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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3년 만인 것 같은데요."
승리의 중심에는 남준재의 활약이 있었다. 선발로 나서 0-1로 뒤지던 전반 12분에 짜릿한 동점골을 꽂아 넣었다. 그 순간, 꾹꾹 감춰뒀던 특유의 '화살 세리머니'가 등장했다. 무려 3년 만이다.
"3년 만에 한 세리머니인 것 같아요. 군에 있을 때는 골을 넣어도 이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거든요. 지금까지 했던 세리머니 중에 가장 특별한 느낌이에요. 누구보다 간절했고, 그래서 열심히 노력했거든요."
그러나 지난 3년간 암흑의 시간이 찾아왔다. 2015년 성남 이적 후 군 복무까지 더해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제 자리를 잡지 못한 채 방황했다. 어수선한 일도 겹쳤다. 올 초에는 성남과 계약 문제로 갈등을 빚기도 했다. 다행히 잘 마무리됐고, '친정팀' 인천에서 다시 한 번 기회를 잡게 됐다.
"사실 6개월 정도 경기를 뛰지 못했기 때문에 몸 상태가 100%는 아니에요. 하지만 공백기 동안 절대 쉬지 않았어요. 그동안 쌓아온 몸 만드는 노하우를 활용해 정말 열심히 했어요. 악착같이, 피눈물 나게 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이를 악물고 버틴 시간. 남준재는 인천에서 부활을 노린다. 서울전 동점골은 그 신호탄이다.
"어려운 상황에서 골을 넣었어요. 서울전 승리를 통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요. 인천은 내 고향집과 같아요. 좋은 기억이 많죠. 인천에서 가정도 꾸렸고요. 5년 전과 비교해서도 많이 달라졌어요. 그때는 어렸고, 지금은 후배들을 이끌어가야 하는 입장이니까요.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완숙해져 돌아온 고향팀. 젊을 때와는 다르다. 새로운 각오로 새 출발하는 남준재. 그의 축구인생 2막이 활짝 열렸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