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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만능MF'김보경"태극마크에 나이 없다. 동국이형 말에 동의"[현장인터뷰]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9-02-27 05:30



"태극마크에 나이는 없다. 은퇴할 때까지 도전해야 한다. (이)동국이형 말에 동의한다."

'만능 미드필더' 김보경(30)은 새 시즌에도 변함없이 대표팀 도전의 뜻을 분명히 했다.

김보경은 지난 겨울 가시와 레이솔에서 임대로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19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페락전(5대1승), 올시즌 첫 공식경기에 나선 김보경은 90분 내내 가벼운 몸놀림, 영리한 축구지능으로 공격작업을 이끌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1989년생 동갑내기 김태환과의 눈빛 호흡이 빛났다. 대승의 발판이 된 전반 23분 상대 자책골, 시작점은 김보경이었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김보경과 김태환의 호흡이 좋다. 연습때 보여준 모습이 경기에서 나왔다"며 흡족해 했다.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19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19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울산 현대와 말레이시아 페락 FA의 경기. 페락의 자책골을 유도한 울산 김태환이 김보경과 기뻐하고 있다. 2019.2.19<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1989년 울산의 오른쪽 라인 윙백 김태환(왼쪽)과 김보경.  사진 제공=프로축구연맹
김보경은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울산행을 택했다. 지난 시즌 J리그 가시와에서 슬럼프도 겪었다. "유럽 진출을 꿈꿀 때처럼 절실한 마음으로 울산에 왔다"며 결연한 각오를 드러냈다. "선수가 경기에 못나갈 때는 안좋은 소리도 많이 나온다. 제가 안일하게, 노력이 부족한 부분이 있지 않았나 스스로를 돌아봤다. 울산을 선택할 때 올해 정말 배수의 진을 친다는 각오로 준비했다"고 했다. "팀을 위해 우승컵을 들겠다는 생각을 하고 왔다. 개인적으로도 유럽 진출을 꿈꿨을 때만큼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곳에 왔다. 많은 변화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2017시즌까지 1년반동안 '1강' 전북의 중심에서 뛰었던 김보경이 올시즌 14년만에 우승을 노리는 울산의 중심에 섰다. 누구보다 전북을 꿰뚫고 있는 선수다. 김보경은 "전북은 올시즌에도 영입을 많이 했다. 울산도 영입을 많이 했고, 좋은 선수도 많다. 우승 경쟁? 해볼 만하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솔직히 K리그에서 전북이 독주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았다. 거기에 울산이 찬물을 끼얹을 수 있을 정도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팬들도 기대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올시즌 개인적인 목표를 묻자 "세 가지 목표를 세웠다"고 즉답했다. "우선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 그리고 나서 대표팀에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단계 한단계 밟아가겠다"고 했다. 두 개의 목표만 밝힌 후 자리를 떴다. 클럽하우스에서 다시 만난 김보경에서 세 번째 목표를 물었다. "세 번째 목표는 두 번째 목표까지 다 이루고 나서 말하겠다. 큰 목표다. 마음 속에 넣어두겠다"며 말을 아꼈다.

김보경은 1989년생, 홍명보의 아이들, 런던올림픽 동메달 '황금세대'다. 일찍이 잉글랜드 무대를 경험했고, 박지성이 은퇴 기자회견에서 '제2의 박지성'으로 지목했던 선수다. 최강희 감독은 2017년 전북 시절 김보경의 재능을 절대적으로 믿고 썼다. "김보경 같은 선수는 훈련으로 안되는 부분을 타고났다. 축구재능, 센스를 가진 선수다. 미드필드에는 그런 선수들이 있어야 경기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했었다.

그랬던 김보경이 어느덧 나이 서른의 베테랑이 됐다. 스무 살의 김보경과 서른 살의 김보경은 어떻게 다를까. 김보경은 "물론 서른이 넘으면 노련미가 더 생길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한편으론 서른 이상 선수들이 '여기까지가 한계구나' 정해놓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나는 올시즌 목표도, 훈련강도도, 20대 때와 똑같이 구체적으로 잡았다. 나이는 중요치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1989년생 동기, 기성용과 구자철이 지난 겨울 아랍에미리트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국가대표팀 조기은퇴를 선언했다. 서른 살의 은퇴에 팬들과 축구인들의 아쉬움이 컸다. 김보경은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성용이와 자철이가 본인 스스로 여기까지라고 생각해서 선택한 것이니 당연히 존중한다. 하지만 많이 아쉽다"며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서른의 김보경은 태극마크에 끝까지 도전할 뜻을 분명히 했다. "태극마크에 나이는 없다. 대표팀에 갈 수 없다는 것은 프로에서도 경쟁력이 없다는 뜻이다. 동국이형이 말한 것처럼 은퇴할 때까지 도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축구선수에게 태극마크는 늘 동기부여이기 때문이다."
울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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