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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보다 머리 하나가 더 크다. 독보적인 피지컬,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중학교 3학년의 신장이 1m90에 달했다. 전북 15세 이하(U-15) 유스팀(금산중) 골키퍼 김준홍(1m87) 이야기다.
인천 12세 이하 팀에서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던 김준홍은 골키퍼를 선호했다. 그는 "아버지가 현역 시절 뛰던 경기를 보면서 자랐다. 나도 아버지처럼 골키퍼로 뛰고 싶었다"며 당당히 말했다.
하지만 시련이 찾아왔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축구를 잠시 쉬어야 했다. 성장통이 발목을 잡았다. 무릎과 아킬레스건에 통증을 느꼈다. 한데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 이 때 키가 많이 컸다. 김준홍은 "무려 20㎝가 자랐다"며 엷은 미소를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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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김준홍은 지난해 말 금산중에 테스트생으로 들어와 기량을 점검받았다. 안대현 금산중 감독은 김준홍의 피지컬과 잠재력을 높이 샀다. 김준홍은 우여곡절 끝에 다시 축구선수의 꿈을 키울 수 있게 됐다.
김준홍은 안 감독과 함께 몸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다. 노력의 결과는 달콤했다. 곧바로 금산중 주전 골키퍼로 도약했다. 월드컵 휴식기에는 천금 같은 기회도 찾아왔다. 최은성 전북 골키퍼 코치의 러브콜로 1군에서 훈련할 기회를 얻었다. 김준홍은 최 코치의 조언을 스폰지처럼 흡수했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 그러나 반드시 발전할 것"이라며 입술을 깨문 그였다.
김준홍의 장점은 순발력과 킥력이다. 그는 "롤모델인 아버지처럼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또 한 가지 바람을 전했다. "전북에서 주전 골키퍼가 되고 싶다."
김준홍은 전북 유스팀 영생고 진학이 확실시 되고 있다. 지금처럼만 성장할 경우 전북은 향후 3~4년 뒤 골키퍼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포항=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