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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와 울산은 '동상이몽'을 꾸며 만났다. 최근 분위기가 두 팀 다 별로다.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전력 보강에 적극적이었던 울산은 하반기 들어 2승2무1패로 기대한 만큼 힘을 내지 못했다. 전력 보강이 전무하다시피 했던 제주는 사정이 더 어려웠다. 1승1무 후 3연패다. 그나마 제주가 믿을 구석은 울산과의 맞대결에서의 기분좋은 기억이다. 최근 3연승을 포함, 작년부터 4승1패로 우위를 보여왔다.
하지만 지난 과거일 뿐 객관적인 전력상 우위를 점한 울산은 더 이상 얻어맞고만 있지는 않았다. 결국 두팀은 서로 공평하게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 20라운드 대결서 1골씩 주고 받으며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절친감독'의 "아프냐? 나도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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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몽'은 '장군멍군'으로…
두 팀은 경기 초반부터 라인을 끌어올리고 치고 받았다. 굳이 우열을 가리자면 홈팀 제주에게 문전 짜릿한 찬스가 좀 많았다. 전반 4분과 26분 진성욱의 슈팅이 수비망에 걸렸고, 5분에는 코너킥에 이은 열린 찬스에서 권한진의 슈팅이 허공을 갈랐다. 울산도 맞불을 놨다. 하지만 상대의 밀집 수비를 뚫지 못해 몇 차례 중거리 슈팅을 시도한 것이 수비벽에 번번이 막혔다. 반격에 나선 제주는 26분 진성욱이 시도한 회심의 왼발 슈팅이 울산 골키퍼 오승훈의 선방에 막혀 땅을 쳤다. 문전까지 부지런히 만들어갔지만 결실을 거두지 못하자 제주는 준비된 세트피스로 일격을 가했다. 44분 아크 정면 27m 지점에서 프리킥을 얻어 이창민이 대포알 같은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권순형과 김현욱이 공을 찰 것처럼 상대 수비를 교란시킨 뒤 권순형이 김현욱 다리 사이로 툭 빼준 것을 이창민이 낮게 왼쪽 구석으로 깔리는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천하의 거미손 골키퍼라도 막을 수 없는 슈팅이었다. 울산은 후반 시작과 함께 김인성 대신 이근호를 교체 투입하며 만회골을 향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김 감독의 용병술은 후반 4분 만에 적중했다. 왼쪽 측면을 파고든 황일수의 문전 크로스를 받은 이근호가 뒤로 살짝 빼줬다. 이어 이동경이 그대로 받아찬 것이 수비수 김수범에 맞혀 옆으로 흐른 것이 주니오의 발에 안착했고 주니오는 침착하게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승부 양팀은 한층 치열하게 충돌했다. 제주는 동점골 이후 김현욱 대신 류승우를, 권순형 대신 이동수 연달아 투입했고 울산은 후반 16분 이동경 대신 에스쿠데로로 응수했다. 이후 주거니 받거니 서로 공세를 높여갔지만 골키퍼의 선방을 넘지는 못했다. 결국 애매한 결과물만 받아들었다. 제주는 리그 연패 탈출에, 울산은 제주전 연패 탈출에 아쉬운 입맛을 다셨다.
서귀포=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