기질을 살려줄 수 없다. 물론 감독이 만들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메시와 다른 선수들 사이의 괴리가 너무 크다. 세르히오 아게로, 앙헬 디 마리아, 곤살로 이과인 모두 좋은 선수들이지만, 예술가 유형의 선수들은 아니다. 메시도 괴롭겠지만, 이를 맞춰줄 수 없는 다른 선수들도 괴로울 것이다.
다른 이야기지만 VAR에 관한 말이 많다. 나는 예전부터 VAR을 주장했던 사람이다. 물론 시행착오가 있다. 아쉬운 판정도 있고, 아쉬운 과정도 있다. 하지만 VAR은 심판이 보지 못하는 것을 찾아내기 위해 하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는 분명 성공적이다. 100개 중 25개를 찾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75개를 찾는다면 그에 따른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못 찾은 25개로 피해보는 팀은 괴로울 수 밖에 없지만, 그 팀도 찾아낸 75개로 이득을 볼 수 있다. 멕시코전에서 기성용의 파울이 불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다. 당연히 파울이다. 하지만 그 전에 흐름을 읽어야 한다. 최근 심판들은 경기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미드필드 지역에서의 파울은 잘 끊지 않는 경향이 있다. 올해 K리그에서도 반영이 된 부분이다. 형평성 문제가 나와서 그렇지, 처음부터 인지했어야 하는 장면이다.
포항 스틸러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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