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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에 돌아가면 책임감을 갖고, K리그가 발전할 수 있도록 더 희생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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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월드컵 '큰물'을 경험한 후 선수로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마음가짐"이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직접 부딪치면서 내가 정말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 더 겸손하게, 더 치열하게 노력해야 한다. 경기 템포가 엄청 빨랐다. 개인 기술의 격차도 컸다. 수비에 나름 노하우도 있고, 자부심을 갖고 축구를 해왔는데 경기를 하면서 다 깨졌다. 이렇게 해서는 안되겠구나. 한국에선 될지 몰라도, 월드컵에서는 쉽지 않구나를 몸으로 느꼈다. 부족함을 깨달았다. 정말 많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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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종은 건국대 시절 날카로운 킥력과 영리한 패스, 폭넓은 시야로 인정받았다. 2012년 드래프트 1순위로 부산에 입단했지만, 프로 무대는 그에게 쓰라린 시련을 안겼다. 데뷔전 직후 발목이 부러졌다. 3년간 단 1경기 출전에 그쳤다. 안갯속 그라운드에서 그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2014년, 3년만에 지각 데뷔골을 신고한 그날 이후 누구보다 치열하게 달렸고, 매시즌 성장을 거듭했다. 2016년 FC서울 유니폼을 입었고 주전을 꿰찼다. 꿈의 우승컵도 들어올렸다. 2018년 여름, 러시아월드컵에서 '연봉 430만원 의경' 주세종이 '독일 최고 수문장' 노이어를 상대로 볼을 뺏어내고, 필사적인 크로스를 올리던 순간 생각했다. '그 절실한 노력이 저렇게 보상 받는구나.'
주세종은 "그때보다는 성장한 것같다. 그때는 90분동안 열심히만 뛰었다. 팀에 어떤 존재가 돼야할지 생각없이 죽기살기로 뛰기만 했다. 지금은 생각하면서 플레이하려고 노력한다. '열심히'는 기본"이라며 웃었다.
스물여덟에 월드컵의 꿈을 이룬 '축구 미생'은 시련을 겪고 있는 후배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저는 연령별 대표에 뽑혀본 적도 없다. 부족하고 모자란 선수라는 생각에 어디서나 열심히 노력했다. 그러다보니 FC서울이라는 좋은 팀에 가게 됐고, 우승도 하게 됐고, 좋은 팀에서 주전으로 뛰면서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까지 가게 됐다. 지금도 자신이 부족하고 힘들다고 느끼는 후배들이 많을 텐데, 큰 꿈을 갖고 기회가 왔을 때 당당하게 도전하길 바란다. 그리고 자신에게 온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주세종의 도전은 계속된다. 러시아월드컵은 꿈의 시작이다. "1월에 아시안컵도 있고, 다음 월드컵도 있다. 꾸준히 노력하고 치열하게 부딪치고 경기력을 유지해서 매번 대표팀에 들어가는 선수가 되고 싶다."
안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