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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관중 얼마나 오셨어요?"
"종전에 비해 제법 많은 5000명 가까이 오셨다"는 답변에 조 감독은 이내 고개를 푹 숙였다. "많이 와주셨는데 승리하는 걸 보여드렸어야 하는데…."
이후에도 조 감독은 취재진과의 만남에서 관중 걱정이 늘 먼저였다. 이에 구단 관계자는 "감독님은 경기 성적 만큼이나 관중 추이에도 관심을 보인다. 홈 관중 모시기 마케팅에 어떤 때는 프런트보다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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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 중심에 조 감독의 '관중 프렌들리 마인드'가 있었다. 제주 구단은 지난 23일부터 서귀포 지역 초등학교 4곳에서 등굣길 안전지도 캠페인을 시작했다. 교통사고 걱정없는 봉사활동을 겸해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해보자는 시도였다. 등굣길 지도에 나서려면 늦어도 아침 7시에는 현장에 도착해야 한다. 혹서기 휴식이 중요한 선수들에겐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조 감독은 선수단에 아침 운동을 겸해 봉사에 나서자고 선수단에 제안했고 선수들은 조카 같은 어린이들을 보살피며 상큼하게 하루를 시작했다. 한데 25일 FA컵 32강전이 걸림돌로 다가왔다. 전날 야간경기를 치른 선수들을 이튿날 아침 일찍 등굣길 봉사에 내보내기는 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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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여름방학 전까지 1주일 정도 시범운영하기로 했던 구단은 여름방학이 끝난 이후는 물론 앞으로 고정화된 '팬 프렌들리 마케팅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제주 구단은 '엄마+초등학생 딸 축구캠프'도 마련했다. 28∼29일 1박2일 동안 제주도내 '엄마+딸' 50가구 100명을 초청해 클럽하우스 투어, 축구교실, 쿠킹클래스 등 체험학습을 제공했다. 이들 캠프 참가자는 29일 울산전 관중 증가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그런가하면 휴가철 팬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29일 울산과의 경기 전에는 '워터카니발'을, 경기 후에는 'DJ 댄스파티'를 열어 관광지역 맞춤형 이벤트로 축구 이외의 즐거움을 선보였다. 제주의 여름철 홈관중 상승세는 그냥 얻어진 게 아니었다. 이제 선수들이 홈 관중 앞에서 제대로 보답할 일만 남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