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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박찬준 기자]처음에는 그럴수도 있다고 봤다. 두번까지 그렇다면, 분명 문제가 있다.
한국의 목표는 16강이 아니다. 그래서 예선 2경기를 냉정히 볼 필요가 있다. 약체를 상대로 2경기에서 단 2골, 여기에 방향잃은 패스와 경기력은 분명 '낙제점'이었다. 벤투 감독도 키르기스스탄전 후 "경기력은 만족스럽지 못하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원인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59년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다가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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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은 매경기 전후 기자회견마다 같은 이야기를 반복한다. "상대가 어떻게 나오든 우리의 축구를 유지하겠다.", "오늘도 우리의 스타일대로 경기를 지배하고, 컨트롤하려고 했다."
벤투 감독은 지난 7번의 평가전을 통해 자신의 축구 철학과 스타일을 빠르게 이식시켰다. 벤투식 축구의 핵심은 볼을 지배하고, 컨트롤 하는 축구다. 점유율을 높여 득점 기회를 최대한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후방부터 빌드업에 나서고, 짧은 패스를 지속적으로 시도한다.
벤투식 축구에 대한 선수들의 신뢰는 절대적이다. 이청용(보훔)은 "완전히 내려선 팀을 상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최대한 공을 가지고 지쳤을때 노리는게 최선의 방법이다. 그래서 감독님의 전술에 만족한다. 당연히 점유율이 높은 팀이 유리하다"고 했다. 정우영(알사드)도 "상대가 내려서든, 압박하든 우리의 축구는 달라지지 않는다. 이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때로는 자신의 스타일과 철학에 지나치게 매몰된 느낌을 줄때가 있다. 그라운드는 생물이다. 온갖 변수와 변화가 공존한다. 한가지 방법으로 절대 상대를 제압할 수 없다. 패싱게임으로 세계를 호령했던 스페인도, 바르셀로나도 그들의 시대를 접어야 했다. 그래서 다양한 옵션이 중요하다. 철학과 스타일을 바꾸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때로는 길게 때려넣는 것이 효과적일 때가 있다. 상대가 예측할 수 없는 다른 전략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
한가지 더, 1, 2차전 모두 전반 보다는 후반의 경기력이 더 좋았다. 선수 위치를 이동시키거나, 선수 교체 후 경기력이 확 달라졌다. 빠른 대처에 대해 칭찬을 보낼 수도 있지만, 다르게 해석하면 '벤투 감독의 첫번째 구상이 잘 맞아떨어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베스트11이 확실히 구성되지 않았지만, 플랜A에 대한 정비도 필요해 보인다.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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