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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갑작스러웠죠."
"엄청 갑작스러운 일이었어요. 그때는 무언가 생각할 틈도 없었어요. 팀 분위기가 너무 가라앉아 있어서, 팀 분위기를 끌어올려야겠다는 마음뿐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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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와 감독은 확실히 다른 것 같아요. 챙겨야 할 게 정말 많아요. 일단 경기를 준비해야 하니까 분석 영상을 수십번 봐야 해요. 아침에 눈을 떠서 곧바로 컴퓨터를 켜요. 하루 종일 보고 또 보는 거죠. 전술이 제 머릿속에 확실히 잡혀있지 않으면 선수들에게 바로바로 얘기할 수 없으니까요. 요즘에는 월드컵도 봐야 해서 잠을 잘 수가 없어요."
전술 분석 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 감독대행. 하지만 그의 일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선수 관리도 감독의 중요한 역할이다. 그런 면에서 '소통왕' 이 감독대행의 시간은 정말 빠르게 흐른다. "개인적으로는 선수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려고 해요. 고참 선수들은 물론이고, 어린 선수들과도 끊임 없이 대화해요. 주제는 당연히 축구 얘기죠. '연습할 때 자신감을 갖고 해야 경기 때도 잘 할 수 있다', '끊임 없이 생각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늘지 않는다' 이런 얘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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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돌입 "서울을 위하여!"
비시즌 동안 선수들과의 호흡은 물론이고 전술 가다듬기에 치열하게 집중한 이 감독대행. 결전의 날이 멀지 않았다. 서울은 7월 8일 대구전을 시작으로 후반기 열전에 돌입한다.
"데뷔전을 치른 뒤부터 약 20일 동안은 정말 정신이 없었어요. 그때는 무슨 전술을 얘기할 정신이 아니었어요.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아 있었기 때문에 팀을 추스르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죠. 다행히도 분위기가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휴식기 동안 전술도 다듬었어요. 변화의 폭이 크지는 않을 거예요. 선수들이 잘하는 것을 그라운드에서 펼쳐 보이기 위해서죠. 다만, 조금 더 빠른 플레이를 하려고 합니다."
반가운 소식도 있다. 서울은 송진형이 부상을 털고 돌아왔고, 풀백 윤석영을 영입해 전력을 강화했다. "주변에서 '서울이 살아야 K리그가 산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많은 생각을 했죠. 후반기에는 우리가 홈에서 많이 이기고, 승점을 쌓아서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해야죠."
이 감독대행의 목소리에는 어딘지 모를 비장함이 묻어 있었다. 서울에서 선수, 코치, 그리고 감독대행을 하는 만큼 더 큰 책임감을 갖는 듯했다. "다른 감독님들께서 '사령탑은 외로운 자리'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런 것 같아요. 외로운 자리에요. 혼자 끙끙 앓아요. 그렇다고 코치나 선수들에게 표출할 수도 없죠. 그냥 멍 하게 앉아서 스트레스를 풀 뿐이에요. 하지만 한 가지 생각은 확실하죠. '우리 팀이 살아나야 한다'고요. 오직 팀만 생각하고 있어요. 더 잘 할 수 있도록이요."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