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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착같이 버틴 남준재, 3년 만에 쏘아올린 '화살 세리머니'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8-07-24 06:20


2018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와 FC 서울의 경기가 22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렸다. 인천 남준재가 만회골을 넣은 후 환호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7.22/

"한 3년 만인 것 같은데요."

잠시 상념에 빠졌던 남준재(30·인천)가 침묵을 깨고 입을 연다. 순간 눈시울이 살짝 붉어졌다.

인천은 22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펼쳐진 서울과의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 19라운드 홈경기에서 2대1로 승리, 무려 17경기 만에 승리를 챙겼다.

승리의 중심에는 남준재의 활약이 있었다. 선발로 나서 0-1로 뒤지던 전반 12분에 짜릿한 동점골을 꽂아 넣었다. 그 순간, 꾹꾹 감춰뒀던 특유의 '화살 세리머니'가 등장했다. 무려 3년 만이다.

"3년 만에 한 세리머니인 것 같아요. 군에 있을 때는 골을 넣어도 이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거든요. 지금까지 했던 세리머니 중에 가장 특별한 느낌이에요. 누구보다 간절했고, 그래서 열심히 노력했거든요."

2010년 인천의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입문한 남준재는 28경기에서 3골-5도움을 기록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전남과 제주를 돌아 2012년 다시 인천에 돌아온 뒤 세 시즌 동안 71경기를 소화하며 주축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암흑의 시간이 찾아왔다. 2015년 성남 이적 후 군 복무까지 더해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제 자리를 잡지 못한 채 방황했다. 어수선한 일도 겹쳤다. 올 초에는 성남과 계약 문제로 갈등을 빚기도 했다. 다행히 잘 마무리됐고, '친정팀' 인천에서 다시 한 번 기회를 잡게 됐다.

"사실 6개월 정도 경기를 뛰지 못했기 때문에 몸 상태가 100%는 아니에요. 하지만 공백기 동안 절대 쉬지 않았어요. 그동안 쌓아온 몸 만드는 노하우를 활용해 정말 열심히 했어요. 악착같이, 피눈물 나게 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이를 악물고 버틴 시간. 남준재는 인천에서 부활을 노린다. 서울전 동점골은 그 신호탄이다.

"어려운 상황에서 골을 넣었어요. 서울전 승리를 통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요. 인천은 내 고향집과 같아요. 좋은 기억이 많죠. 인천에서 가정도 꾸렸고요. 5년 전과 비교해서도 많이 달라졌어요. 그때는 어렸고, 지금은 후배들을 이끌어가야 하는 입장이니까요.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완숙해져 돌아온 고향팀. 젊을 때와는 다르다. 새로운 각오로 새 출발하는 남준재. 그의 축구인생 2막이 활짝 열렸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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