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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다. 크로아티아-덴마크의 16강전 '맨 오브 더 매치(MOM)'은 '덴마크의 2세 수문장' 카스퍼 슈마이켈이었다.
특히 연장 후반 모드리치의 페널티킥 골을 막아낸 장면은 하이라이트였다. 연장 후반 8분 모드리치의 전방 킬패스는 예리했다. 문전으로 단독 쇄도하는 레비치를 외르겐센이 백태클하며 페널티킥을 내줬다. 그러나 후반 10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모드리치는 실축했다. 슈팅방향을 읽어낸 정확히 슈마이켈이 모드리치를 막아섰다. 후반 13분 모드리치의 슈팅 역시 슈마이켈의 가슴에 안겼다. 탈락 위기의 덴마크를 살려냈다. 덴마크가 크로아티아와 승부차기까지 팽팽한 명승부를 이어갔다. 아들이 슈퍼세이브를 선보일 때마다 경기장의 중계 카메라는 수시로 관중석의 아버지 피터 슈마이켈을 비췄다.
카스퍼 슈마이켈은 올리버 칸과 함께 90년대 세계 최고의 수문장으로 군림했던 덴마크의 '야신', 피터 슈마이켈의 아들이다. 피터 슈마이켈은 맨유의 레전드로서 1998~1999시즌 트레블을 이끌었다. 덴마크 대표팀의 전성기도 그가 있어 가능했다. 유로1992에서 덴마크의 첫 메이저 우승을 견인했고,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덴마크 축구 사상 최고 성적인 8강에 오르는 데도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이날 절체절명의 승부차기에서도 '아들' 슈마이켈은 5개의 슈팅 중 2개를 막아내며 자신의 진가를 증명해보였다. 비록 패했지만 레전드 수문장, 아버지가 흐뭇하게 지켜보는 가운데 아들 슈마이켈의 존재감은 반짝반짝 빛났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