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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잔치를 끝낼 시간일까.'
구자철이 기성용의 뒤를 밟을 조짐이다. 그는 최근 독일 축구 전문지 '키커'와의 인터뷰에서 국가대표 거취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구자철은 "10년간 대표팀에 모든 걸 쏟아부었다. 8년은 독일과 한국을 오가야 했다. 자주 다쳤고, 큰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있었다. 내 목표는 개인적으로나 팀에서나 지난 시즌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분데스리가에 집중한다면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가대표 은퇴를 암시하는 뉘앙스다. 또한 그는 "축구협회와 미래를 논의하고 있다. 내 의견을 얘기했고, 함께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는 "아직 구자철과 구체적으로 미래를 논의한 건 없다. 다만 구자철이 러시아월드컵 때 몸상태가 100%가 아니라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많이 힘겨워했다"고 밝혔다.
구자철은 2008년 2월 중국과의 동아시안컵(3대2 승)경기로 A매치 데뷔했다. 이번 러시아월드컵에선 스웨덴전(0대1 패)과 독일전, 두 경기에 출전했지만 경기력이 좋지 못했다. 구자철은 지금까지 A매치 70경기(19골)에 출전했다.
러시아월드컵을 통해 우리나라 A대표팀 선수단의 무게 중심은 기성용에서 손흥민(26·토트넘)으로 옮겨갔다. 기성용과 구자철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 때 선수단의 핵이었다. 4년 후 있을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선 손흥민 황희찬 이승우 등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에선 "기성용과 구자철의 국가대표 은퇴가 너무 이른감이 있다"고 지적한다. 한 원로 축구인은 "우리나라는 국가대표 선수 풀이 두텁지 않다. A대표팀의 세계 경쟁력을 감안할 때 기성용과 구자철이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신구조화 차원에서 32~33세까지는 더 대표팀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