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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점검, 벤투호]①벤투호의 전략, 때로는 변화도 필요하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9-01-13 14:07 | 최종수정 2019-01-14 05:10


한국과 키르기스스탄의 2019 AFC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2차전이 1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알 아인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한국이 1대0으로 승리하며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경기 종료 후 기쁨을 나누는 벤투 감독과 선수들의 모습. 알 아인(아랍에미리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01.11/

[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박찬준 기자]처음에는 그럴수도 있다고 봤다. 두번까지 그렇다면, 분명 문제가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2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의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키르기스스탄과의 2019년 UAE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전반 41분 터진 김민재(전북)의 결승골로 힘겨운 1대0 승리를 챙겼다. 대승이 필요했지만, 희망사항일 뿐이었다. 경기 내용도 기대에 한참 못미쳤다. 지난 1차전에서 아시안컵 첫 나들이에 나선 필리핀에 졸전 끝 1대0 승리를 거둔 한국은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도 반전에 실패했다.

물론 한국은 승점 6(골득실 +2)을 확보하며, 16강행을 확정지었다.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하지만 같은 날 필리핀을 3대0으로 꺾은 중국(승점 6·골득실 +4)에 골득실에 밀려 현재 C조 2위다. 조1위를 하기 위해서는 16일 맞대결을 펼칠 중국을 무조건 이겨야 한다. 조1위는 꽃길, 2위는 가시밭길이다. 조1위를 할 경우 4강에서야 우승후보들을 만난다. 경기를 치를 장소도 좋다. 하지만 2위는 8강에서 이란, 4강에서 일본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목표는 16강이 아니다. 그래서 예선 2경기를 냉정히 볼 필요가 있다. 약체를 상대로 2경기에서 단 2골, 여기에 방향잃은 패스와 경기력은 분명 '낙제점'이었다. 벤투 감독도 키르기스스탄전 후 "경기력은 만족스럽지 못하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원인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59년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다가갈 수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019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2차전 키르기스스탄과의 경기를 하루 앞둔 10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잠시 생각에 잠긴 벤투 감독의 모습. 알 아인(아랍에미리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01.10/
①벤투호의 전략, 때로는 변화도 필요하다

벤투 감독은 매경기 전후 기자회견마다 같은 이야기를 반복한다. "상대가 어떻게 나오든 우리의 축구를 유지하겠다.", "오늘도 우리의 스타일대로 경기를 지배하고, 컨트롤하려고 했다."

벤투 감독은 지난 7번의 평가전을 통해 자신의 축구 철학과 스타일을 빠르게 이식시켰다. 벤투식 축구의 핵심은 볼을 지배하고, 컨트롤 하는 축구다. 점유율을 높여 득점 기회를 최대한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후방부터 빌드업에 나서고, 짧은 패스를 지속적으로 시도한다.


벤투식 축구에 대한 선수들의 신뢰는 절대적이다. 이청용(보훔)은 "완전히 내려선 팀을 상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최대한 공을 가지고 지쳤을때 노리는게 최선의 방법이다. 그래서 감독님의 전술에 만족한다. 당연히 점유율이 높은 팀이 유리하다"고 했다. 정우영(알사드)도 "상대가 내려서든, 압박하든 우리의 축구는 달라지지 않는다. 이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때로는 자신의 스타일과 철학에 지나치게 매몰된 느낌을 줄때가 있다. 그라운드는 생물이다. 온갖 변수와 변화가 공존한다. 한가지 방법으로 절대 상대를 제압할 수 없다. 패싱게임으로 세계를 호령했던 스페인도, 바르셀로나도 그들의 시대를 접어야 했다. 그래서 다양한 옵션이 중요하다. 철학과 스타일을 바꾸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때로는 길게 때려넣는 것이 효과적일 때가 있다. 상대가 예측할 수 없는 다른 전략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

한가지 더, 1, 2차전 모두 전반 보다는 후반의 경기력이 더 좋았다. 선수 위치를 이동시키거나, 선수 교체 후 경기력이 확 달라졌다. 빠른 대처에 대해 칭찬을 보낼 수도 있지만, 다르게 해석하면 '벤투 감독의 첫번째 구상이 잘 맞아떨어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베스트11이 확실히 구성되지 않았지만, 플랜A에 대한 정비도 필요해 보인다.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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