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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호의 뷰]아름다운 축구가 보이질 않는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06-26 04:38 | 최종수정 2018-06-26 19:57


ⓒAFPBBNews = News1

월드컵은 세계 최고의 무대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축구를 펼친다. 실제로 그렇다. 이번 대회에서도 눈이 번쩍일 만한 축구가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기능적으로만 그렇다. 가슴을 울릴 만한 아름다운 축구는 보이지 않는다.

1980년대를 기점으로 아트사커라는 말이 나왔다. 1982년 스페인월드컵에서 보여준 브라질과 프랑스는 그야말로 예술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 명맥이 끊긴 듯 하다. 물론 축구는 발전하고 있다.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축구가 더 빠르고, 거친 것을 요구하면서 예술적인 감각은 떨어지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축구의 진수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답게 볼을 차는 팀이 보이지 않는다. 남미 축구도 유럽화 되고, 점점 길거리 축구가 사라지고 있고, 그런 것들이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축구만이 갖는 예술적 감각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다.

'만약 리오넬 메시가 스페인 국적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랬다면 진짜 예술적인 축구를 볼 수 있었을 것 같다. 메시는 축구로 표현할 수 있는 현존 최고의 예술가다. 개인적으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의 비교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골을 넣는 것에 한정한다면 호날두가 위일 수도 있지만, 골을 만드는 능력, 경기를 만드는 능력까지 감안한다면 메시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메시는 터치 하나로 차이를 만들 수 있는 선수다.

그런 메시가 이번 월드컵에서 최악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아르헨티나 선수들과 메시의 궁합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의 미드필드진으로는 메시의 예술가적 기질을 살려줄 수 없다. 물론 감독이 만들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메시와 다른 선수들 사이의 괴리가 너무 크다. 세르히오 아게로, 앙헬 디 마리아, 곤살로 이과인 모두 좋은 선수들이지만, 예술가 유형의 선수들은 아니다. 메시도 괴롭겠지만, 이를 맞춰줄 수 없는 다른 선수들도 괴로울 것이다.

그래서 스페인 이야기를 한 것이다. 이스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다비드 실바는 메시와 함께 아름다운 축구를 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기술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 모두 남들은 생각할 수 없는 창의적인 길을 생각하는 선수들이다. 만약 이들이 함께 했더라면, 우리는 가장 행복한 월드컵을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다른 이야기지만 VAR에 관한 말이 많다. 나는 예전부터 VAR을 주장했던 사람이다. 물론 시행착오가 있다. 아쉬운 판정도 있고, 아쉬운 과정도 있다. 하지만 VAR은 심판이 보지 못하는 것을 찾아내기 위해 하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는 분명 성공적이다. 100개 중 25개를 찾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75개를 찾는다면 그에 따른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못 찾은 25개로 피해보는 팀은 괴로울 수 밖에 없지만, 그 팀도 찾아낸 75개로 이득을 볼 수 있다. 멕시코전에서 기성용의 파울이 불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다. 당연히 파울이다. 하지만 그 전에 흐름을 읽어야 한다. 최근 심판들은 경기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미드필드 지역에서의 파울은 잘 끊지 않는 경향이 있다. 올해 K리그에서도 반영이 된 부분이다. 형평성 문제가 나와서 그렇지, 처음부터 인지했어야 하는 장면이다.


포항 스틸러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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