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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을 이끌고 다시 한 번 역사를 썼다.
박 감독은 스즈키컵 우승으로 베트남을 최고의 한해로 이끌었다. 지난해 10월 취임함 박 감독은 선수단의 식습관부터 바꾸기 시작했다. 영양 관리는 물론이고, 부상 선수를 세밀하게 체크했다. 직접 선수에게 발 마사지를 해주는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형님 리더십'에 선수들도 성적으로 응답했다. 그 시작은 지난 1월에 열린 2018년 AFC U-23 챔피언십이었다. 베트남은 이 대회에서 동남아시아 국가 최초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준우승이라는 쾌거였다.
지난 8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베트남의 축구 열기는 대단했다. 베트남 팬들은 직접 비행기를 타고 경기가 열리는 인도네시아로 향했다. 관중들은 박항서 감독의 얼굴이 그려진 대형 현수막을 걸기도 했다. 박 감독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리고 박 감독의 베트남은 사상 첫 준결승 진출이라는 역사를 썼다. 한국의 벽에 막혔지만, 베트남은 기대 이상의 실력으로 축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박항서 매직'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더 중요한 '스즈키컵'이라는 과제가 박 감독 앞에 놓여있었다. 베트남은 2008년 이후 한 번도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그 정도로 쉬운 일이 아니었다. 혹자는 '그들만의 리그'라고 할 수 있지만, 스즈키컵은 동남아시아 국가들 간 최강팀을 가리는 대회다. 태국, 싱가폴 등이 단골 우승 후보. 그러나 박 감독의 지휘 아래 성장한 베트남은 더 이상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조별리그에서 3승1무로 1위롤 차지하더니 필리핀과 말레이시아를 차례로 꺾었다. 그렇게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 최고의 해를 증명하는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