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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조현우 효과' 특수 누렸지만, 벌써 고개 드는 '걱정'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8-07-09 06:20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이렇게 많은 팬께서 오실 줄은 몰랐어요."

'넘버원 골키퍼' 조현우(27·대구)가 쑥스러운 듯 슬며시 웃었다.

대구는 8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서울과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 15라운드 홈경기를 열었다. 킥오프 전부터 '문전성시'를 이뤘다. 가변석 DG존과 CGV존 약 400석은 일찌감치 매진됐고, 일반석 예매 속도 역시 평소보다 빨랐다. 비가 내릴 듯한 우중충한 날씨였지만, 현장 예매 열기도 폭발적이었다.

이유가 있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맹활약을 펼친 조현우를 보기 위해서다. 조현우는 러시아 대회 조별리그 3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 선방을 펼치며 국민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팬들은 조현우를 보기 위해 '직관'에 나섰다. 구단 역시 조현우 효과를 위해 사인회, 유니폼 전달식, 꿈 이벤트 등 각종 행사를 통해 팬들의 관심을 더욱 끌어들였다.

경기 뒤 조현우는 "내가 공을 잡을 때마다 팬들이 호응해줬다. 이름도 많이 들려서 놀랐다. 서울의 (고)요한이 형이 '네가 이렇게 큰 성원을 받을 줄 몰랐다'며 놀랐다. 지금 주신 믿음에 경기력으로 보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는 조현우 효과로 월드컵 특수를 제대로 누렸다. 사실 2006년 독일 대회 이후 '월드컵 호재'는 끝났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있었다. 2006년 월드컵 직후 열린 리그컵 9경기에서 평균 5082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일군 2010년 남아공 대회 때도 마찬가지였다. K리그와 리그컵 등 6경기에서 총 4만8225명(평균 관중 8038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4년 전. 조별리그를 1무2패로 마감했던 브라질 대회 때는 싸늘한 민심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전남과 서울 경기가 열린 광양을 제외하고는 평균치를 밑돌았다.

하지만 조현우 효과는 확실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유료관중 1만2925명(총 1만3403명)이 들어찼다. 올 시즌 평균관중(2401명)을 5배 웃도는 수치다.

관건은 지금의 '월드컵 호재'를 어떻게 유지, 발전 시키느냐다. K리그는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로 관심을 받았지만, 이후 암흑의 세계로 빠져 들었다.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조현우 역시 첫 날 '특수'에도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는 듯했다. 그는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대구의 축구 열기가 올라왔다. 다음 경기도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K리그는 '월드컵 특수'와 함께 재도약의 기회를 얻었다. 지금 이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 조현우가 지핀 K리그 불씨를 어떻게 이어나갈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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