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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리 논란'은 끝, 김학범호 자카르타 태클을 넘어라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8-07-25 05:56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표팀 김학범 감독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대회 선수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7.16/

엔트리 논란은 끝났다. 극복 대상은 '자카르타 3대 변수', 무더위, 늪잔디, 그리고 불확실성이다.

김학범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은 지난 16일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인 남자 축구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한동안 와일드카드 발탁 논란이 일었다. 왜 황의조(감바 오사카)를 발탁했느냐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그러나 명단은 바뀌지 않는다. 20인이 확정된 이상, 금메달 사냥에 집중해야 한다. 한국은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잘츠부르크) 조현우(대구FC) 등 A대표팀 선수들이 합류하면서 최강 전력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전혀 쉽지 않다"고 말한다. 금메달을 향한 길 위에 만날 숱한 장애물들 때문이다.

첫번째 극복대상은 살인적 무더위다.

김 감독은 엔트리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스리백을 택하면서 전술에 따른 균형과 조화를 생각했다. 또 선수 선발에서 기술적인 부분을 봤다. 체력적인 부분과 연계돼있다. 더운 환경에서 무턱대고 뛴다고 좋은 게 아니다. 일정이 타이트하다. 17일 내에 7~8경기를 뛰어야 한다. 두 가지 부분을 모두 고려했다"고 했다. 대회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는 더운 날씨에 습도까지 높다. 적응력이 관건이다. 김 감독은 "문제는 기후다. UAE, 사우디 등에서 경기를 할 때 태국, 베트남을 만만히 볼 수 없었다. (그 팀들이 실제) 좋은 성적도 냈다. 이런 팀들로 인해 우승 구도가 갈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자카르타 전지훈련에 참가했던 나상호(광주FC)는 "처음 공항에서 나왔을 때부터 너무 습해서 놀랐다. 훈련할 때도 땀을 정말 많이 흘렸다. 야간 경기라 해도 한국보다 덥다. 물도 많이 마시고 몸 관리를 잘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반면, 동남아 국가들은 이런 기후에 익숙하다. 확실한 어드밴티지가 될 수 있다. 이진현(포항 스틸러스) 역시 "환경 자체가 덥고 힘들어서 불리할 수도 있다. 동남아 국가들은 그런 환경에 익숙해서 (우리가 상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적응이 중요할 것 같다. 지치지 않고 뛸 수 있는 기량을 발휘해야 한다"고 했다.

두번째 극복해야 할 환경은 그라운드 잔디 상태다. 흔히 잎이 넓은 잔디를 칭하는 '떡잔디'와는 또 다른 '늪잔디'. 발이 쉽게 빠지고, 그라운드는 울퉁불퉁하다. 그만큼 체력 소모가 심할 수 밖에 없다. 김 감독은 "상황이 한국과는 다르다. 선수들이 적응해야 할 부분이다. 떡잔디는 아닌데, 운동장 관리 상태가 별로 안 좋다. 들쭉날쭉하다. 잔디 상태를 더 면밀히 체크해봐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체력이나 여러 요인을 감안해 선수들을 뽑았다"고 했다. 선수들도 이미 체감했다. 나상호는 "잔디가 너무 푹신해서 발이 잘 빠진다. 체력 소모가 클 것 같다. 또 미끄럽다 보니 축구화 준비도 잘 해야 할 것 같다"면서 "그라운드가 잔디 같으면서도 땅이 울퉁불퉁해서 바운드가 이상하게 된다.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변수는 불확실성이다. 주최측의 미숙한 대회운영으로 시작부터 잡음을 내고 있다. 당연히 알고 준비해야 할 상대 팀을 특정 조차 할 수 없다. 아무리 약한 상대라도 축구는 의외성의 경기다. 정보 분석 시간이 부족해 깜깜이로 게임을 치를 경우 상대적으로 불리한 쪽은 상대적 강팀이 될 수 있다.

한국은 당초 키르기스스탄, 말레이시아, 바레인 등 비교적 쉬운 상대와 한조가 됐다. 그러나 참가국 누락으로 25일 재추첨이 이뤄진다. 26개팀이 6개조로 나뉜다. B조와 E조는 5개국으로 구성된다. 이 조에 속할 경우 1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상대해야 할 팀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 전력 분석에도 애를 먹고 있다.

김학범 호를 뒤덮고 있는 3대 먹구름. 예기치 못한 폭우를 잘 피해야 순조로운 항해가 가능해진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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