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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 윤곽 나온 벤투호, 공격형 MF 운영이 키포인트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09-06 05:30



궁금증을 낳았던 벤투호의 윤곽이 나왔다.

7일 코스타리카전, 11일 칠레전에 나서는 벤투호는 3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 처음으로 모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후 첫번째 소집이다. 지난달 20일 입국한 벤투 감독은 곧바로 K리그 현장을 찾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며 자신의 색깔을 가미한 24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 나선 17명의 선수들을 기본으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멤버와 일부 해외파, K리거들을 더했다.

관심의 초점은 벤투호가 보일 축구였다. 소집 첫 날은 반쪽 소집에 일부 선수들의 컨디션 저하까지 겹치며 제대로 훈련을 진행하지 못했다. 비까지 내린데다, 설상가상으로 변압기 문제로 정전 사태까지 발생했다. 벤투 감독은 런닝과 2대2 미니게임 등으로 훈련을 마무리했다.

둘째날, 아시안게임에서 돌아온 8명의 선수들과 남태희(알두하일)가 합류하며 완전체가 됐다. 벤투 감독은 아시안게임 멤버들의 몸상태를 체크한 뒤 곧바로 전술훈련에 돌입했다. 초반 30분만 공개하고, 이후 비공개 진행을 선언할 정도로 집중도를 높였다. 이날 훈련에서는 벤투식 축구에 대한 힌트를 볼 수 있었다. 4-3-3 혹은 4-2-3-1이 유력했다. 벤투 감독이 이전부터 즐겨쓰던 전술이었다. 벤투 감독은 포백을 기반으로, 미드필드에서 많이 뛰고, 공격시에 빠르게 역습에 나서는 축구를 선호한다. 벤투 감독은 이같은 축구로 스포르팅 리스본에서 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포르투갈을 유로2012 4강으로 이끌었다.


눈여겨 볼 것은 미드필드 활용이었다. 100%는 아니었지만, 전문 공격형 미드필더의 기용이 이채로웠다. 벤투 감독이 가장 큰 성과를 거둔 유로2012의 핵심은 미드필드 운용이었다. 당시 포르투갈은 후이 코스타, 데쿠 등 당대 최고의 플레이메이커가 떠나며 역대 최악의 허리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벤투 감독은 주앙 무티뉴, 하울 메이렐레스, 미겔 벨로소 등 기동력과 수비력, 팀플레이 능력을 갖춘 3명을 전면에 내세웠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포르투갈은 단단한 미드필드진을 구성하며 호평을 받았다.

이후 이같은 미드필드 운용은 벤투 감독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변화의 기미가 보이고 있다. 기술과 패스가 좋은 황인범(아산)은 훈련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다. 황인범은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활약할 수 있지만, 스타일은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깝다. 보다 높은 위치에서 창의적으로 플레이할때 가장 빛이 난다. 직접 황인범을 발탁한 벤투 감독은 소집 첫 날 인터뷰에서도 이름을 직접 거론할 정도로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황인범 외에 이승우(헬라스 베로나)도 공격형 미드필드 자리에 놓았다. 이승우는 주로 측면에서 뛰었다. 아무래도 수비력이 부족하고, 기동력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이승우를 가운데에 포진시켰다. 그의 센스를 적극 활용하려는 의도에서다.

황인범과 이승우의 공격형 미드필더 배치는 기술이 좋은 선수를 전면에 내세워 창의적인 축구를 펼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벤투 감독은 일단 수비보다는 공격쪽을 먼저 실험해보려는 의도로 보인다. 아시안컵이라는 1차 중간 무대에 초점을 맞춘 선택이다. 아무래도 아시아 무대는 수비보다는 상대의 밀집수비를 어떻게 깨느냐가 포인트다. 공격적인 미드필더를 활용해 중앙 쪽에서 다양한 루트를 만들어내면, 주로 프리롤로 뛰었던 손흥민을 스코어러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다양한 실험이 이어지고 있는 벤투식 축구는 7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첫 선을 보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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