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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선두 경찰팀 아산, 박동혁 감독의 '형님 리더십' 선수를 춤추게 한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8-07-15 11:10


아산 박동혁 감독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헹가래를 받고 있는 아산 박동혁 감독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경찰팀 아산 무궁화가 예상을 깨트리며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2(2부) 선두를 달리고 있다. 충남 아산시로 연고지를 옮긴 이후 두 시즌 만에 2부리그를 이끌고 있다. 초보 사령탑 박동혁 감독(39)은 '형님 리더십'으로 경험 부족 우려를 잘 극복하고 있다.

아산은 이번 시즌 반환점을 돈 14일 현재, 19경기에서 10승5무4패(31득점 16실점) 승점 35점으로 선두다. 2위 성남FC(승점 33) 보다 승점 2점 앞서 있다. 3위 부천FC(승점 29) 4위 부산 아이파크(승점 27)와는 제법 승점차가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시즌 전 우승 후보로 부산, 성남, 광주 등을 꼽았다.

아산은 14일 홈에서 대전과 2대2로 비기면서 최근 7경기서 4승3무로 연속 무패 행진을 달렸다. 최근 6경기 연속 멀티골 행진을 달리기도 했다.

아산은 2017시즌을 마치고 송선호 감독과 결별하고, 사령탑을 젊게 가져갔다. 송 감독을 도왔던 코치 박동혁을 감독으로 승격시켰다.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 박동혁 감독은 2014시즌을 끝으로 울산 현대에서 은퇴한 후 지도자 수업을 밟았다.

아산 구단은 연고지를 아산시로 옮긴 첫 2017시즌 3위(승점 54)로 승격 플레이오프 올랐지만 부산 아이파크에 0대3 완패하며 2부에 머물렀다.

박성관 아산 구단 대표이사는 '젊은' 리더십으로 분위기를 바꾸고 싶었다. 경찰 신분으로 '병역의 의무'와 함께 운동을 겸하고 있는 선수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박동혁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경찰팀인 아산은 경찰 소속으로 축구만 잘 하면 되는 게 아니다. 경찰 신분으로 내무 생활을 해야하며 소속 부대장의 지휘도 따라야 한다. 축구 감독이 경찰 부대 안에서까지 '감놔라 배놔라'고 지시할 수 없다.

한 축구인은 "박동혁 감독은 아직 경험은 적지만 선수들이 뭘 원하는 지를 잘 알고 있는 지도자다. 또 상황 판단이 빠르고 여러 사람들의 이해관계를 잘 조율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아직 박 감독의 전술이라든지 벤치에서의 수행 능력은 평가가 좀 이른 면이 있다. 그렇지만 최근 아산 선수들의 날카로워진 골결정력은 분명히 달라진 부분이다"고 평가했다.


아산은 상주 상무(1부, 군팀) 처럼 프로축구 선수 중 운동을 하면서 군복무를 원하는 선수들이 지원한다. 따라서 선수들은 일정 기간 머물다 소속팀으로 돌아간다. 아산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국가대표 미드필더 주세종 이명주 김도혁 등을 새롭게 받았다. 이명주는 현재 팀의 에이스가 됐다.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를 다녀온 주세종은 큰 자신감이 붙었다. 그는 대전전에서도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2도움을 기록, 팀의 패배를 막았다. 김도혁은 '살림꾼'이다. 여기에 고무열 김민균 조성준 황인범 이한샘 등이 고르게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한의권이 제대 후 수원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안현범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러나 최근 둘의 공백은 느껴지지 않는다.

박동혁 감독은 "아직 내가 잘 하는 건 없다. 우리 선수들이 정말 고르게 모두 잘 해주고 있어 우리 팀이 경쟁력이 있는 것이다. 지금 분위기와 경기력을 계속 유지시켜 나가는 게 내 역할이다"고 말했다. 박 감독의 올해 목표는 팀 우승과 K리그1 직행 승격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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