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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 변신은 무죄…인천의 투혼을 압도하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8-07-19 05:30



변신을 선택한 수원 삼성이 더 이상 위기를 허락하지 않았다.

수원 삼성은 수원은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 18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서 젊은피 유주안의 시즌 신고골과 염기훈과 데얀의 멀티 활약을 앞세워 5대2로 승리했다.

직전 라운드에서 숙적 전북에 0대3으로 완패한 수원은 선두 추격 사정권에서도 멀어지며 위기를 맞는 듯했다. 그러자 변화를 선택했다. 공격라인과 윙백의 선발진을 적잖이 바꾸었다. 기존 베스트11이 대거 빠진 상태라 모험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수원의 변신은 통했다. 인천도 패했지만 투혼만큼은 최하위가 아니었다.

▶수원의 변신은 무죄

서정원 수원 감독은 이날 적잖은 변화를 줬다. 무더위 강행군 일정 속에 기존 베스트 멤버들의 체력 안배를 위한 로테이션이다. 여기에 지난 전북전 완패 이후 실수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한 분위기 전환도 필요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변화는 간판 스트라이커 데얀 대신 23세이하 유주안을 그 자리에 투입한 것. 유주안은 지난 4월 8일 이후 100여일 만에 4경기째 출전하는 풋내기나 다름없었다. 박기동 김종민 등 다른 공격수들이 모두 부상 중이니 오죽하면 유주안을 선택했을까. 서 감독은 "유주안 윤용호 전세진 등 젊은 선수 가운데 컨디션이 가장 괜찮은 선수를 택했다. 선수가 준비한 만큼 한 번 믿어주면 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서 감독은 염기훈을 원래 자리인 왼쪽 대신 오른쪽에 선발 투입했다. 염기훈이 크로스에 의존하는 대신 안쪽으로 파고 들어가 유주안의 장점을 살려주기 위한 배려였다. 지난 14라운드 제주전에서 결정적인 실수로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수비수 구자룡도 다시 기회를 얻었다. 수원의 변신 효과는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전반 11분 변화의 중심 유주안이 보란듯이 화답했다. 박형진이 왼측면에서 얼리크로스를 낮게 올려준 것을 수비수 사이로 위치를 잘 잡고 오른발 논스톱으로 베테랑처럼 마무리했다. 유주안에겐 시즌 데뷔골, 수원에겐 하반기 첫 선제골이었다. 구자룡은 인천의 경계대상이자 월드컵 멤버 문선민의 측면 공략을 최성근과 협력하며 거의 빈틈없이 막아내는 등 수비 집중력도 한층 개선된 모습이었다. 염기훈의 '우로 이동' 카드 역시 적중했다. 45분 조원희 중원 패스를 받은 염기훈은 측면 돌파 대신 중앙으로 파고들다가 상대의 파울을 유도, 프리킥을 얻어냈다. 그러더니 염기훈은 자신이 얻어낸 프리킥에 키커로 나서 전매특허인 왼발 감아차기로 반대쪽 골그물을 그림같이 흔들었다. 서 감독의 용병술은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다. 후반 9분에 바그닝요와 교체된 유주안은 퇴장하며 서 감독의 품에 꼭 안겨 큰 격려를 받았다.

▶돋보인 인천의 투혼, 그러나 수비는 또…

전반이 수원의 완벽한 승리였다면 후반은 인천의 투혼이 빛났다. 인천은 지난 14라운드 최강 전북을 상대로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투지로 3대3 무승부를 이뤘던 근성을 잊지 않았다. 후반 들어 인천의 공세가 강화되자 수원도 주도권을 잃기 시작했다. 인천의 집요함은 후반 11분 세트피스에서 빛났다. 문전으로 향한 코너킥이 수원 수비수 발에 걸려 흘러나오자 후방을 받치던 수비수 김동민이 기습적으로 대포알같은 중거리슈팅을 날려 골문 구석을 정확하게 갈랐다. 반격에 나선 수원이 18분 한의권의 문전 슈팅이 골키퍼 이진형의 선방에 막혀 땅을 치는 사이 인천은 21분 또 천금 찬스를 만들었다. 문전 돌파를 시도하던 아길라르를 저지하려던 구자룡이 팔을 사용하는 바람에 페널티킥을 허용한 것. 1분 뒤 키커로 나선 무고사는 침착하게 동점골을 만들었다. 인천은 칭찬받아도 충분할 만큼 수원을 강하게 위협했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인천은 고질적인 수비 불안을 또 드러냈다. 이전 경기였던 전북전에서 3-0으로 앞서다가 3골을 허용한 것을 비롯해 강원전에서도 리드를 하다가 후반부에 실점하며 무너진 바 있다. 이날 수원전도 그때와 다르지 않았다. 인천 수비는 속절없이 쓰러지기 시작했다. 체력, 짜임새 모두 이상할 정도로 실종됐다. 아껴뒀던 데얀, 바그닝요를 투입하며 재반격에 나선 수원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32분 바그닝요의 절묘한 측면 패스를 받은 사리치가 반대쪽으로 쇄도하는 염기훈에게 연결했고, 염기훈은 왼발 논스톱으로 멀티골, 결승골을 장식했다. 38분 염기훈의 재치있는 프리킥 패스를 받아 골망을 흔든 데얀의 쐐기골은 보너스였다. 데얀은 후반 추가시간이 주어지자 문전 돌파 이후 추가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미리 자축했다. 결국 서 감독의 교체카드 역시 적중한 후반전이었다. 수원에겐 짜릿한 한판, 인천에겐 아쉽지만 부끄럼없이 저항한 승부였다.
수원=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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